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자정작용, 가치 소비

2020-12-01 정인기 기자 ingi@fi.co.kr

송윤일 아트임팩트 대표



영화 '데블스 에드버킷' 에서 악마 존밀튼 역을 맡은 알 파치노가 변호사 케빈 로맥스 역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에게 '인간'에 대해서 설명하는 대사다. 'The Devil's Advocate(1998)'


존 밀튼 : "경고했다, 케빈. 매번 항상 경고했어. 인간의 욕망은 원자가 스스로 쪼개질 극점까지 뜨겁게 만들지. 인간의 자만심은 하늘을 찔러. 그 욕망은 세상의 모든 충동적 자아들과 빛의 속도로 빠르게 연결돼. 황금만능의 찬란한 환상으로 허망한 꿈을 꾸고 있어. 모두들 오만한 황제가 되고 스스로 신이 되려고 해. 결국 어떻게 되는지 알아? 허둥지둥 정신없는 동안, 지구는 누가 돌봐? 공기는 탁해지고 물은 상했어. 벌꿀마저 방사능 쇳내가 나."


아트임팩트가 전개중인 지속가능 브랜드 '블루오브'는 햄프와 재활용 페트 등 친환경
소재를 최대한 활용한다.


◇ 인간의 욕망과 충동적 자아
 브랜드 관련 종사자라면 브랜드 원천이 '욕망과 충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라고 한다면 트렌드, 스타일 그리고 럭셔리라는 허영심이 인간의 성감대를 어떻게 자극하는지도 알고 있다. 물론 브랜드를 창조하면서 욕망, 충동, 환상, 자만심, 돈이라는 실체를 노골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런 단어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경쟁전략, 브랜드 가치, 소비자 만족, 고객 경험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지적 용어로 포장돼 사용한다. 패션 브랜드라면 더 나아가 '명품, 프리미엄 그리고 사치품'처럼 귀족적 예의를 갖춘 단어를 '의식하면서' 사용한다.


데블스 에드 버킷 영화의 마지막에서
악마 존 밀튼의 대사가 압권이다.
"Vanity, definitely my favorite sin"
허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죄야.



페트병 재활용한 소재로 만든 '블루오브' 에코백.


Vanity는 허영(虛榮, 자신의 분수에 어울리지 않는 필요 이상의 겉치레나 외관상의 화려함)으로 해석한다. Vanity의 어원은 고대 라틴어로 vanitas이고, 그 어원은 vanus(empty: 비어있음)라는 뜻이다. 최고의 브랜드는 궁극적으로 알맹이가 없는 껍대기인  '허영'을 팔아야 한다. 왜냐하면 살수록 만족감이 일어나지 않고 더욱 욕망의 갈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채울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위해서 브랜드를 만든다면, 브랜드를 얼마나 더 많이 만들어야 할까?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지구의 자원은 얼마나 더 써야 할까? 지금이라도 옷장이나 신발장을 열면 낡아서 버릴 물건보다 유행에 뒤처져서 버릴 물건이 더 많을 것이다. 오늘 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내가 이 땅에 남기게 될 옷은 얼마나 많을까? 그것이 나와 함께 묻히지 않고 쓰레기 소각장으로 운반되어야 한다면 얼마나 큰 차를 불러야 할까?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되는 이유는 소비자 만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상품이 비어있는 허영이고 그 안에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성형외과는 자신의 시술 광고 문구를 '샤넬라인 지방흡입'이라고 한다. 샤넬라인 지방 제거 수술을 이해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먼저 샤넬라인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 의류 브랜드 샤넬에서는 뚱뚱한 사람은 물론 통통한 사람을 위한 옷조차 없다. 아무리 돈이 많을지라도 샤넬의 옷을 입을 수 없다. 분명 돈으로 뭐든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샤넬은 질투의 대상, 채울 수 없는 허영심의 극치다. 채울 수 없는 허영심은 분노를 일으키지만, 그 분노는 또 다른 갈망을 만든다. 샤넬이라는 브랜드에서 모욕을 당한 부자와 샤넬을 입을 수 있는 몸을 가져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성형수술 광고문구는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속삭임이다.


만약 브랜드가 이런 '허영'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트렌드와 사치를 적당히 활용할 줄 안다면, 불행히도(?)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샤넬라인과 같은 '허영'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브랜드에서는 허영을 '가치'라는 이름으로 표현한다. '가치'라는 단어가 쓰기에 민망한 허영은 '합리적'이란는 단어를 차용한다. 자신이 스스로 느끼는 허영심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합리적'이라는 대안으로 스스로 속이고, 그것은 가치있다라는 거짓말로 자신을 믿게한다.


아트임팩트 성수동 본사에는 디지털 프린터를 활용해 자사 제품은 물론 제휴 브랜드 제품도 가공함으로써 폐수를 발생시키지 않고 있다.


가치 체계 교란 용어, '합리적 소비'
송윤일 아트임팩트 대표


'합리적인 소비'라는 이름으로 시장은 중저가 상품들을 쏟아냈고, 소비자는 자신의 충동적 소비를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합리적 소비는 가치있는 경제생활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합리적 가격, 합리적 소비 그리고 가성비라는 단어가 '가치'라는 단어와 연관이 있다. 가치價値(값가 값치)라는 단어가 말 그대로 '값'을 기준으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가치'의 기준과 의미를 '돈이 되는가?'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의 가치를 돈으로 두는가? 아니면 다른 것으로 정할 것인가를 결정하면 '가치로 변장한 허영'을 볼 수 있다.


먼저 허영이 즐겨쓰는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가치價値의 또 다른 이름인  Value의 의미를 살펴보자.  Value(가치)는 '용감하다'는 뜻을 가진 Valor와 같은 고대 라틴어 어원인 발레레(Valere)에서 파생된 단어다. 발레레(Valere)는 사람에게 '건강하다'와 '생명력이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물건에는 '생명을 지탱하다' 혹은 '가치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고대 사람에게 가치는 곧 생명을 말하는 것으로서 가치의 기준은 바로 '생명'이다. 그래서 가치 있다는 의미는 생명과 관계있다는 뜻이다. 자신이 생각한 가치를 '돈'의 가치價値가 아니라 '생명'의 의미를 가진 Value로 선택하면 허영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까지 기업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애용하는 슬로건은 '합리적인 가격대'이다. 합리적인 가격의 기준은 무엇일까? 어떤 가치와 가격대가 합리적인 소비일까? 합리적인 소비는 과연 지구 환경에도 합리적일까?  그렇지 않다. 앞으로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자멸(지구변화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략 50년 남았다고 한다)을 막기위해서 위해서 쓰레기를 양산하는 '합리적인 가격'과 '가성비'의 개념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치'와 '환경 보호'라는 소비 철학을 세워야 한다. 가격대비 합리적 소비가 아니라 생명을 보존하는 가치소비로 시장이 아닌 지구 생태계를 보존해야 한다. 


최근 '가치 소비'라는 단어들이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원래 '소비자 가치'라는 단어는 소비자의 이익의 다른 말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다. 가치소비는 이 단어의 어순이 바뀌어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라는 캠페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소비자 가치의 주체는 '소비자'라고 한다면, '가치 소비'의 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지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말한다. 아직까지 '가치소비'는 소수 환경론자와 극히 일부 기업들의 비전 용어로 암호처럼 사용하고 있다. '가치 소비'가 지구를 회복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의 자정 작용이 될 수 있을까?


아트임팩트(대표 송윤일)는 '환경 보호'와 '가치 소비'라는 임팩트를 소비자에게 주어서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려는 기업이다. 이런 운동이 바위에 달걀 던지기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것은 빗물은 바위도 뚫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다. 아트임팩트가 하는 가치 소비 운동이 한 번으로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여러 브랜드가 모인다면, 그 브랜드가 모여서 또 다른 소비자층을 만든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생각이 바뀐다면 바뀔 수도 있다. 어쩌면 아트임팩트는 지구의 자정 작용(自淨作用)으로 만들어낸 그런 브랜드가 아닐까?


이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브랜드가 모인 공간 플랫폼이다


Q / 송윤일 대표께서 환경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계기는.
송윤일 대표(이하 송) : 처음에는 가치소비 브랜드를 발굴해 아티스트, 디자이너들과 함께 콜래보레이션해 전시&판매 할 수 있는 공간 '이치(each)'를 운영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는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모였고, 각 브랜드가 갖고 있는 좋은 취지를 보며 많은 공감이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에 가장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태어난지 몇년 안된 어린 딸이 있어서 환경에 더 관심이 있던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갖고 소재 발굴과 개발에 힘쓰며 다양한 대안들을 찾다 보니 '우리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동참하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Q / 아트임팩트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소셜 브랜드와 협업해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송 대표께서 이런 제안을 하게 된 동기와 이유는.
송 : '가치 있는 삶의 방식을 제안합니다'라는 한 문장 안에는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마다 어떠한 삶이 가치 있는지를 정의 내리는 것은 다르겠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것은 의식있는(conscious) 삶입니다. 당연하게 소비하고 당연하게 버리는 일상적인 삶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것들이 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내가 하는 행동이 지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하고 더 나은 방법을 선택하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좋은 가치를 담고 있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츠타야 디렉터로 알려진 '지적자본론'의 저자 마스다무네아키는 '제품이 아닌 제안을 선택하는 시대'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트임팩트가 선별(curation)하고 제안하는 제품을 통해 고객분들이 가치 있는(valuable) 삶의 방식(lifestyle)을 추구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platform)의 이름이 '이치(each)' 였습니다. 즉 each는 valuable lifestyle curation platform이 되고 싶었습니다. 저희 삶에서도 저 스스로가 플랫폼이 되어 좋은 철학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멋진 분들을 만나며 비전을 서로 공유하고 가치 있는 삶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트임팩트는 가치소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Q / 가치 소비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는.
송 : 우리 모두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대정신이라는 거창한 단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사회의 구성원인 만큼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고 행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행이 진실이 언론에 묻힐 수밖에 없던 이전 세대에서 요즘 세대는 SNS를 통해서 날것에 더 가까운 정보를 습득 할 수 있기에 진실에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습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조작된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눈(통찰력)이 더 필요하지만 우리가 갖는 관심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분명 사회문제는 하나하나 해결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트임팩트는 '소비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 할 수 있도록' 가치소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소비자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 아트 임팩트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송 :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이 되는 것입니다. 아트임팩트가 '가치소비 편집매장'으로 시작한 것 처럼 저희의 아이덴터티는 처음부터 '플랫폼' 이었습니다. 공간플랫폼으로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사람/제품/소재/기술 등 많은 것이 담기고 서로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의해 자동으로 분류되고 매칭 되는 온(on)라인 플랫폼이 아니라 진정성과 애정으로 연결되는 온(溫)라인 플랫폼이자 공간에 모인 사람들에 의해, 혹은 공간에서 선보이는 제품을 통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의 역할을 확대하려 합니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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