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200억대 브랜드는 어떻게 1조원 브랜드가 됐을까?

2021-08-15 박중근 켐프코리아 대표  jk.park@kempkorea.net

<박중근의 끝없는 신발전쟁 7>
패션 스포츠 브랜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한 수’



2000년대 출시된 ‘뉴발란스’ 530시리즈를 복각한 모델, 컬러는 스틸 블루


지난 892호에 잠깐 언급했듯 ‘뉴발란스’는 2008년 대형 파트너사인 이랜드를 만나며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2001년부터 7년 동안 불과 2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이 2008년 이랜드를 만난 이후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12년 만에 5천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중국 매출까지 포함하면 1조원 브랜드로, 국내 패션 기업이 전개하는 스포츠 브랜드로는 최대 규모다.이랜드는 어떻게 ‘뉴발란스’를 1조원 브랜드로 성장시켰을까?



'뉴발란스’ 본사가 최근 글로벌 앰버서더로 아이유를 발탁했다

◇ 정통 러닝 브랜드에서 패션 브랜드로 변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출한 후 전혀 다른 색으로 변신하거나 브랜드가 망가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M, K, U 등의 정통 스포츠 브랜드는 국내 도입 후 오히려 빛이 바래진 사례라 할 수 있고 전혀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사례로는 ‘휠라’ ‘푸마’ ‘뉴발란스’ 등을 꼽을 수 있다.

‘뉴발란스’는 스포츠에 훨씬 더 기반을 둔 회사였고 국내에서 시작할 당시만 해도 가장 정통적인 스포츠인 마라톤을 주제로 시작한 브랜드였다. 마라토너들이 ‘아식스’ 다음으로 많이 찾는 브랜드였고 발 볼이 세계적으로도 가장 넓은 한국인의 발을 편안하게 해 준 어쩌면 유일한 브랜드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랬던 브랜드를 이랜드는 ‘스포츠 패션 브랜드’라는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국내 젊은이들에게 ‘뉴발란스’가 각인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달마시안과 체리블라썸(사쿠라, 벚꽃) 제품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달마시안 모델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 도민준이 신어 도민준 운동화(NB 880)로도 인기를 끌면 품절사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필자는 단순히 성공의 이유가 잘 나가는 드라마 한 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생체해부학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10~20대 젊은 층의 신장이 과거 20년전 대비 월등히 커지고 더 슬림해졌다. 이로 인해 다
소 볼륨감이 있는 운동화들도 충분히 소화해 내기 시작한 것도 ‘뉴발’의 성장에 무시 못할 한 요인으로 봐야할 것이다.

1995~1996년도에 출시됐던 ‘나이키' 농구화, 특히 맥스 업템포 같은 큰 볼륨감의 신발은 그 당시 일반 청소년들이 신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는 제품이었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뉴발란스’ 역시 볼륨감있는 디자인이 초기에는 다소 어색할 수 있었지만 젊은 층의 신체적 변화와 패션 트렌드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선호도가 높아져갔다. ‘뉴발란스’의 스니커는 자연스럽게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어져 갔다.


여기에 이랜드의 로컬라이징 노력도 부스터 역할을 했다.

뉴발란스’의 베스트셀러 530 시리즈는 2000년 초 출시된 기능성 러닝화로 2020년 패션 러닝이라는 콘셉에 맞춰 재출시됐다. 이랜드가 자체 분석을 통해 글로벌 본사에 역으로 제안해 출시된 모델이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에만 40만족이 판매됐다.

또한 이랜드는 의류 라인을 라이선스로 전개하면서 토털 스포츠 패션 브랜드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뉴발란스’의 2021년 글로벌 캠페인 ‘We Got Now’


◇ 이랜드 파트너의 선택은 결정타
‘나이키’가 아무리 스포츠맨들에게 많이 사랑 받는다 하더라도 스포츠맨들에 의한 매출은 전체 비즈니스의 20%에 못 미친다는 자체 통계가 있다. 결국 비즈니스의 성장은 스포츠를 하지 않더라도 그 스타일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일반 소지자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랜드는 한국에서 ‘뉴발란스’를 정통 스포츠 브랜드가 아닌 패션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데 주력했다.

스티브 잡스가 신제품 론칭할 때 매번 신고 나오던 그 신발, 마블이 사랑하는 스파이더맨 초기 작품에서 주인공이 신고 나온 제품은 많은 이들에게 입소문(버즈, buzz)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또 론칭 초기 명동의 한 복판에, 나이키와는 불과 10여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오픈했던 ‘뉴발란스’ 복층 매장은 신발뿐 아니라 의류와 용품까지 모두 판매하는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 이미지를 다져 나가는 초석이됐다. 그리고 그 시도는 꽤 성공적이었다. 프랜차이즈를 하려는 사업자의 입장에서도 ‘뉴발란스’는 좋은 대안이 됐고 전국적인 세력이 커지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더 커져 나갔다.

스포츠 브랜드로 시작한 ‘푸마’를 빠르게 패션 브랜드로 바꾸는데 일조한 이랜드의 실력은 ‘뉴발란스’를 만나 절정에 달했다. 결국은 어떤 파트너를 잡는가에 따라서 글로벌 브랜드조차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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