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패션 생태계, 소비자 코드는?

2021-10-15 이현주 미닝시프트 대표 zeki@meaningshft.com

이현주의 강소 패션기업을 위한 트렌드 워치 2

IBM은 지난해 발표한 미국 리테일 인덱스1에서 코로나19가 쇼핑에 있어 디지털 전환을 5년 가량 가속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던 쇼핑환경이 단시간에 전환되었다는 것이다. 패션 전문 플랫폼의 비약적인 성장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히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존에 온라인에서 구매를 많이 하지 않던 4050 소비자들까지도 온라인으로 유입되면서, 디지털 중심의 쇼핑습관이 전 세대로 확산중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마치 농부가 도시로 이주하면 생활 습관이 바뀌듯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환경 변화는 소비자 구매습관을 바꿔 놓는다. 사람들은 온라인 쇼핑경험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할까? 소비자들은 어떻게 패션 상품을 소비하고 있을까?


의류 구매시 영향을 받는 정보 채널

정보채널이 된 e커머스 플랫폼
소비자들의 e커머스 쇼핑이 늘어나면서 e커머스 플랫폼 성격도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이 옷을 구매할 때 예전처럼 잡지를 뒤지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듯 요즘 패션 정보는 뉴스피드, 소셜미디어, 메신저를 오가는 소비자들의 손끝을 통해 전해진다. 당연히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정보 채널은 소셜미디어일 것이다.


정말 그럴까? 지난해 발표된 오픈서베이의 패션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10대에서 40대까지의 모든 응답자에서 의류 구입 시 정보 습득 채널 1위는 놀랍게도 소셜미디어가 아닌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였다. 올해 리포트에서도 그 순위는 굳건하다. 옷을 살 때 소비자들은 일단, 쇼핑몰에 들어가 상품을 보고, 판매순위를 확인하고, 기획전을 훑어본다. 마치 오프라인에서 옷을 사기 전 백화점을 둘러보았듯이 말이다.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이커머스 플랫폼은 더 이상 단순한 판매채널이 아니다. 마케팅 채널이요 정보 채널이다. 당연히 사용자가 많이 유입되는 플랫폼을 찾을 것이고, 또 당연하게 타겟이 불분명한 종합몰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결의 취향과 코드에 맞는, 패션에 특화된 전문몰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급성장하는 e커머스, 최고 쇼핑경험은 개인화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가장 가치있는 자산은 사용자수, 쇼핑객이다.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중이다.


가격은 온라인 쇼핑의 주된 경쟁력이었다. 그런데 소비 활동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에 대해 기존과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치열해진 사업자간 경쟁은 둘러보아야 할 상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를 불러 모으기 위해 최대한 많은 판매자를 확보하는 것은 사업자 입장에서도 중요하지만 정보를 탐색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다양성은 쇼핑몰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선택의 폭을 끝없이 확장하는 상품의 홍수가 피로도를 확산하고 있다. 관심도 없는 상품이 검색 리스트에 포함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소비자들은 급격히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정교한 검색과 나한테 맞춰지는 개인화 여부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쇼핑몰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프라이버시 문제로 개인화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개인화된 쇼핑경험에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2018년도에 시행된 Global Data의 조사에서 이미 54%의 소비자가 라이프스타일과 일상 활동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받는 것에 대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한 많은 셀러를 확보해 다양한 소비자를 불러모으는 동시에, 최적화된 쇼핑경험을 위해 인공지능을 통한 개인화에 엄청 투자하고 있는 지그재그나 에이블리 같은 플랫폼은 투자 측면에서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프2. 개인화 마케팅



페이스북은 최근 몇 년 새 소셜 피드에서 고객의 니즈를 예측하고 제품을 좋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과 제품을 연결해주는 '디스커버리 커머스 시스템'에 적극적이다. 소비자가 상품을 결정하고 쇼핑몰에서 검색을 하던 행태에서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모든 여정에서 원하는 제품을 발견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쇼핑 경험에서 뿐 아니라 검색과 마케팅에 있어서 개인화와 맞춤이 중요해진 흐름을 보여준다. 실제로 개인화 플랫폼 Smarter HQ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2%는 자신의 관심사에 맞춘 개인화된 마케팅 메시지에만 반응한다고 대답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은 매스 프로모션 지출의 25%를 개인 맞춤형 제공으로 전환할 경우 투자수익률(ROI)이 200%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은 개인화의 영역을 한층 더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은 Made for You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맞춤 주문의 길을 열었다. 아마존 앱을 통해 전신 3D 스캔을 수행하면 이 사진을 바탕으로 사이즈를 측정하여 맞춤 티셔츠를 주문할 수 있다. 피부색부터 소재, 컬러와 네크라인 형태까지 원하는대로 맞춤이 가능하다.


2020년 필립스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한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Lalaland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위한 AI기반 가상모델을 제공해 개인화된 구매경험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상모델을 통해 자신의 사이즈, 나이, 피부색이 같은 모델을 선택해 해당 모델이 입었을 때 옷이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Forbes에 따르면 라라랜드를 도입한 플랫폼은 전환율이 15% 증가했다고 한다.


Lalaland가 제공하는 가상모델

상품이 아닌 콘텐츠와 소통을 사는 소비자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21년 상반기 인터넷 이용자 행태 변화 분석(표 참조)에서 코로나 전후로 인터넷 이용시간과 빈도가 증가했으며, 이용 목적에 있어 검색과 소셜미디어 이용은 소폭 줄고,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비중이 줄고 게임, 드라마, 영화감상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비중이 증가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지 중심의 소비 패턴이 영상과 스토리 기반의 콘텐츠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영상 기반의 엔터테인먼트가 각광을 받으면서 코로나 이후 라이브 커머스가 급성장한 것도 이를 확증한다.


표1. 인터넷 이용자 행태 변화



라이브 커머스는 두가지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한다. 첫번째가 실시간 소통을 통한 입체적인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 두번째는 강력한 스토리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상품의 특성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는 라이브 커머스에 소비자를 오래 잡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한정판 제품이나 아티스트 제품이라는 확고한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하는 비디오 쇼핑 커머스 플랫폼인 ntwrk(네트워크)는 여기에 한가지 항목을 더 추가한다. 바로 강력한 팬덤이다.


이들은 타겟 MZ세대들이 관심있어 할 만한 핫한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하는 라이브 토크쇼 형식으로 열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라이브커머스 비즈니스의 바이블처럼 여겨진다. ntwrk의 역대 최고 매출은 다카시 무라카미의 한정판 프린트로, 라이브 방송 10분동안 150만 달러, 18억원을 판매했다. 아마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아이템도 ntwrk가 선택하면 매진이 된다. 이들이 아마존에서 스니커 문화에 관한 책을 200부 주문해서 판매했는데 드랍한지 2초만에 매진되면서 그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네트워크의 대표 애론 르벤트는, '아무리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라도, ntwrk의 팬들이 스니커 문화를 다룬 책을 찾기 위해 아마존에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ntwrk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언급했다. 


ntwrk앱

정보채널로서의 쇼핑몰에서도, 확장된 쇼핑경험에서도, 개인화 측면에서도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확실한 코드다. 다양성을 원하지만 내가 원하는 결에 맞게 걸러주는 정교한 큐레이팅을 원하며, 코드에 맞지 않으면 어떠한 마케팅도 소귀에 경읽기요, 단 1분의 상호작용도 불가능하다.


다음 호에서는 이들과 코드를 맞추기 위해 패션 기업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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