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1 한실장
<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16>

12월 회계 연도 기업들은 내년도 사업 계획을 대부분 마쳤을 것이다.
10월 초쯤 잔여 기간을 예측한 올해 예상 마감 매출을 산정한 뒤, 내년 신규라인 확장 계획, 마케팅 비용 추가 투입 등의 특이사항을 고려해 대략적인 감으로 산정한 신장율을 정하고, 그리고 영업부서에서 자연 증가분(?)이라고 부르는 의지치 신장율을 넣어 1차적인 목표를 산정한다.
여기에 내년 예상되는 원가와 비용들을 반영해 영업 이익을 시뮬레이션한 뒤, 적정한 숫자가 나오지 않으면 매출, 원가율, 할인율, 마케팅비, 인건비 등을 손질해 최대한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숫자를 만들어 낸다.
물론 최고 경영자가 매출과 영업이익을 더 올려오라고 반려할 것도 감안하여 지적을 받지 않으면서도 수정을 지시 받았을 때, 쉽게 증가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보루를 만들어 둔다. 최고 경영자는 현업에서 올라온 숫자와 경영기획실 또는 재무 부서의 의견, 그리고 각종 뉴스와 지인들을 통해 얻은 내년도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내리게 된다.
소비자들이 백화점 아니면 대리점에서 물건을 살 때, 우리는 백화점 내의 경쟁자들만 이기면 될 때, 자연 증가분(?)이라는 매출이 있을 때, 유통수를 늘리면 그나마 전체 매출은 늘어났던 그때까지는 위에서 했던 방식대로 사업 계획을 짜도 큰 무리가 없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유통수를 어지간히 늘려서는 기존 점의 하락을 막아내기도 버겁고, 기존 유통의 매장당 평균 손익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출점의 기회가 있어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무리하게 확장한 아울렛 유통과 쿠폰만을 통해 늘려 놓은 온라인 매출 때문에 매장 정상 판매율이 이미 50% 이하로 떨어진 브랜드도 다수다.
이러한 변화 상황에 맞춰 함께 방법을 모색하고 대응해 온 기업과 브랜드라면 아마도 10년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 계획 수립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시 아직도 앞에서 언급된 사업 계획 수립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업이나 브랜드가 있다면 두 가지 기본적인 측면들을 먼저 점검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첫째, 고객의 관점에서 매출과 판매 상품을 정리해 분석해 보기를 제안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리테일, 홀세일, 면세 그리고 온라인 정도로 채널을 구분하고 있고, 각 채널 별 매출 조금 더 나아가 손익을 구분하여 분석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를 소비자들이 어디서, 어떻게 상품을 구매하는가의 관점으로 바꿔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채널을 크게 구분하고, 그에 속하는 채널들을 다시 분류해 본다.
예를 들어, 온라인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분석하고 있는 자사몰과 위탁 기반 외부몰 외에 백화점몰(제휴연동몰 포함), 네이버 쇼핑 윈도우, 홀세일 이테일러(wholesale e-tailer), 온라인 면세, 기업 폐쇄몰 등 우리의 생각보다 이미 훨씬 더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우리의 상품이 팔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서 어떤 온라인 채널에서 어떤 상품들이 팔렸는지를 살펴볼 건데, 소비자 관점에서 얼마에 구매하였는지에 대해 최대한 추적(tracking)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POS나 백화점 EDI에서는 보이지 않는 할인, 바로 쿠폰율을 파악해야 한다. 어떤 채널에서 어떤 상품이 도대체 몇 % 할인율이 적용됐을 때, 고객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것들을 면밀히 살펴본 뒤에도 그 이전에 내렸던 결과와 유사한 결론이 유사하게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는 ASP (average selling price)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그것이 크게 다를 수 있다. 온라인의 경우, 채널별 혜택이 아주 다양하고, 본사 경영진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건들이 많다 보니 정확한 분석을 하지 못한 채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일들이 빈번할 수 있다. 우리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품을 얼마에 왜 구매하였는지 최대한 정확히 인지하는 것, 리테일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가 내년도 살림살이를 계획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두 번째는 최소한 온라인 비즈니스, 그 중에서도 자사몰 부분에 있어서 만이라도 데이터 기반으로 한 사업 계획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한다. 그 동안 오프라인 사업에서 해 왔던 것처럼 '올해 매출을 얼마 했으니 내년에는 몇 % 정도는 성장해야 하지 않겠나.' 라는 접근을 해서는 안되겠다.
자사몰의 올해 (작년 데이터도 함께 볼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방문자, 거래, 매출, 구매전환율, 이탈율, 광고비 등의 다양한 지표 추적(tracking)을 통해서 그 흐름을 찾아내고, 이를 내년도에 대입해 먼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내년도 예상 매출을 추정해 볼 수 있겠다. 이제 여기에 우리의 전략을 더하면 되는데, 사이트 최적화(site optimization),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투자 확대, 전문인력 확충 등과 같은 것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예가 될 수 있겠다.
이렇게 우리의 의지와 전략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을 준비된 시뮬레이션 메트릭스에 삽입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매출, 이익 목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산출한 숫자는 (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특별한 외부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내년 한 해가 지나고 보아도 결과치와 큰 오차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혹시 이러한 지표들을 추적할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지지 않은 기업이나 브랜드가 있다면 후 내년을 위해서라도 올해가 가기 전에 자사몰에 주요한 지표들을 추적(tracking)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자사몰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 계획을 짤 수 있는 단계가 된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비즈니스에도 적용을 시도해 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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