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1 정인기 기자,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 최고의 전략과 최악의 전략
최악의 전략에 대해 클라우제비츠는 '변경되지 않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또 인도 독립가였던 네로는 '너무나 조심스러운 전략'을 최악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과감하며 변화하는 전략'이 최고의 전략일까? 과감하고 민첩한(위치 변화) 전략을 살펴보자.
매출 3조원의 허먼 밀러(Herman Miiler)는 처음에는 유명 디자이너의 의자인 임스체어(Eames Chair)를 만들었다. 하지만 디자인 의자를 만드는 브랜드가 많아지자 이들은 새로운 곳으로 이동했다. 때마침 '미래의 사무실'이라는 콘셉의 트렌드가 있었기에 허먼 밀러는 '사무 설비 관리연구소'를 만들고 다음과 같은 광고를 했다. "귀사는 가구를 구입했지만 사실 그것은 업무, 사기, 생산성 향상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귀사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의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었다.
고대 전투에서 '전략'의 개념 중 하나는 '적보다 더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를 소개한다면 B.C.480년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들을 이끌고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페르시아 100만 대군과 싸운 이야기다.
비록 항공 정밀 포격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로 인해서 현대 전투는 공간 개념을 무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치는 매우 중요한 전략의 요소 중 하나다. 왜냐하면 위치는 단순한 장소의 개념이 아니라 힘의 균형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또한 위치는 전략의 근본적 시작점이기도 하다.
마케팅 전략 중에서 가장 고전적이며 효과가 뛰어난 전략도 '위치'를 이용하는 '포지셔닝 전략'이다. 고객 마음의 포지셔닝도 있지만 상권이라는 지리적 포지셔닝도 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쇼핑몰의 발달로 인해서 실제적 상권의 존재는 사라지고 있다. 재래식 마케팅 전략이 '인지도 경쟁'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브랜드 정보를 주도적으로 알 수 있는 지금은 '인식의 경쟁'이다. 이런 변화로 인해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관점과 의미를 어떤 위치로 끌어올릴 것인가가 브랜드 전략의 요체가 되어 버렸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에 있기에 우리는 위치(가치) 에너지가 운동(욕구) 에너지로 바뀌는 공식을 이해해야 한다.
◇ 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승리
우리나라에 있었던 패션 브랜드 실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하나는 최저가 신규 패션 브랜드다. 다른 하나는 최고가 신규 패션 브랜드였다. 두 개 브랜드는 여름 세일을 맞이하면서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재고량으로 인해서 불가피하게 세일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신규 브랜드 세일은 초기 브랜드 구축에 있어서 치명적 내상을 입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가 브랜드는 세일을 결정했다. 전략은 브랜드 손상을 입히지 않은 상태에서 예전처럼 판매하는 것이다. 먼저 세일 상품들을 모두 모아놓고 30% 세일 포스터를 붙였다. 그 밑에는 회원 전용이라는 팻말을 붙여 놓았다.
고객들은 어떻게 했을까? 당연히 이름과 전화번호만 주면 쉽게 회원이 될 수 있기에 회원의 특권으로 (자부심을 갖고) 30% 세일 상품을 샀다. 그렇다면 고가 브랜드는 어떻게 했을까? 고가 브랜드는 회원 전용 세일보다는 회원 전용 사은품을 선택했다. 먼저 사은품을 세일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TV에 집중적으로 노출하였다. 사람들은 TV에서 보았던 상품(정확히 말하면 사은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매장으로 왔고, 그들은 사은품을 사기(?) 위해서 본 제품을 구매했다. 사은품을 한정판 기념품으로 판매한 것이다.
저가이지만 고가처럼 팔고, 사은품이지만 한정품처럼 판매하는 것은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떨어뜨려(세일해서) 낙차 에너지(순간 충동 구매)를 얻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튕겨 올라가서 경쟁자보다 더 높은 위치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변경되지 않는 전략과 조심스러운 전략이 위험한 전략일까? 그렇다고 말하기에는 초지일관 밀어 붙여서 성공한 전략과 너무나 조심스러워서 성공한 전략도 많기에 단정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악의 전략은 실패를 계획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전략 자체를 너무 탁월한 전략이라고 믿을 때 위험해 진다.
자신의 생각과 맞거나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는 전략 그리고 너무나 정교해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구축한 전략이 전형적인 예일 것이다. 이런 전략들은 대부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승리를 위한 전략적 후퇴가 없는 전략은 위험하다. 물론 어려움 때문에 매번 전략이 수정되는 것을 좋다는 것은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문제는 그것을 생각해낸 의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라고 단언했으며 추가적으로 "현 시대의 문제는 현 시대 사람이 풀지 못한다"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이것은 문제를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전혀 다른 관점과 시점을 가지고 문제를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략이 난관에 부딪혔을 때 필요한 전략은 '전략적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얼마나 쉽고 빠르게 자신의 관점과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가 바로 전략적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세웠던 전략이 예를 들어 A라고 한다면 상황과 경쟁의 변수에 따라서 바뀔 수 있다. A로 혹은 Aa 그것도 아니면 B, C, D로 변하거나 급기야 X, Y, Z로 변화될 수 있다.
전략은 상당히 미래에 벌어질 이야기, 그렇게 되길 원하는 이야기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그 변화는 더욱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략가들은 전략판을 헐리우드 주인공식으로 풀어간다. 자신은 절대로 지지 않을 것처럼 짜기 때문에 자신의 대본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배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실패한 전략의 대부분이 부족한 가설로 세운 처음 전략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 변해야 하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브랜드 전략
브랜드 전략은 무엇인가? '독점과 리딩'이다. 여기서 독점을 의미하는 monopoly라는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monopo lian)에 있으며, 이는 mono(유일한)와 plein(파는 사람)이 결합된 것이다. 즉, 유일한 것을 파는 사람(혹은 유일하게 파는 사람)이란 뜻으로 시장에서 유일한 브랜드를 만들어야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브랜드의 궁극적 목표는 다른 것의 대체품이 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트렌드에 휘날리거나 다른 브랜드와 트렌드로 담합해서도 안 된다. 브랜드는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에 모터사이클은 많다. 그런데 대체할 수 없는 모터사이클이 있다면 무엇일까? 스포츠카는 많다. 다른 스포츠카로 대체할 수 없는 스포츠카는 무엇일까? 휴대폰은 많다. 대체할 수 없는 휴대폰은 무엇일까? 질문에 답으로 나온 브랜드가 독점력을 지닌 브랜드다.
일반적으로 전략은 '차별화와 경쟁적 우위'를 얻는 것 혹은 달성하는 것 그리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모양만 본다면 브랜드 전략과 똑같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빠진 것이 있다면 무엇을 차별화하고 어떤 경쟁적 우위를 가질 것인가이고, 여기에서 브랜드 전략의 실체가 드러난다. 가격, 품질, 기술 그리고 인력은 다른 경쟁자가 모두 가지고 갈 수 있다.
또한 비슷할 수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뜯어 보자. 그 속의 부품을 한국 회사가 만들었다고 해서 한국의 아이폰이 될 수 있을까? 브랜드 전략은 '정신'에 해당하는 것이다. 누가 정신을 카피할 수 있을까?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남의 정신을 가지고 일한다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미친 사람이지 않은가! 탁월한 전략 안에는 경쟁자가 흉내를 내면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는 범접할 수 없는 정신이 있다. 그래서 진정한 브랜드는 그 누구도 흉내내거나 복사하지 못할 자신만의 정신으로 전략을 만든다. '전략은 정신을 소유한 아이디어'다. 그래서 애플의 Think Different는 정신을 소유한 아이디어이며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과연 그럴까? 사람들은 전략을 가지고 행동하기 보다는 행동을 하면서 전략을 세운다. 말하면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본능이 지능을 이끌고 있다. 정신이 전략이 되면 그 어떤 경쟁전략도 당해내지 못한다. 비록 치명적인 전략은 단기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브랜드십에서 말한 영생불멸의 브랜드는 사라졌다가도 정신을 중심으로 다시 부활하기도 한다.
브랜드 전략의 기준은 다른 기업과 경쟁이라는 생존의 문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완성이라는 존재의 문제에서 나오기때문에 남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행동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미쳤다"고 생각했다가 "혁신이었구나"라고 판단하지만 정신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옳고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일 뿐이다.
따라서 브랜드 전략은 브랜드가 타협하지 않는 부분에서 구축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브랜드는 타협하지 않는 부분에서 정신을 가진 아이덴티티로 완성된다. 브랜드의 시작은 상표등록이 아니라 '왜 우리가 존재하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에서다. 그 존재의 이유를 구축하는 과정이 바로 브랜드 구축(브랜딩)이다. 따라서 철학이 브랜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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