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탄탄하게

2006-03-29 안주현 기자 

충남방직 신영일 사장

‘로우로우’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미래는 멀리 보고 생각은 깊게 한다

브랜드 운영에 있어 그는 단기적인 매출보다 중장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춘다. 디자인과 생산의 차별화가 한계상황에 도달한 지금, 패션업계는 소재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충남방적, 어패럴 부문에 도전장


“의류 사업은 그 자체의 가치 외에도 방적사업의 효용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또 다른 잇점이 있습니다. 방적사업은 의류 사업을 통해 신개발 섬유에 대한 반응을 재빨리 테스트할 수 있고 의류 사업 역시 특화된 기능성 섬유를 사용해 상품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충남방적의 신영일 사장은 “의류 사업 부문과 기존 면방 사업 부문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궁합이 잘 맞는 파트너”라며 “디자인과 생산의 차별화가 한계상황에 도달한 지금, 패션 업계는 소재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방적은 내년 봄, 「UCLA」로 어패럴 부문에 진출한다. 지난 54년 회사가 설립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보수적, 권위적인 면방업체에서 패션의류를?


충남방적은 의류사업 진출을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해 왔다. 의류사업은 패션의류업체인 ‘서광’의 대표를 지낸 뒤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신영일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신영일 사장은 제직 업체인 국제방직을 거쳐 90년부터 10년간 중견 패션기업 서광에 근무하면서 패션의류 사업과 섬유사업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안목을 길렀다.

신사장은 충방의 대표로 재임하자마자 사양길에 접어든 면방 사업의 규모를 과감히 줄였다.
최소한의 생산라인만 남기고 나머지 공장은 매각한 것. 대신 수익성 높은 기능성 소재의 사업은 비중을 넓혔다. 충남방적은 지난 1년간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술연구소를 활용해 키토산 섬유, 나일론 방적사, 이층구조 방적사 등을 개발했다. 현재 충방의 사업구조 개편은 50%가량 진행된 상태이다.

신 사장은 “사양사업으로 인식이 박힌 면방사업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이렇게 개발된 기능성 섬유는 「UCLA」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한몫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성을 갖춘 조직 구성원과 이들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도 「UCLA」가 자랑하는 무기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충분히 전문성을 쌓은 구성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을 갖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다.

신영일 사장은 “패션 기업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은 자기 논리에 빠진 독단적 의사 결정”이라며 “다양한 각도로 시장을 살펴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것이 경영자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 걸음 한 걸음씩


신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탄탄하다. 단기적인 목표보다는 장기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일관성 있게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신사장의 스타일이다.

느린 듯하지만 헛발을 내딛지 않는 ‘신중함’과 자잘한 환경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우직함’이 그의 경영원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 일관성 있고 꾸준한 노력으로 세계 최강의 패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신사장의 목표이다.

그는 “기본에 탄탄하고 원칙에 충실한 것이 기업과 소비자 양측에 이롭다”며 “이를 위해서는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이 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사장은 우선 ‘무차입 경영’을 도입했다. 재무재표, 임원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 공정하고 깨끗한 경영 덕분에 서광, 충남방적은 그가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노사간의 갈등이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점주,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도 갑과 을의 개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신사장의 생각이다. 인테리어 부담, 보증금액도 점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끌어 내렸다.
「UCLA」의 대리점 운영 조건은 보증금 1천만 원, 담보 5천만 원으로 거품을 뺏다.

신사장은 “깨끗하고 투명한 브랜드 경영이 결국 소비자를 위한 길이고, 21세기에는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만이 살아남지 않겠느냐”며 깨끗한 운영을 재차 강조했다.

브랜드 운영에서 있어서 그는 단기적인 매출보다 중장기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춘다. 내년 봄 전개하는 「UCLA」의 3년차 매출목표는 500억 원. 런칭 1년차 목표는 120억 원이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경기가 침체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급속한 볼륨화를 추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자기 발목을 옥죄는 일입니다. 시장전망이 불확실할수록 탄탄하고 안정된 경영 방침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사업서 새로운 성장동력 모색


물론 우직함과 신중함이 진부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UCLA」가 안착된 후에 신사장은 사업영역을 하이프리스티지 패션 브랜드, 아웃도어 브랜드 등 다양한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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