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 없어 공장 문 닫아야 하나
2006-03-27 김용태 기자
제조업체, 외국인 불법체류 추방으로 위기 맞아
7일부터 시행된 '외국인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제직 염색, 봉제, 워싱 등 국내 섬유 제조업체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이번 정부의 정책으로 11만 명의 국내 제조업체의 종사자들이 불법체류자로 분류돼 강제추방될 상황에 몰렸다.
경기도 포천의 A워싱업체는 강제출국 시행 이후 외국인 45명 중 25명이 강제추방되거나 일부 직원들은 잠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외국인이 전체 생산직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번 사태로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이 회사의 박모 사장은 "정부의 막무가내식 정책에 당황스러울 뿐이다. 생산인력의 대부분을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은 얼마 못 가 문을 닫아야 할 실정"이라며 "당장 일할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회사를 유지하라는 말이냐. 지금보다도 내년이 문제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가피하게 사업을 축소해야 할 실정이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인천의 D염색업체는 외국인 근로자 8명 중 2명은 출국했고, 2명은 출국 대기중이다. 연장 신청이 허가된 2명을 제외한 2명의 근로자는 잠적했다. D사 사장 김모 씨는 "잠적하기 전 2명의 직원이 야간에만 몰래 작업할 수 없겠냐며 물었지만 언제 불시검문을 나올지 몰라 거절했다"며 "한참 기술을 익혀 써먹어야 할 기술자들을 내보내도록 하는 지금의 정책은 문제가 있다. 인건비를 더 준다고 해도 국내 근로자는 찾기 어려운 형편인데다가, 산업연수생 등의 정부 대책이라는 것도 미미해서 우리 같은 업체들은 혜택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은 4년 미만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 취업확인서를 발급받은 사람만이 강제추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 또한 4년 이상 장기체류자와 올 4월 이후 입국한 신규 불법 체류자는 신청대상에서조차 제외된다. 또 3년 이상 4년 미만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도 출국한 뒤 입국보장 증명서를 발급받아 재입국하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출국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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