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저렴한 인공 다이아, 주얼리 시장 평정할까

2021-05-15 박진아 IT칼럼니스트 

‘판도라’, 패션테크 도입한 인공 다이아로 ESG 경영

'판도라'가 화학증발퇴적 기술을 사용해 인공 다이아몬드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럭셔리 주얼리 시장을 리드하는 '판도라'가 혁신적 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선포했다. 이 회사는 2022년부터 '판도라 브릴리언스 컬렉션'에 사용될 모든 다이아몬드를 패션테크를 도입해 인공 다이아몬드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판도라'는 1982년 덴마크의 한 가족이 운영하는 보석상으로 시작해 오늘날 '까르띠에' '티파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주얼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이 회사 인하우스로 디자인한 반지, 목걸이, 팔찌 라인은 합리적 가격으로 대중 주얼리 시장을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까르띠에'와 '티파니'가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한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무엇보다 이 회사의 전체 매출 중 2/3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주얼리로 개성 표현을 갈구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 주효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판도라'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과감하게 오프라인 매장 27 00곳(전체 수 중 80%)을 폐점하면서 체질을 개선하고 온라인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글로벌 브랜드 가치 성장률 4위(12.9%)를 기록하며 주목할만한 브랜드로 꼽혔다(브랜드파이낸스 선정). 이러한 '판도라'의 호성적은 앞서 2016년부터 준비해 온 17개국용 공식 웹사이트와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 이커머스와 아시아 특히 중국 시장에서 다져온 높은 인기가 기여했다.


화학증발퇴적 기술은 14일만에 인공 다이아 1캐럿을 생산할 수 있다


◇ MZ 고객, 가성비 다이아몬드에 매력 느낀다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최고의 친구'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주얼리에 대한 여성 고객들의 니즈는 식지 않는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강도 높은 채굴 노동과 불투명한 유통 및 거래 과정으로 '추하고 더러운 보석'이라는 오명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MZ 여성 소비자들은 투명하게 채굴 과정과 출처를 밝힌 주얼리에 더 열광하고 있다. 지난 연초 LVMH가 '티파니'를 인수한 후 모든 제품에 사용된 다이아몬드에 대한 출처 및 채굴일 정보를 밝힌 등록증서를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러한 가운데 '판도라'는 프리미엄 주얼리들과 다르게 인공 다이아몬드를 적극 개발해 가성비로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며, 이는 치밀하게 계산된 움직임이다. 이미 '판도라'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지난해부터 지속가능성 실천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금과 은을 새로 채굴하지 않고 재활용한 금은을 활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경쟁사 LVMH가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폭발적인 마케팅 지원으로 하이엔드 주얼리 시장을 점유하겠다는 야망을 보여주고 있지만, 판도라는 보다 합리적 가격의 인공 다이아몬드 주얼리로 더 많은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환경 지속가능성, 노동조건, 인권 이슈에 관심 많고 지구 인구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MZ세대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전세계 MZ세대의 주얼리 아이템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고 아시아 대륙의 중산층 인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성 소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편승해 인공 다이아몬드 주얼리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3년이면 총 52억 달러 규모(한화 약 6조원)로 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인공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10배 가량 저렴하다


◇ '판도라', 14일 만에 인공 다이아 1캐럿 생산
'판도라'가 말하는 가성비 다이아몬드는 무엇일까? 본래 다이아몬드는 자연 속에서 형성되고 채굴하기까지 수천만년이 걸린다. 하지만 '판도라'는 화학증발퇴적(CVD) 기술을 사용해 14일 만에 인공 다이아 1캐럿을 생산할 방침이다.


화학증발퇴적 기술은 유리와 탄소를 저압으로 결합한 후 수 천도에 달하는 전자파로 공기를 가열하는 가공방법이다. 초고온 전자파로 공기분자를 분해하고 탄소 원자를 결합해 미세한 플라즈마층을 차곡차곡 쌓아 다이아몬드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원리다. 탄소에 초고온·초압력을 가해 며칠을 걸쳐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방법보다 시간과 에너지 소모 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평이다.


매년 발전하는 CVD 공법 덕에 매년 인공 다이아몬드의 가격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다이아몬드 채굴 및 생산하는 드비어스 그룹이 책정한 인공 다이아의 가격은 1캐럿당 800 달러(한화 약 89만 5000원)이다. 이는 채굴된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10배나 저렴한 가격이다.


알렉산더 라칙 '판도라' 최고경영자는 "다이아몬드가 지속가능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저렴해야 한다. 더 이상 우리는 채굴된 다이아몬드가 아닌 인공 다이아몬드 주얼리로 더 많은 고객들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19세기 페르시아만 천연진주 무역업으로 진주 장신구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1983년 일본 미키모토가 최초로 진주 양식에 성공하면서 진주를 대중화시켰다. 과거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듯 기술 보급으로 인한 다이아몬드의 상용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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