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친환경 패션입니까?

2021-02-10 황연희 기자 yuni@fi.co.kr

신뢰도 제고 위한 인증 프로그램 확산

- 친환경 패션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며 인증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컨트롤유니온의 인증프로그램


'고어텍스' '인비스타' '쿨맥스' 택이 붙어 있나요?'가 과거세대 버전이라면, 이제는 'GRS 인증받았나요' '친환경 인증마크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신세대 구매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구매 결정 단계에서 친환경 제품 여부를 확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했는지, 생산 및 판매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유통되고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패션 브랜드들은 '친환경'을 강조하는 인증프로그램 획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속가능, 친환경과 관련한 패션 인증프로그램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OEKO-TEX(섬유, 가죽 제품의 친환경 기준), GOTS(친환경, 유기농 섬유 인증마크) 외에도 GRS, RCS(재활용 원료 함량을 평가하고 환경적 측면의 기준 준수 여부를 인증하는 제도), RDS(오리, 거위의 사육, 털의 채취 과정이 동물복지를 준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EQ(환경친화 제품을 널리 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도입) 등 그 수만도 30여개에 달한다.


우선 월마트, H&M, 아디다스, 나이키 등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원단부터 제품 생산 소싱 기업들의 GRS 인증을 거래 필수 항목으로 두고 있다. 2050년까지 전 제품을 리사이클 소재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기업들도 많다. 때문에 이들과 거래하는 수출 소재 기업이나 벤더 기업들은 친환경 인증 획득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컨트롤유니온, 친환경인증 프로그램 80% 점유
100여년 역사의 국제인증기관인 컨트롤유니온은 전세계 70개국, 120여 지사를 운영하고 있고 국제 친환경인증 프로그램의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섬유 부문에 있어서는 GOTS, OCS, GRS, RCS, RDS, RWS 등의 섬유인증기준을 심사하고 있으며 최근 Higg INDEX의 글로벌 서비스와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서비스를 도입했다.


친환경 관련해서 초기에는 오가닉 섬유 기준인 GOTS 인증 수요가 많았으나 최근 리사이클 소재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GRS 인증 획득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GRS(Global Recycle Standard)는 완제품의 재활용 원료 함량뿐만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화학적 부분에 대한 준수 여부를 인증하는 기준이다.


김성빈 컨트롤유니온 섬유&에너지팀 팀장은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 비해 국내는 친환경 인증 획득에 대해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2~3년전부터 유럽 패션 브랜드들이 리사이클 소재 활용을 강조하면서 GRS, RCS 인증을 획득하는 국내 수출 기업이 300여개로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패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RDS(Responsible Down Standard)는 깃털을 채취하는 오리와 거위의 사육 및 도축 등 다운 생산 과정의 안정성 및 동물 학대 여부를 확인해 동물 복지를 준수하는 다운 및 제품에 대한 인증 프로그램이다. 국내 대표 다운 소재기업인 신주원의 '디보다운', 태평양물산의 '프라우덴' 등은 RDS 인증을 획득해 패션기업과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신주원의 '디보다운'은 국내 최대 다운 공급업체로 입지를 굳히고 있고 특히 친환경 경영대상 2년 연속 획득으로 친환경 실천까지 앞장서고 있다. 일찍이 RDS 인증을 획득해 제품의 공신력을 높였고 매년 갱신하고 있다. 또 모든 동물은 동물복지 환경에 맞춰 인도적으로 사육된 오리, 거위의 부산물을 사용해 절대 Live-Plucking을 하지 않는다. '디보다운' 택을 씨앗택으로 제작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RDS 인증으로 친환경 신뢰도를 높인 '디보다운'


◇ 토종 친환경 인증 프로그램은?
친환경 인증을 획득하려는 패션기업은 늘어나고 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은 인증 프로그램 대부분이 해외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패션 기업들의 관심이 먼저 시작되었던 만큼 이를 인증하는 프로그램 역시 대부분이 유럽, 미국에서 시작됐다. 국내에도 환경표지, 우수재활용제품인증, 녹색인증 등이 있는데 글로벌 인증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KATRi(한국의류시험연구원)는 최근 PET병 원료로 생산된 재생폴리에스터섬유에 대한 감별 시험법을 개발, 이를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재생폴리에스터섬유 인증 프로그램이 생산업체의 재활용 원료 출처, 생산 및 공정에 대한 추적관리를 통한 시스템 인증 체계로 이뤄져 있어 최종 제품의 재생폴리에스터 섬유 사용 여부에 대한 검증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개발된 것이다.


GRS의 경우 시스템 인증으로 실제 PET병을 구입해 폴리에스터섬유 생산에 투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상 원사 업체에 대한 인증이라면, KATRI의 재생폴리감별은 PET병 원료에 들어있는 특정성분을 완제품 섬유에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허재호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본부장은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원사, 원단보다 완제품에 사용된 폴리에스터 원사의 재생 여부 확인 수요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험법을 개발했다"며 "좀 더 정확한 친환경 인증을 위해서는 원료, 생산, 수송, 유통, 사용 등 전 과정에서 인증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다. 본원은 이번 개발한 감별법이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간에 최종 제품에서 재생폴리에스터 사용을 감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ITI 시험연구원은 Higg Index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평가항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해 지난해 이를 좀 더 용이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한 CODE FC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와 별개로 2014년 국내에서 최초로 Higg Index에 가입해 검증 기관으로서 자격을 획득했으며 국내 기업의 해외 인증 획득 시 비용을 지원하는 바우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패션 제품이 품질, 가격 면에서 차별화 폭이 크지 않은 만큼 이제 친환경 요소가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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