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브랜딩이냐? 패션 브랜드 만들까?

2022-01-01 황연희 기자 yuni@fi.co.kr

소재기업, D2C 시대 걸맞게 BM 진화시켜



고어텍스, 듀폰, 라이크라, 렌징, 비브람..이름만 들어도 품질의 우수함을 인정받는 글로벌 소재 브랜드이다. 국내에도 효성의 '크레오라', '리젠', 신주원의 '디보' 등 이름값 하는 소재 브랜드들이 여럿 있다. 패션 디자인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소재 경쟁력이 브랜드 제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어 소재 브랜드들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브랜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효성, 휴비스, 신주원 등의 소재기업을 벤치마킹한 후발주자들은 자사 소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크레오라' '디보다운'처럼 소재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방법과 나아가 직접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며 자사 소재의 우수함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특히 백화점 중심의 유통구조에서는 브랜드 론칭에 대한 부담이 컸으나 이커머스 생태계 발전으로 인해 소재기업들도 소재의 강점을 어필하며 오히려 아이템 강자 브랜드로 부상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환경 실리콘 라벨의 강점을 살린 애슬레저 '블랙그레이'

◇ '하이브리드 와프 니트' '리커버릭' 글로벌 소재 꿈꿔
우주글로벌과 라디오텍스는 애슬레저스포츠,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 성장세와 함께 외형을 키운 기업이다.  기능성 트리코트 대표기업인 우주글로벌(대표 길경택)은 수영, 사이클, 요가, 등산, 캠핑, 골프 등 스포츠 액티브 웨어에 최적화된 기능성 소재를 개발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업과도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K2' '네파' 등 쟁쟁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주요 파트너.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와프 니트'를 개발해 스포츠웨어뿐만 아니라 남성복, 여성복, 캐주얼웨어까지 접목할 수 있도록 소재 범용성을 넓혔다. '하이브리드 와프 니트'는 우븐과 니트 소재의 장점을 접목한 것으로 외관은 우븐과 비슷하지만 니트의 신축성, 기능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남성복, 여성복 등에서도 우븐 소재를 사용했던 재킷, 셔츠, 스커트 등의 아이템에 '하이브리드 와프 니트'를 적용해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라디오텍스(대표 박영균)는 '로맨틱크라운' '파르티멘토' '드로우핏' '비건타이거' '오베르' 등 스트리트 캐주얼 기업들이 선호하는 소재 기업이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라디오텍스는 고밀도 조직과 축률을 낮추고 속건성이 탁월한 싱글 니트, 비치지 않는 탄탄함을 자랑하는 울트라 싱글, 초고밀도 실켓분또 등 저지, 쥬리 니트 소재의 강자다. 이를 어필하기 위해 '리커버릭(RECOVERIC)' 소재를 브랜드화해 마케팅에 투자하고 있다.


라디오텍스는 지난 12월 16일 무신사파트너스와 협업해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 기획자들을 대상으로 웨비나를 개최하고, 소재 기획의 정보 및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박영균 라디오텍스 대표는 "작은 소재기업이 소재 브랜딩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객들에게 우리 소재를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브랜드화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으로 브랜드 및 소비자 대상으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지속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효성티앤씨가 '리젠'을 활용해 론칭한 'G3H10'

◇ 'G3H10' '플래니트' '블랙그레이' 등 패션 브랜드 론칭
소재의 브랜딩 전략과 별도로 효성티앤씨, 우주글로벌, 제일화성은 한 발 더 나아가 패션 브랜드를 론칭, 소재의 우수함을 알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친환경 패션 브랜드 'G3H10'을 론칭하고 '리젠'의 친환경성을 직접 홍보하고 있다. 'G3H10'은 친환경 프리미엄 기능성웨어로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서 판매, 최고 5805% 목표 달성률을 기록했다. 반팔 티셔츠, 맨투맨, 후디 등을 개발해 소재의 우수함을 알리는데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울소재의 강자 아즈텍WB의 '아바몰리'(왼쪽)와 우주글로벌의 친환경 패션브랜드 '플래니트

또 우주글로벌은 '하이브리드 와프 니트' 및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플래니트(PLAKNIT)'를 론칭해 패션 사업에 발을 들였다. 별도법인 에이버드컴퍼니(대표 윤지연)를 통해 전개하는 '플래니트'는 도시생활자를 위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추구한다.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니트, 프리미엄 메리노울, 리사이클 데님 등 지속가능한 소재를 주로 활용해 시즌별로 상품을 드롭하는데 작년 여름 처음으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활용한 티셔츠를 선보였고 겨울에는 친환경 니트웨어를 제안했다.


친환경 실리콘 라벨을 개발하는 제일화성은 올 봄부터 남성 애슬레저 브랜드 '블랙그레이'를 론칭해 이를 알린다. 제일화성은 자사가 개발하는 실리콘 라벨의 친환경 특성뿐만 아니라 기능성 의복에서의 활용 강점을 직접 알리기 위해 남성 레깅스 브랜드 '블랙그레이'를 시작했다. 이들에 앞서 울소재 기업 아즈텍WB는 코트, 재킷 등 모직 소재를 활용한 여성복 '아바몰리'를 론칭해 꾸준히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소재의 장점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본질을 알리기 보다 패션 콘텐츠로 접근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이해도와 경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 자사 패션 브랜드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의 패션 브랜딩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시각에서 접근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요구되며 소비자들과 통(通)하기 위한 적극적인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