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품 팔아 태산 쌓는 패션 강소기업

2021-11-01 이현주 미닝시프트 대표 zeki@meaningshft.com

이현주의 강소 패션기업을 위한 트렌드 워치 3
e플랫폼, lock-in 위한 서비스 경쟁 치열


에이블리가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서비스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한 패션 생태계에서 기업이 일하는 방식,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도 완전히 바뀌고 있다.


앞서 짚어보았듯 셀 수 없이 많은 쇼핑몰과 상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을 떠나 자신과 코드가 맞는 최적의 플레이스를 찾아 헤매고 정착하고 상호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과 얼마나 진득한 상호작용이 가능한가, 혹은 얼마나 매력적인 코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마켓 플레이스도, 브랜드도 판도가 갈린다.


여기에 D2C 비즈니스에서 시작해 B2B 밸류체인으로 확장하고 있는 디지털 네트워크는 패션산업의 견고한 진입 장벽을 무너뜨리며 조금씩 균열을 만들고 있다. 작지만 강력한 소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점만이 아닌 물류와 소싱, 다양한 쇼핑채널의 통합관리와 마케팅 등 밸류체인 각 단계에서 디지털 솔루션이 등장해 소자본 기업들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있다.


키위블랙의 시즌, 스타일별 원단 분류

◇ 플랫폼 전쟁 속 효율을 극대화하는 락인 정책
온라인 유통채널의 효율이 중요해지는 흐름이 첫번째 균열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 이전만해도 유통채널의 운영에 있어서 이익률보다 매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패션상품의 매출이 급격이 떨어지고 재고가 증가하게 되면서 이익률을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하게 됐고,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브랜드 입장에서의 선택의 여지는 상당히 많아졌다. 이에, 유통채널을 늘리기보다는 효율이 높은 플랫폼을 찾아 이동하거나 축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게 됐다. 당연히 플랫폼사 입장에서는 이탈하는 브랜드사를 잡고, 새로운 브랜드사를 입점시키기 위해 다양한 락인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에이블리다. 셀러들에게는 결제 수수료만 있고 판매 수수료가 없는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어필했고, 파트너스를 대상으로는 사입, 배송, CS를 해결하는 통합 물류 시스템인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업자들을 플랫폼으로 대거 불러들였다.


도매상과 소매상을 잇는 B2B 플랫폼들은 아날로그 중심의 도매 시스템에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마이크로 셀러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들 B2B 플랫폼의 회원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도소매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은 신상마켓이다. 신상마켓은 이미 2013년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0년 기준 동대문 전체 도매상의 80% 이상인 1만 8000개 점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대문 사입 시스템에 있어 핵심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명 '사입삼촌'을 위한 관리 서비스인 '셀업'은 수기 영수증과 종이 장부에 의존하던 사입 업무 관행을 디지털화하는 초석이 됐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올해 총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셀업은 소매업체가 앱을 통해 도매업체의 신상품을 손쉽게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는 '셀업피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도매 시스템을 전혀 알지 못하는 소자본 창업자들도 손쉽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그래프1. 스와치온 연도별 매출액 추이

◇ 최소 수량 필요 없는 사용자 중심 소싱-제작 플랫폼
사입과 유통에 있어 에이블리나 브랜디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풀필먼트 서비스로 물류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신상마켓이나 링크샵스가 도매 솔루션을 제시했다면, 제품을 제작하는데 있어서는 원단과 부자재, 의류 제작을 위한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아기 유니콘 사업에 선정되는 등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스와치온이 대표적이다.


동대문 원단을 디자이너들과 연결해주는 스와치온은 17만 개 이상의 원단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카테고리별 분류와 검색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최소 주문 수량이 없는 동대문 원단의 특성 상 다품종 소량생산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 패션시장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9년도 매출액은 전년도 대비 1203%, 2020년에는 280%까지 성장했다. 또다른 온라인 원단 플랫폼인 키위는 커스터마이징과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버전의 플랫폼 키위블랙을 출시하면서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원단의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원단 마켓에서 원단의 사용자와 최종유저인 소비자단에서의 편의성을 살려 스타일을 중심으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한 새로운 분류 방식을 제시한다. 이는 전문부서들로 구성되는 기존의 기업구조와 달리 기획부터 판매까지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소기업의 제작자 혹은 디자이너들이 전문 지식 없이도 원하는 상품을 제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그래프2. FAA I의 연도별 매출액 추이


초기 진입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제조 부문 역시 다양한 의류 제조 플랫폼들이 등장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이 FAAI로, 국내 3600여개의 생산 공장과 디자이너를 연결한다.  디자인과 수량 및 납기일을 등록하면 샘플 제작과 제품 생산은 물론 검수까지 제공한다. 특히 FAAI를 이용하면 원단이나 부자재까지도 구매대행이 가능하고, 소량 제작이 가능해 진정한 다품종 소량생산을 실현할 수 있다.


2019년 800여개였던 고객사는 2020년 상반기 2300개를 넘어섰고, 매출액 성장률은 158.8%에 달한다. 과거 상품력과 밸류체인 단계별 인맥을 기반으로 철옹성을 건설해왔던 패션기업들은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하는 작고 스마트한 소통왕들과의 경쟁에서 점차 힘을 잃고 있다. 더욱 강력해질 솔루션과 영향력있는 개인들의 출사로, 패션산업은 한동안 하극상이 난무하는 전국시대, 현실판 배틀로얄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 전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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