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0 정인기 기자,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브랜드를 성공시키기 위한 최고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성공한 브랜드와 실패한 브랜드 책임자를 만나서 그 이유를 말하면 (좀 과장되지만) 100가지 이유를 말합니다. 성공한 브랜드 책임자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대답으로 '운이 좋았다'가 많습니다. 반면 실패한 브랜드 책임자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그 사람 때문에'가 많습니다. 그 사람의 범주는 대표부터 시작해서 실장까지 다양합니다. 브랜드는 의사결정의 총합이라는 전제로 본다면 대표이사의 책임이 크겠죠. 그래서 저의 대답은 대표이사가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대표이사의 브랜드 이해 수준에 따라서 브랜드의 방향과 목적은 달라집니다.
요즘 메타버스가 '돈이 된다'고 난리입니다. 메타버스는 최근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1992년 SF 작가 닐 스티븐슨 Neal Stephenson 이 '스노우 크러쉬(Snow Crash)'라는 소설에서 상상으로 구현한 개념이죠. 여기서 아바타와 가상세계 개념이 나옵니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스노우 크레시를 읽고 세계 최초의 영상 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개발했다"고 말했습니다.
브랜드 성공 전략을 말하다가 갑자기 메타버스로 넘어간 이유는 가상 현실속에 '아바타'와 '세컨드 라이프' 개념 때문입니다. 브랜드 성공을 위해서 런칭하기 전에 브랜드 아바타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브랜드는 의사결정의 총합입니다. 만약에 브랜드 런칭 전에 자신이 내리는 의사결정을 위험없이 경험(연습)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유대인 빅터 프랭클은 자신의 수용소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는 그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미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는 것처럼 살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잘못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이 말을 브랜드로 바꾸어 보겠습니다. "이미 두 번째 런칭이라고 행동하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의사 결정하는 것이 첫 번째 브랜드 런칭에서 잘못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자"입니다
브랜드 런칭 이후에는 연습은 없습니다. 매출로 모든 것이 평가받는 냉혹한 현실을 맞이하게 됩니다. 뭔가를 바꾸고 변화시키려고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고 광고를 해보지만 한번 잘못하면 그대로 망하는 것이 브랜드 현실이죠.
그래서 브랜드를 런칭하는 창업자가 브랜드 런칭하기전에 브랜드의 가치, 철학, 전략, 문화로 한번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들어 나이키를 런칭하기 전에 나이키가 추구하는 가치로 현실세계에서 직접 나이키로 살아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SF 브랜드 소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만날 미래의 고객이 되어 보는 것이죠.
휴먼브랜드는 자신을 브랜드로 만드는 퍼스널 브랜드와 다른 개념입니다. 휴먼 브랜드는 자신이 런칭할 브랜드가 되어 보는 것입니다. 브랜드 철학, 가치, 미션, 세계관으로 살아 보는 것이죠. 이제부터 휴먼브랜드에 관해서 자세히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브랜드의 시작은 사람이다
사람을 대하는 저의 기준은 3가지입니다. 첫째는 조심할 사람, 두 번째도 매우 조심할 사람 그리고 세 번째도 매우 매우 조심할 사람입니다. 이렇게 3 분류로 나누는 것이 마치 세상 사람을 황인, 흑인, 백인으로 나누는 무지와 편협이라고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길게는 설명해 드리지 못하지만, 이 기준은 제가 살면서 상처를 받고 주면서 깨닫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세우고 난 후부터는 저는 사람 때문에 크게 낙담하거나 어려움을 당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주변 사람을 경계하고 의심만 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사랑과 용서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지나치게 의지하지 않고 무한 신뢰하지 않는 것만으로 인생이 편해집(졌습)니다.
특히 매우 매우 조심할 사람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대우로 인해서 오히려 그들과 관계가 더 좋아졌습니다. 그 사람들은 가장 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가족과 친구입니다. 내 옆에 있고 나랑 친할수록 더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조심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저 자신입니다. 저는 저를 속이기도 하고 학대도 합니다. 저는 언제 자신에게 당할지 몰라서 항상 제 자신을 경계합니다. 나 자신을 다스리려고 하지만 이것은 일주일 굶긴 20m 보아뱀과 같은 침대에 누워있는 기분입니다. 팔베개를 해준 것인지 아니면 나를 휘감고 있는지 알 수 없죠. 자기 자신이 타인에게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늘 관계를 조심합니다.
이렇게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남을 위해서 조심하고 있는 저의 마음을 풀어 버리는 좋은 사람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항상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을 정하는 기준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임기응변이 강한 사람에 대해서 불편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순발력이 뛰어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형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에 대해서 인정과 붙임성이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또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정치적이며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일단 행하고 나중에 수습하는 사람이 모험심이 있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어떤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은 싫다고 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많죠.
제품에 대한 기준은 사람보다 더 까다롭습니다. 가격 비교나 상품 후기를 통해서 조심스럽게 그중에 제일 좋아하는 것을 사지 않습니다. 저의 기준은 쓰고 버리거나 다시 되파는 제품은 사지 않습니다. 한번 쓰면 나의 일부가 되는 것을 구매합니다.
저의 첫 직장은 의류 수출부서에서 제조 대행사로 일했습니다. 해외에서 주문을 받으면 실을 사서, 염색하고, 원단을 짜서 옷을 만드는 일입니다. 이런 일을 하다 보니 옷 한 벌 원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충동구매나 트랜드에 휩쓸려 옷을 사지 않습니다. 옷을 사면 병아리 감별사가 병아리를 뒤집어 항문 부분을 살짝 눌러보고 모양으로 식별하는 것처럼, 옷을 뒤집어 봅니다. 박음질이 싼 것인지 비싼 것인지를 확인합니다. 오버로크에 따라서 옷을 생산한 사람의 디테일 정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끝나면 청동기 시대 물품을 평가하는 감정사가 됩니다. 생산지와 생산자를 검색하고 회사 도메인을 살피면서 어떤 가치로 만들었는지를 파악합니다. 이래서 옷을 사지 못하죠.
말이 나왔기 때문에 옷을 구매하는 한가지 팁을 소개하겠습니다. 패션 브랜드가 처음에는 비싼 가격을 달고 나왔지만 며칠 되지 않아서 할인하는 제품은 소비자를 우롱하고 모욕하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가격을 많이 할인한 신제품을 샀다고 좋아해서는 안 됩니다. 원래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된 속임수입니다.
좋은 제품을 찾고 사용해보니 제가 만났던 좋은 사람과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죠. 먼저 좋은 제품 설명을 들으시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좋은 제품의 기준은 가격과 품질 그리고 명성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성은 없지만 가격대비 품질은 좋은 가성비가 좋은 제품,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과 명성이 있는 제품을 명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절대 기준이 아닙니다.
명품이란 자신의 이름이 제품이 된 브랜드
해외에서는 우리가 말하는 명품을 럭셔리luxury라고 합니다. 이 단어를 빛의 조명도인 럭스Lux라고 생각해서 명품名品을 명품明品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렇게 '명품'이라는 단어는 '유럽 고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명품名品은 말 그대로 이름 값을 하는 제품입니다. 이름 자체가 값은 없습니다. 이름 값이란 기대와 신뢰를 말하는거죠. 명품이란 자신의 이름이 제품이 된 브랜드를 말합니다. 앞으로 설명할 휴먼브랜드도 이와 같습니다.
저의 명품을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볼펜을 쓰지 않고 만년필을 사용합니다. 볼펜을 쓰지 않는 이유는 항상 같은 글씨체가 나오기 때문이죠. 하지만 만년필은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 사용하는 펜촉과 길들여진 펜촉에서 나오는 나의 글씨체는 다릅니다. 같은 만년필이라도 펜촉을 어떻게 사용했는가 그리고 어떤 노트에 사용했는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내가 즐겨 사용하는 만년필은 가성비 만년필이라고 할 수 있는 라미입니다. 연필처럼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라미 만년필 6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6개를 잉크 색깔, 그 날 기분, 쓰고 싶은 주제 그리고 노트에 따라서 다르게 사용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명품으로 인정하는 몽블랑 만년필이 있습니다. 선물 받은 것을 포함해서 4개가 있지만 그 중에서 사용하는 것은 딱 하나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이겠지만 몽블랑 만년필은 볼펜처럼 자신만의 몽블랑체가 있습니다. 몽블랑 만년필로 나의 필체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의 필체 느낌을 가진 하나만 사용합니다. 나에게 라미와 몽블랑은 나를 나답게 만드는 명품名品입니다. 그러니깐 저의 정체성(아이덴티티identity)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특별한 만년필이 있습니다. TWSBI트위스비 만년필이죠. 이 만년필은 나의 필체가 아닌 다른 필체를 만드는 만년필입니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나를 보는 글을 쓸때 이 만년필을 사용합니다. 만년필 사용후기를 이렇게 많이 쓴 이유는 좋은 제품에 대한 주관적 기준을 먼저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45000원만년필과 90만원 만년필이 같이 갖고 있는 [좋은]의 기준을 거부감없이 설명하고 싶었죠.
다음호에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제품과 좋은 사람의 공통점을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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