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스트리트와 인플루언서 파워, 중국서 대박 예감

2021-03-31 서재필 기자 sjp@fi.co.kr

권규범 그루비엑스 대표



'왕홍'이 14억 인구의 중국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라이브를 켜고 상품을 소개하면 몇 백만명의 시청자들이 몰리고 질문이 쏟아진다.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다 보면 방송 1시간 만에 몇 천에서 몇 만장 상품이 완판된다.


우리나라도 최근 인플루언셀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뷰티, 패션, 여행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패션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와 연계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꾀한다. 특히 인플루언서는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D2C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거대한 영향력을 갖게 된 인플루언서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현지 인플루언서(왕홍)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권규범 그루비엑스 대표는 "중국은 인플루언서가 직접 상품을 소개하고 본인의 쇼핑몰을 개설해 상품을 판매하는 D2C가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나라 인플루언서들을 중국 왕홍 시장에 진출시킨다면 이들과 함께하는 패션 브랜드들도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인플루언서, 중국 왕홍 될 수 있을까?
권규범 대표(31세)는 중국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나와 중국어와 현지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교 재학시절, 공부보다는 사업 구상에 더 관심을 가졌다.


권 대표는 "학기 말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고,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당시 천연 화장품으로 중국 드럭스토어 80여개에 입점할 정도로 꽤나 잘나갔던 브랜드였죠. 현지 파트너사를 만나면서 사세 확장을 꾀했는데 생각만큼 잘 되진 않았어요. 이 때 마침 인플루언서 시장이 크고 있었어요. 우리가 그 때 파트너 측에 '한국 인플루언서를 중국 왕홍으로 성장시키면 우리 브랜드 마케팅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제안했더니 OK라는 답변을 받았고, 그렇게 무작정 시작한 것이 지금 그루비엑스 시작이 됐죠"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소비자는 유튜브보다 현지 플랫폼 영상을 선호합니다. 때문에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죠.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우리나라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우리는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플루언서들을 모집했습니다. 국내 인플루언서 200명에게 메일을 보냈고, 그 중 5명이 답장을 했고, 그 중 2명 만이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한 명의 인플루언서만이 최종적으로 함께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중국 동영상 시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리뷰에 대한 콘텐츠가 없었어요. 우리는 이 리뷰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서 팔로워들을 확보해 나가기 시작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인플루언서 팔로워 확보는 빠르게 이어졌지만 커머스가 더해진 왕홍이 되기에는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중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외국인이 자국 드라마를 평가하고 리액션하는 것에 대해 신선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1년새 팔로워가 600만명까지 늘어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커머스를 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구독자 수보다 진성팬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고, 꾸준히 커머스에 대한 역량을 콘텐츠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루비엑스는 이러한 시행착오들을 겪으며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찾았고, 지난달 '커버낫' '마크곤잘레스' '로맨틱크라운' '키르시' 등과 손잡고 중국 라이브를 진행, 2시간 방송으로 5000만원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 지투지 손잡고 '패션 X 인플루언서' 비즈모델 꿈꾼다
그루비엑스는 지난해 지투지인터내셔날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다. 정확한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투지의 김성겸 대표는 권규범 대표를 만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지투지와 그루비엑스는 장기적으로 국내 인플루언서를 왕홍으로 성장시킨 후 국내 패션 브랜드와 함께 협업한 단독 라인 또는 브랜드 론칭까지 계획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커버낫' '마크곤잘레스' '로맨틱크라운' '키르시'와 함께 라이브 방송을 스타트했고 가능성을 엿봤다.


권 대표는 "중국의 커머스 시장은 커머스 채널 페이지 방문자의 구매전환율이 0.37%에 불과한 데 비해 소셜커머스의 경우 6~10 %, 최상위 왕홍은 20%에 육박합니다. 중국의 왕홍 거대한 팬덤은 물론 유통망을 건너뛴 D2C 판매 구조를 만들었고, 왕홍이 제조사와 직접 손잡고 라이브 커머스로 경쟁력 있는 새로운 유통구조를 만들었죠"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브랜드 네임은 기억하지 못해도 인상 깊은 로고나 아트웍은 기억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키르시'는 빅체리 로고로 소비자들 뇌리에 박혀있다. 그루비엑스는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한국 브랜드의 역사와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한국 인플루언서가 직접 소개하는 콘텐츠로 팔로워를 늘려나가고 있다.


"로고는 결국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징한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직관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우리나라 브랜드들은 인스타그램 활용이 뛰어납니다. 중국 젊은 층에서는 #한국패션 #한국연예인패션 #한국아이돌 등을 주로 검색해요. 그들이 입는 브랜드는 당연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중국 소비자들은 자국 플랫폼 콘텐츠에 조금씩 지루함을 느끼고 있어요.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손을 잡는다면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로 느껴질 것이고, 더 큰 비즈니스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고 말했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