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캐주얼, 색깔도 지키고 볼륨도 키워야죠

2022-06-01 서재필 기자 sjp@fi.co.kr

간판 브랜드는 BM 다각화로 글로벌 확장
크리에이티브 강한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볼륨화






최근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스트릿 캐주얼 기업들이 '브랜드 색깔'과 '기업 볼륨화'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커버낫'과 '널디' '아크메드라비' 등 리딩 브랜드들이 이미 연매출 1000억원을 넘나드는 대형 브랜드로 성장함에 따라 볼륨화를 추구하냐 아니면 그래도 스트릿 웨어 본질을 지킬 것이냐가 그 중심에 있다.


더욱이 최근 볼륨화를 추진하던 몇몇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판관비와 재고부담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무리한 볼륨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에 대한 해법을 멀티 브랜드 전략에서 찾고 있다. 즉, 특정 브랜드를 무리하게 볼륨화 시키기보다는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도 신선함과 팬덤을 지속할 수 있는 규모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에 대한 성공 인프라를 기반으로 제2, 제3의 브랜드를 성장시킴으로써 규모의 경제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브랜드 경영자는 "심정적으론 연매출 500억이 경계선인듯 하다.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 이커머스와 홀세일 사업까지 BM이 다각화되면서 400~500억원까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기 위해 백화점 점포를 확장하거나 물량을 늘려서는 무릿수가 뒤따른다"라며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수를 찾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멀티 브랜드 전략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내 창업과 외부 브랜드 M&A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며, 이때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해 책임경영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환 어바웃블랭크앤코 대표가 운영한 아티스트 그룹 브랜드 ‘SCS’

◇ 비케이브·어바웃블랭크앤코·하로킨… BAMP 강자로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비케이브(구 배럴즈), 어바웃블랭크앤코, 하로킨 등이 스트릿 씬 BAMP Biz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비케이브는 지난 4월 글로벌 진 브랜드 '랭글러' 론칭을 시작으로, 스케이트 보더 브랜드 '토니호크', 장 미쉘 바스키아의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바스키아', 뉴욕과 도쿄에서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로 전개 중인 '스티븐 알란', 아메리칸 캐쥬얼을 지향하는 '네이머 클로딩' 등 올해 상반기에만 신규 브랜드 5개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


비케이브 관계자는 "전개하는 브랜드별로 아이덴티티는 확고하게 가져가되 고객의 취향을 최우선으로 상품과 마케팅을 기획하고 온라인 D2C, B2C 오프라인 D2C, B2C, 해외 홀세일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바웃블랭크앤코는 최근 '페얼스델리앤그로서리'를 인수하면서 '스테레오바이널즈'를 비롯해 '이에이' '사운즈라이프' 'SCS'까지 4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특히 이 회사는 무신사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는데, 이는 무신사가 무신사 파트너스를 통해 성장가능성 높은 브랜드를 발굴하고 투자하는 BAMP biz와 결이 닿아 있다.


한 패션산업 관계자는 "몇 해 동안 스트릿 씬의 리딩 브랜드들이 성장가능성 높은 브랜드들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고 있다. 선배 기업들의 탄탄한 노하우와 플랫폼과 금융권의 자본력이 더해지면서 감각 있는 후배 브랜드들에게 마케팅, 브랜딩, SCM" 등 다방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 고유 아이덴티티가 생명
마케팅과 SCM, 물류 등에서는 통합 관리로 시너지를 BAMP biz와 인수해 자본, 기술, 전문인력 등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한계에 부딪힌 소규모 셀러들을 한 데 모아 규모를 만드는 아마존의 애그리게이터 전략은 패션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미래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는다. 특히 두 사업 모델 모두 성장가능성 높은 브랜드에 투자하되,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해 독자적 운영 체계를 보존하고 있다.


스트릿 캐주얼 씬에서는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고. 탄탄한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들은 글로벌 마켓에서 홀세일 비즈니스를 통해 브랜드 밸류를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스트릿 브랜드 관계자는 "관리하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만큼 SCM은 통합으로 관리하되, 각 브랜드마다 브랜드 이해도가 높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두고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케이브는 지난 4월 론칭한 ‘랭글러’를 비롯해 5개 신규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다


비케이브, 브랜드 포트폴리오 10개 구축
비케이브(대표 윤형석)가 '커버낫' '와릿이즌' '리' '이벳필드'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5개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한다. 이 회사는 자체 5개 브랜드로 지난해 16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5개 신규 브랜드가 더해지면 2500억원까지 매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한해는 '리'와 '팔렛'을 시장에 안착시켰고, 새롭게 리뉴얼한 '이벳필드'도 200억원대 매출을 기대할 만큼 브랜드 하우스 면모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리'는 론칭 1년만에 250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스타필드 고양, 롯데백화점 전주,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타임스퀘어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아라리오점 등 발빠르게 오프라인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커버낫' 24개 오프라인 매장을 안착시킨 비케이브의 노하우가 제대로 효과를 보고 있는 것. 특히 무신사 쇼케이스와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시기별 소비자들이 찾는 아이템을 찾아내고 발빠르게 스테디 셀러 중심으로 오프라인을 구성하면서 오프라인 효과를 높이고 있다. 리뉴얼한 '이벳필드'도 성장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하고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브랜딩을 강화하면서 11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하반기부터 비케이브가 가진 오프라인 확장 노하우를 더해 신세계 경기점을 비롯해 수도권에 3개 단독 매장을 오픈할 방침이다.


비케이브 관계자는 "'커버낫' '와릿이즌' 등 사례를 통해 오프라인 노하우를 쌓았다. 오프라인 확장은 체험을 중시하는 MZ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결정이었고, 엔데믹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이 기대된다. '커버낫'은 매장마다 월 평균 1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고, '와릿이즌'도 연내 10개 오프라인 확장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어바웃블랭크앤코가 인수한 ‘페얼스델리앤그로서리’

어바웃블랭크앤코, 무신사 BAMP biz 앞장
어바웃블랭크앤코는 지난해 무신사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으면서 올해부터 성장가능성 높은 브랜드 엑셀러레이터 기업으로 새롭게 변신한다. 특히 무신사와 무신사 파트너스가 투자한 성장가능성 높은 브랜드에 마케팅 및 브랜딩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성장에 탄력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김기환 어바웃블랭크앤코 대표가 운영하던 아티스트 그룹 'SCS'의 역할이 컸다. SCS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모여 경제, 정치 등 사회적 이슈를 음악과 패션으로 풀어내는 그룹으로, 김기환 대표가 중심에 서서 운영했다. 또한 카카오가 투자한 '클로브'를 1년간 매니징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높이 사 신규 브랜드들의 매니저 역할을 맡게 됐다. 이외에도 '스테레오바이널즈'를 100억원대 브랜드로 끌어올린 허태영 CD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한 몫했다.




브랜드 매니저로서 첫 행보는 바로 '페얼스델리앤그로서리' 인수다. '페얼스델리앤그로서리'가 어바웃블랭크앤코는 브랜드 인수와 함께 웹진 '파티클' 창간도 앞두고 있다. '페얼스델리앤그로서리'가 선보이던 웹진 콘텐츠 제작 기획력을 '파티클'로 확대하는 것. '파티클'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으로 방향성을 잡고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박서원 전 부사장(왼쪽)과 이제훈 배우가 기획에 참여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하로킨’

'하로킨', 크리에이티브 그룹으로 본격 스타트
박서원 오리콤 전 부사장과 레이어 출신 소민호 디렉터가 손잡고 새롭게 선보이는 브랜드 '하로킨'이 크리에이티브 그룹으로 본격적인 브랜드 매니지먼트에 나선다. 먼저 선보이는 '하로킨'은 박서원 전 부사장이 직접 브랜디 기획부터 디자인 실무 전반에 함께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 미스치프와콜래보레이션도 주도했고, 콜래보 컬렉션 메시지인 'This Girl Can'이라는 메시지도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부터는 배우 이제훈도 크리에이티브 그룹 '하로킨'에 참여한다. 최근 발매한 컬렉션에 담긴 OTT 플랫폼이 전성시대를 맞은 현시점에서 느끼는 '극장이라는 공간에 대한 향수', 그리고 '극장 활성화에 대한 메시지'도 박 전 부사장과 이제훈, 소민호 디렉터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획한 결과다.


오는 하반기부터는 '하로킨'에 이어 신규 브랜드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박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박용만 전 두산 회장이 설립한 투자 회사 벨스트리트파트너스의 지원이 더해질 지도 기대를 모은다. 벨스트리트파트너스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엑셀러레이팅하는 투자 법인이다.


소민호 하로킨 디렉터는 "박 전 부사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친밀감을 쌓아가고 있다. 브랜드 성장단계에 따라 스토리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기획력을 더할 수 있는 전문가들과 협업을 추진하기도 하고, 생산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자금을 투입해 안정적인 공급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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