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M&A, 봄바람 타고 활짝 폈다

2022-04-15 이은수 기자 les@fi.co.kr

F&F …시너지 고려 신사업 모델 구축
브랜디·크림… 몸집 키우기 위해 전방위 확대




봄바람 타고 국내 패션 시장에 M&A 바람이 활발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간 부침이 심해졌고, 생존한 기업들이 사세 확장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거침없는 인수·합병 행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디지털화에 성공한 메이저 패션기업과 자금을 넘치도록 수혈받은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미래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들은 "시장이 재편된 만큼 이때가 오히려 기회"라며 적극적인 입장이다. 한 투자자는 "패션은 특성상 단 기간에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구조라 투자 기피 대상일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콘텐츠, 마케팅 부문은 기존 패션 사업과 시너지를 일으켜 매력적인 투자 가치 섹터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 F&F는 K콘텐츠로 BM 확대
F&F(대표 김창수)는 최근 자회사 F&F파트너스를 통해 드라마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약 235억원을 투자해 빅토리콘텐츠 지분 50.77%를 확보했다.


인수 배경은 콘텐츠사업 다각화와 빅토리콘텐츠에 대한 잠재력 때문으로 보여진다. 빅토리콘텐츠는 2003년 설립된 TV 드라마 전문 제작사로서 그동안 <발리에서 생긴 일> <쩐의 전쟁> <대물> <달이 뜨는 강> 등의 인기 드라마를 제작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F&F는 향후 빅토리콘텐츠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제품을 노출시키거나 자체 콘텐츠 제작에서 도움을 받는 등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F&F가 전개하는 자사 브랜드들이 그동안 K콘텐츠 협찬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둔바 있다. 이에 앞서 F&F는 지난해부터 콘텐츠 관련 회사에 투자를 확대해 왔으며, 영화 드라마 제작사 바운드엔터테인먼트, 와이낫미디어, 웹 드라마 제작사 밤부네트워크, 채널옥트 등에 투자했다.


노우람 F&F파트너스 대표는 "앞으로 광고 PPL은 드라마나 예능에 끼워 넣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와 연계해 브랜드의 인지도와 제품을 알리는 시대"라며 "이같은 흐름에 맞춰 그동안 콘텐츠 기업에 지분을 투자해왔다. 이번 빅토리콘텐츠 인수도 패션 사업과 K콘텐츠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션기업들이 사세 확장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브랜디·크림 덩치 키워  시장 변화 리드
동대문 기반의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가 디유닛이 전개하는 '서울스토어'를 인수하며 볼륨 키우기에 돌입했다. 브랜디는 디유닛 인수 절차를 이달 마무리하고 5월 5일 합병 회사로 새롭게 출발한다. 이번 인수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핵심 소비층인 만큼 이들의 다양한 취향 및 쇼핑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거래액을 늘려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스토어'는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인플루언서를 무기로 MZ 여성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는 초창기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하면서 성장, 2700여개 이상의 의류·잡화·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고객 84%가 24세 여성이 주를 이룬다. 또한 글로벌 쇼핑 플랫폼 '큐텐'과 패션 카테고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이 같은 반응에 힘입어 지난해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뤄졌던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여러 기업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다.


윤반석 디유닛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사업의 파이를 키우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호했다"며 "브랜디의 풀필먼트 서비스와 동대문 기반의 브랜드그리고 서울스토어의 패션 브랜드가 합쳐지면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디유닛 인수로 브랜디는 동대문과 브랜드 패션 상품 라인업을 모두 갖춘 패션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기존 여성 패션 앱 '브랜디', 남성 쇼핑 앱 '하이버', 육아 앱 '마미' 등과 함께 다양한 고객층의 쇼핑 수요를 아우르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동대문 패션 상품들보다 브랜드 상품들의 판매 수익률이 더 높은 점을 고려하면 브랜디의 향후 거래액이나 매출 신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브랜드의 이번 디유닛 인수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동대문 기반의 여성 패션 플랫폼 '톱3'로 꼽히는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는 지난해 동대문 브랜드에 이어 패션 브랜드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여기에 SSG·W컨셉과 무신사·29CM의 브랜드 플랫폼과 앞으로 펼쳐질 경쟁 구도가 흥미롭다.


네이버 계열사인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은 '시그먼트' 등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국내 중고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림은 '시그먼트'를 운영하는 팹사의 지분 70%를 70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콜렉티브'를 운영하는 콜렉터의 지분 40.74%도 55억원에 취득했다. 이 회사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투자를 결정, 향후 쇼핑을 위한 공간을 넘어 취향이 모이는 패션 커뮤니티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크림의 최근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건강한 중고거래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둬야 하는데 초기부터 독점 체제로 구축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선택이 폭이 좁아짐은 물론 시장 경쟁력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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