K패션, 일본 1020 입맛 사로잡았다

2022-06-15 서재필 기자 sjp@fi.co.kr

네이버·카카오·무신사… 이커머스 인프라 구축
키르시, 널디, 마르디 메크르디, 스컬프터 안착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마르디 메크르디' 팝업 현장

최근 일본 시장이 국내 패션기업들의 핫한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카카오스타일에서 전개하는 일본 이커머스 나우나우의 확대를 예고했으며, 네이버는 브랜디재팬과 소나JP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다지며 해외 진출의 발판을 꾀하고 있다. 무신사는 디홀릭 인수를 철회했지만, 자체적으로 현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키르시' '스컬프터' '널디' '마르디 메크르디'와 같은 핫 브랜드들도 일본 현지 1020 여성 소비자들의 취향을 사로잡으며 일본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널디'는 지난 4월 일본 시장에 3개 백화점 매장을 오픈했다. 2019년 일본 하라주쿠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이후 2년만에 확장하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키르시'는 지난해 일본 시부야109에 매장을 오픈하고 월 억대 수익을 내고 있으며, '스컬프터'는 일본 이커머스 상사인 비즈윗과 연간 100억원 규모 홀세일 거래를 체결하기도 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지난 4월 무신사와 함께  일본 팝업스토어를 열고 1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한국 패션이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류 문화의 확산에서 비롯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일본 라쿠텐이 1020 일본 여성 이용자 51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OOTD 스타일링을 위해 우리나라 패션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장 많이 참고한다고 답했다. 이어 참고하는 이유로는 우리나라 연예인, 아티스트, 인플루언서들이 해외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그들이 즐겨입는 패션이라는 점이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K팝의 영향과 SNS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일본에서 우리나라 1020대 스타일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의 직구 주문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SNS를 통한 문의도 꾸준히 받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은 중국-유럽과 견주어도 충분히 높은 시장성을 지니고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디는 최근 브랜디재팬을 알리기 위해 시부야에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 네이버-'브랜디재팬' VS 카카오-'나우나우'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일본 이커머스 시장 진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카페24와 브랜디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 중소셀러들의 일본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꾀했다. 특히 브랜디 헬피를 모델로 한 브랜디JP를 베타서비스로 일본에서 테스트했고, 올해부터 확장을 위해 브랜디JP 이름으로 시부야 마루이 모디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일본 Z세대에게 호응이 좋았던 베스트 상품 200개를 대표 아이템으로 판매했다. 현장에는 일본 현지 패션 인플루언서와 Z세대 고객들이 방문하며 일부 상품은 완판을 기록했다.


카카오커머스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스타일과 그립커머스의 연계한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스타일의 지그재그 일본 서비스인 나우나우 확장을 예고했다. 나우나우는 지그재그에서 쌓은 트래픽 데이터 활용에 중심을 두고 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정교하게 큐레이팅 하는 서비스로 사용자 확보에 집중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동기대비 거래액이 3.5배 증가했다.


특히 하반기부터 카카오커머스 아래 계열사들이 연계한 커머스 전략이 기대된다. 구체적 방안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카카오 측은 카카오스타일과 그립컴퍼니간 시너지를 언급했다. 그 첫 시작으로 나우나우의 일본 커머스 영향력 강화를 위해 그립이 합세한 라이브 커머스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현지 물류와 라스트마일 단계에서 애를 먹고 있다. 일본은 수취인 대면 배송이 기본 문화이기 때문에 빠른 배송과 함께 정확한 추적이 가능한 배송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네이버는 최근 에스앤패션그룹에서 전개하는 소나JP와 전략적 제휴를 고려하고 있다. 소나JP는 최근 국내는 물론 일본 10대 여성 소비자들도 패션 스타일링을 참고하는 '크림치즈마켓'을 셀러로 입점시키며 콘텐츠를 강화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셀러들이 200여곳까지 확대됐다. 또한 디테일을 강조한 패킹과 발빠른 배송으로 일평균 반품율 0.95%대를 유지하고 있다.


에스앤패션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활용될 카드는 카페24다. 지난해 네이버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카페24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스마트스토어 인플루언셀러들을 소나JP에 적극 입점시키고 해외 진출 교두보로 활용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만들어가겠다는 의도다.
또한 현지 라스트마일 단계에서의 정확성을 높이고 로열티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의 풀필먼트 솔루션 기업 '오픈로지(OpenLogi)'와도 전략적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오픈로지는 50여개 물류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3PL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물류를 내재화하기 힘든 중·소규모 셀러가 주 고객이다.


◇ 무신사, K-콘텐츠 일본 진출 위한 인프라 만든다
최근 이슈가 됐던 무신사와 디홀릭간 인수합병이 불발됐다. 무신사 측은 "일본 시장 진출 전략을 재수립하는 과정에서 최종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신사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무신사 스토어의 일본 온라인 시장 직접 진출에 앞서, 브랜드들이 일본 진출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지원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일본기업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결제시스템, 물류, 고객 서비스(CS) 운영에 특화된 무신사 전문 인력도 투입했다.


일본 법인을 설립과 함께 첫 시작으로 '마르디 메크르디'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지원했다. 또한 올해 3월과 4월에 각각 도쿄, 나고야 등에서 4차례 진행된 '마르디 메크르디' 팝업스토어 오픈을 돕고 준비된 물량을 모두 완판시키며 1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MMLG'와 '로맨틱크라운' 역시 무신사를 통해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시장가능성을 확인했다.


박화목 '마르디 메크르디' 대표는 "테스트 개념으로 진행한 팝업스토어였는데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이례적인 성과라 하여 놀랐다. 물량 공급만 잘 되었다면 3배 정도 더 판매했을 것으로 예상되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원활한 물량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가을 상품인 니트, 저지류도 6월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등 소싱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활한 커머스 퍼포먼스를 위해 현지에 물류 센터까지 확보했다. 특히 몇몇 브랜드는 직접 무신사가 매입을 통해 재고를 확보하면서 세일즈에 탄력을 붙이기도 한다. 이처럼 자체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한 후 브랜드들의 마케팅과 세일즈를 돕는 매니지먼트 역할을 하고 있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국내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운영과 물류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브랜딩 작업이 중요한데, 무신사가 쌓아온 패션 브랜드 마케팅 역량을 잘 발휘해 브랜드들의 일본 시장 진출에 앞장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무신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플랫폼으로서 국내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시도하고, 동시에 올 하반기에 무신사 스토어 글로벌 버전을 출시해 플랫폼 진출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일본 아다스트리아와 홀세일 거래를 확대하고 있는 '스컬프터'

◇ 韓 스트릿, 현지 소비자 취향저격
'키르시' '스컬프터' '널디' '아키클래식' 'FCMM' 등이 일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컬프터'의 지난해 일본 매출은 15억원으로 전년대비 5배 증가했다. 아다스트리아와 매시즌 단독 컬렉션을 기획하면서 거래량을 늘렸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구 판매를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꾸준히 일본에서 호응을 얻으며 일본 매출은 현재 전체 매출의 40%까지 확대됐으며, 내년에도 아다스트리아와 홀세일 계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널디' 하라주쿠 플래그십 스토어

'아키클래식'은 현재 '지풋' '스텝' '메가' 등 일본 슈즈 편집 매장 700여곳에 입점하면서 올해 일본에서만 100억원 매출이 기대된다. 'FCMM'은 지난해 일본 이토추 상사와 총판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부터 일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오픈, 조조타운 입점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단순 유통에 그치지 않고 현지 셀럽 및 패션 브랜드들과 콜래보를 진행하는 전략으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FCMM'은 일본 스트릿 브랜드 '윈드앤씨'와 협업 컬렉션을 진행했는데, 뮤즈인 NCT드림의 일본 멤버 쇼타로를 협업 컬렉션의 메인 모델로 내세우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아키클래식'은 일본 유명 인플루언서 '치이포포'와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지 10대~20대 여성들에게 인지도를 쌓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치이포포와 함께 한 달여간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해 20억원 규모 매출을 올렸다.


유승준 '아키클래식' 디렉터는 "오프라인은 편집숍 입점을 꾸준히 늘리고 있고, 여러 지역에 팝업스토어로 단독 매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인지도가 꾸준히 쌓이면서 올해 일본에서만 1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FCMM X 윈드앤씨' 협업 컬렉션(왼쪽)과 '아키클래식'의 일본 뮤즈 인플루언서 치이포포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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