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는 왜 ‘노스페이스’를 만났나

2020-12-15 박진아 IT 칼럼니스트 

MZ 세대 어필 위해 친환경 철학 제안


'구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된 'The North Face x Gucci' 협업


지난 9월 23일 복수의 패션 미디어들이 틱톡에 올라온 한 편의 영상에 집중했다. 이 날은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판 밀라노 패션 위크(Milan Digit al Fashion Week) 행사의 마지막 날이자 올해 글로벌 패션시장을 주도할 최신 트렌드를 발표하는 날이기도 하다. 숏폼(short-form)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은 최근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컬렉션을 짧은 몇 초 단위의 동영상으로 선공개함으로써 올해 어떤 스타일이 트렌드가 될 것인지를 겨루는 각축장이 됐다.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산 속 캠핑장을 배경으로 'The North Face x Gucci'라 적힌 텐트 깃발이 펄럭이는 영상을 틱톡에 공개하며 '노스페이스'와의 콜래보레이션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명품 패션시장을 선도하는 베테랑 '구찌'가 '노스페이스'와 협업을 결정한 것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는 기능성 아웃도어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창조적 야심과 욕망의 표현이다.



지난 6월 공개한 '구찌 오프더그리드(Gucci Off The Grid)' 캡슐 컬렉션



◇ '구찌' 불황 돌파구는 디지털&친환경 전략
올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 봉착한 글로벌 럭셔리 시장은 매출의 25~45% 하락을 경험했다. Luxe2020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럭셔리 브랜드들은 오는 2023년까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구찌'도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과 럭셔리 패션시장의 매출 축소에 따른 여파를 경험했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했다. 이에 알레산드로 미켈레 CD는 막대한 예산과 운영 인력을 들여가며 6개월~1년 앞서 컬렉션을 발표하던 지금까지의 관행을 과감하게 깼다. 대신 유행을 타지 않는 컬렉션 기획과 온라인 런웨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찌'는 지난 6월 역사상 최초로 지속가능한 컬렉션 '구찌 오프더그리드(Gucci Off The Grid)' 캡슐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아웃도어 시장 진출을 알렸다. '오프더그리드' 컬렉션은 자투리 나일론 원단과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에코닐과 같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만들었다. 젠더리스 러기지, 액세서리, 슈즈, 레디 투 웨어(Ready to wear,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도록 만든 옷) 등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했다.


이는 지속가능 패션 트렌드에 맞춰 천연 원단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구찌'의 친환경 철학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포토그래퍼겸 디렉터인 하모니 코린(Harmony Korine)이 촬영한 글로벌 캠페인 영상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MZ세대들의 공감도 얻어냈다. 이를 통해 환경문제에 민감한 MZ세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적극 어필했다.



'노스페이스'는 친환경 철학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 '구찌 X 노스페이스' 스트리트 감성으로 푼다?
한편 '노스페이스'가 하이패션 및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스페이스'는 등산과 아웃도어 부문 리딩 브랜드에서 친환경 기능성 아이템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를 알리기 위해 2015년부터 '슈프림'과 지속적인 협업 파트너십을 진행해왔고, 2019년 봄여름 자체 럭셔리 라인 '블랙 시리즈(Black Series)'를 통해 '가츠기 캡슐(Kasuki Caps ule)' 컬렉션을 드롭 방식으로 출시했다. 그리고 올해 2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The North Face City-Ready SS20'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방가르드 패션의 대표 주자인 '메종 마르지엘라'와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노스페이스'와 '슈프림'은 지속적인 협업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겨울은 이미 왔고, 소비자들은 새로운 겨울 신상품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찌'와 '노스페이스'가 선보일 아웃도어와 럭셔리 시장 리딩 브랜드간 협업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공개될 지는 언론과 소비자들의 추측만 난무할 뿐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최신 아웃도어 트렌드를 고려할 때 절제된 봉제, 화려한 색상, 기하학적 패턴 위주, 그리고 오버사이즈 핏의 스트리트 캐주얼 스타일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구찌' 특유의 시그니처 미학이 결합돼 남다른 자태를 뽐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으로는 최근 '구찌'가 강조하고 있는 로고 플레이로 MZ세대에 어필할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리딩 브랜드간의 동맹인 만큼 '노스페이스'의 고가 라인 블랙 시리즈를 통해 프리미엄 가격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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