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의 넥스트 ‘자체 기획으로 콘텐츠 파워 높인다’

2021-11-01 서재필 기자 sjp@fi.co.kr

육육걸즈ㆍ아뜨랑스ㆍ고고싱ㆍ핫핑 등 자체 기획 확대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초기 비용 및 재고 부담 고려해야




온라인 쇼핑몰들이 자체 기획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지그재그를 시작으로 에이블리, 브랜디와 같은 10~30대를 겨냥한 플랫폼들이 급부상하면서 그들의 파워 콘텐츠인 쇼핑몰들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전성시대를 열었던 '스타일난다' '임블리'의 매출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쇼핑몰만의 감성을 보여주는 웹페이지와 인스타그램 피드 등은 2030 여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육육걸즈, 아뜨랑스, 고고싱, 핫핑 등은 연간 5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형 쇼핑몰로 성장했고, 이들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자체 기획 상품 비중을 늘리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모든 쇼핑몰들이 동대문 사입을 베이스로 아이템을 선보이지만, 쇼핑몰만의 차별화된 자체 기획 아이템으로 탄탄한 팬층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최근에는 쇼핑몰별로 자체 기획과 사입 비중을 5:5로 가져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자체 기획을 캐시카우 카테고리로 삼고, 사입으로 MD 구성을 풍부하게 가져간다. 육육걸즈는 재킷, 팬츠, 니트 등 베이직 디자인 아이템을 시작으로 자체 기획 비중을 60%까지 확대했다. 핫핑은 자체 기획인 마법 팬츠가 이젠 쇼핑몰 메인 아이템이 됐다. 처음 데님으로 시작해 이젠 슬랙스, 레깅스까지 폭넓게 확대되면서 탄탄한 인지도를 쌓고 있다.


매출 측면에서도 자체 기획 상품은 효자 노릇을 한다. 200억원 내외 매출을 내는 쇼핑몰들의 평균 자체 기획 비중은 10~15% 수준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은 30%에 달한다. 규모가 큰 쇼핑몰들은 30~40%, 많으면 60%까지 자체 기획 비중을 높였고 자체 기획 아이템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5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쇼핑몰 자체 제작 상품은 다른 쇼핑몰들과의 차별성이기도 하며 브랜드가 가진 콘셉과 같이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다. 브랜드가 유행을 타지 않는 컬렉션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것과 같이 우리 쇼핑몰에서만 살 수 있는 아이템을 기다리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육육걸즈는 자체 제작 비중을 80%까지 확대하면서 고객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 리딩 쇼핑몰, 자체 기획 상품이 매출 이끈다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등 주요 플랫폼 세 곳에서 랭킹 상위에 위치한 쇼핑몰 대다수는 자체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육육걸즈, 핫핑, 고고싱, 언니가간다, 아뜨랑스, 쇼퍼랜드, 베이델리, 원로그 등 7곳 외에도 상위 대다수 쇼핑몰들은 자체 기획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육육걸즈는 최근 자체 제작 비중을 90% 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핸드메이드 아우터를 프리미엄 라인으로 선보이면서 완판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고, 이에 힘입어 자체 기획 비중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 올해부터는 재킷과 슬랙스, 코트, 니트 등 다양한 아이템군으로 자체 기획 비중을 늘렸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육육걸즈는 상수 플래그십 스토어, AK& 수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스타필드 고양점까지 4개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자체 기획 상품을 선보이는 주요 채널로 활용한다. 직접 소비자들이 만져볼 수 있는 대면 채널이기 때문에 소재와 디테일 측면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 겨울 선보인 육육걸즈 핸드메이크 코트 라인



슈즈 쇼핑몰 '분홍코끼리'가 자체제작 상품 비중을 높이면서 차별화에 나섰다. 사입과 자체 제작 비중이 8:2였지만 현재는 자체제작 비중이 80%까지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자체 디자인 상품으로 차별화하면서 완성도 높은 아이템을 위해 더 좋은 부자재를 사용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면서 자사몰 회원 수도 160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아뜨랑스는 '프롬리리컬' '스무레' '아뜨다움' '아띠블라썸' 등 4개 PB를 통해 자체 기획 비중을 늘렸다. 또한 이를 위해 사내에 전담 디자인센터를 구축하고 브랜드별 디자인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지난 한해에만 6000여가지 디자인을 쏟아냈다.


각 브랜드는 2030 타겟에서 더 세분화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20대 초반에 가장 잘어울리는 감성 데일리룩을 제안하는 '스무레', 퀄리티를 높인 미니멀 감성의 '프롬리리컬', '아뜨랑스' 인기 카테고리인 오피스룩을 강화한 '아띠블라썸' 등으로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여성 고객들이 원하는 가성비와 가심비가 핵심이다.


정기열 '아뜨랑스' 상무는 "2030 여성이라고 말하지만 소비자 각각 개성이 다르고 세부 연령별로 원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이를 자체적으로 기획한 브랜드로 풀어내면서 각각의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에 힘입어 자체 기획 브랜드 론칭 한 달만에 '아뜨랑스' 월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델리는 첫 자체 제작 아이템으로 데님을 선택했다



◇ 자체 기획 생산 신중하게 접근해야
쇼핑몰들이 자체 기획으로 가장 많이 뛰어드는 카테고리는 아우터와 데님이다. 특히 이번 겨울 시즌을 앞두고 핸드메이드 코트를 직접 기획하고 생산하는 쇼핑몰들이 늘어나고 있다. 쇼퍼랜드는 데님을 시작으로 자체 기획 아이템을 첫 선보였고, 올 겨울 핸드메이드 코트 라인을 기획했다. 또한 원로그는 원마일웨어 트렌드를 겨냥해 후드집업와 조거팬츠를 자체 기획으로 선보이고 있다.


쇼핑몰 자체 기획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입이 베이스인 쇼핑몰들이 생산 공장들과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디자인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쇼핑몰들은 '우리 쇼핑몰만의 느낌'을 만들어내기 위해 자체 기획에 도전하고 있다. 에스앤패션그룹, 육육걸즈 등과 같은 쇼핑몰은 자체 기획 비중을 늘리기 위해 디자이너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아뜨랑스 PB 스무레(왼쪽)와 프롬리리컬



카페24를 통해 쇼핑몰을 오픈했던 낸시렐라의 경우, 자체 제작을 일주일에 한번 꼴로 발매했다. 자체 제작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높아지다보니 일주일에 3번으로 확대했고, 전체 아이템 구성 중 15%를 차지하고 있다. 디자인 컨펌이 끝나도 한 번의 샘플 제작만으로 바로 생산되지 않는다. 소재 및 디테일 부분들을 점검하기 위해 2~3번의 샘플 제작 과정을 거친 후 본격적인 생산이 들어가게 된다.


김나현 낸시렐라 대표는 "생산기업 확보부터 디자이너 섭외까지 초반 가격이 부담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자체 기획 상품에 한 번 소비자들이 만족하게 되면 두 번, 세 번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초기 기획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부담된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초기 비용과 더불어 재고 부담도 우려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쇼핑몰만의 감성을 담고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아이템일 수 있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재고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 철저한 생산 물량 관리와 수요 예측이 요구된다.


쇼핑몰 규모가 커질수록 자체 기획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사입할 수 있는 물량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상품의 디테일에 대한 욕심을 줄이고 가볍게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이를 꾸준히 반영해 점차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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