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1 박중근 켐프코리아 대표 jk.park@kempkorea.net
<박중근의 끝없는 신발전쟁 5>
대리점 재고 해결하며 선순환 구조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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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을 의미하는 '상생(相生)'은 참 좋은 말이다. 최근 '이삭 토스트'의 훈훈한 상생 스토리가 SNS를 통해 세간에 퍼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매우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 우리는 흔히 상생을 위해서 이윤을 포기해야 한다는 공식을 머리 속에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삭토스트'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매출과 이윤 모두 업계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놀라운 실적을 보여줬다. 2020년 이삭의 매출은 14% 증가, 영업이익은 117% 신장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믿음에 신선한 도전이 된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아디다스'가 2011년 2월부터 펼친 상생은 매우 신선했다. 아디다스나 나이키처럼 사입구조 회사는 매장에 출고된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질 의무는 없다. 물론 적극적인 마케팅을 한다는 차원에서는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홀세일 방식이 통용되는 외국에서는 리테일러가 제품의 재고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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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국내에서 성장하다가 여러 차례 진통을 겪었던 주요 이유는 사입제도가 갖는 고질적 문제인 매장 재고 때문이었다. 판매가 최소 70%를 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사입조건이라 하더라도 대리점이 버텨 내기는 매우 어렵다. 경기는 계속해서 등락의 사이클을 반복하기 때문에 대리점은 최대한 잘 팔릴 아이템만을 고르려고 하고, 회사는 잘 안팔리더라도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더 많은 종류와 수량을 오더하기를 바란다. 나이키는 대리점의 사입을 원활히 한다는 목적으로 300억원 이상의 재고를 받아주고 제3국으로 수출하는 등의 방법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로 수출된 컨테이너가 한국으로 역수출된 해프닝도 벌어졌다.
결국 회사가 갑인 상황에서 대리점은 절충할 수밖에는 도리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아디다스는 나이키가 택한 길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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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점의 재고 판매 창구가 된 adidas.com
아디다스가 선택한 묘수는 adidas.com에서 대리점의 재고를 판매하자는 것이었다. 직영 온라인몰을 통해서 자사 제품을 판매하면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이는 대리점과의 전쟁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아디다스는 대리점의 재고가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지속적으로 신상품을 사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그리고 또 나이키가 대리점의 재고 문제로 인해 몇 번이나 삐걱대는 것을 목격했기에 더욱 이 방향성은 설득력을 얻었다.
과연 이 방식은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을까? 실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돌아왔다. 시작하던 해에는 크지 않았던 자사 직영몰 매출이 연간 400억원대를 기록했다. 매장에서는 adidas.com 판매로 직원들의 월급을 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도움을 줬다. 매장에서 판매분과 본사에서 설계한 재고 판매의 효과로 판매율은 경쟁사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대리점주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나이키처럼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상생'을 기초로 정책을 세운 아디다스의 리더들에게 존경을 보낸다. 매장의 재고가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매출도 계속 올라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본사와 프랜차이즈 점주와의 관계는 가장 원만한 상태를 유지했다.
◇ 관리 최적화를 위한 전략 수정, '상생'은 퇴색?
하지만 나이키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면서 아디다스의 매출은 수년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상생의 기초를 세웠던 리더들이 모두 회사를 떠난 지금 다시 정책의 변화가 생겼다. 자사몰인 adidas.com 기본 방향을 대리점 재고의 판매에서 직영점의 재고 판매로 정책을 변경했고 추락하는 본사의 매출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이키가 그러했던 것처럼 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여서 관리의 최적화를 해 나가고 있다. 분명 이 과정에서 본사의 이윤은 더 높아질 것이다. 모든 경우를 다 시뮬레이션을 해 봐도 직영 온라인몰이 가장 많은 이윤을 가져오는 리테일 채널임은 팩트이기 때문이다.
과거 4년간 아디다스는 아시아 지역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직원들의 몰입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그리고 이윤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 투자를 줄였고 신제품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또 다시 주요 정책의 변화를 펼치고 있는 아디다스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상생이라는 멋진 그림을 버리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려는 눈물겨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주주의 이익에 최선을 다하기 위한 노력은 과연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신중히 생각해 보기를 당부한다. 물론 한국지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안타까움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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