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5 한실장
<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11> "우리 브랜드는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 정도 됩니다."
이 얘기를 언뜻 들으면 우리 브랜드의 상품이 온라인을 통해 10%가 판매되고, 오프라인을 통해 90%가 판매되는 것처럼 들린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미루어 짐작해 볼 때, 다수의 회사들이 과거부터 해오던 회계상 분류 또는 부서별 실적 분류로 판단을 하다 보니 분석 단계에서부터 오판을 하는 경우들이 있고, 이어서 잘못된 전략이 나오는 경우들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온라인 쇼핑의 규모가 커지고 있을 때에는 어떻게 분석을 하고 전략을 짜면 좋을까? 먼저 소비자 관점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회계상 분석/평가 기준 그리고 부서별 실적 분석/평가 기준은 이미 과거 오랜 기간 동안의 경험에 맞춰 형성된 것이니 급변하는 최근 상황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어떤 유통 채널에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에 언제 우리 상품을 구매하고 있는가?'를 분석해 보면 그 동안의 유통, 인사, 상품, 물류 등 다양한 전략들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 동안 우리의 매출처는 백화점, 대리점, 아울렛, 온라인(자사몰과 위탁 방식으로 본사에서 진행하는 외부몰), 홀세일 그리고 면세점 등으로 구분되었을 것이다. 이 구성을 기준으로 채널별 매출 기여 비중(share)을 판단하고, 거기에 따른 판매 분석 및 상품 기획 전략, 인원, 물량 분배 전략 등을 사업 계획에 반영해왔다. 이렇게 현황을 파악하다 보면 백화점 40%, 대리점 20%, 홀세일 20%, 아울렛 10%, 온라인 10%와 같은 구성비가 나올 수 있다.
이것이 위에서 언급한 오프라인 90%, 온라인을 10%로 보는 경우다. 그러나 소비자가 어떤 채널을 통해 우리 상품을 구매하는가에 대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백화점 40%(오프라인 50%, 온라인 50%), 대리점 20%(오프라인 80%, 온라인 20%), 홀세일 20%(오프라인 60%, 온라인 40%), 아울렛 10%(오프라인 70%, 온라인 30%) 그리고 온라인 10%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내막을 파헤쳐 보면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 55%, 온라인에서 45% 구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결과에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알고 놀라는 경영진들도 꽤 있을 것이다. 여기에 최근 3년 간의 데이터를 함께 비교해 본다면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비중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채널별로 온-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구분했다면, 온-오프라인에서 팔린 베스트(best), 워스트(worst) 상품들의 리스트도 비교해 보면 좋겠다. 더불어 소비자가 구매한 최종 실제 판매가도 꼭 함께 비교해 보기를 권한다.
외부몰의 경우, 그때 그때 할인 쿠폰율이 다르고, 유통 측에서 쿠폰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다수라 브랜드 입장에서 정확한 할인율을 추적하기는 어렵겠지만, 담당자의 추정을 통해서라도 '소비자가 구매한 최종 실제 판매가'를 비교, 분석해보는 것은 향후 전략 수립에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예를 들어 BEST TOP 20 리스트의 온-오프라인 리스트와 그 최종 판매가를 비교해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중심가격 또는 상품당 판매가격(average selling price)이 크게 다르다는 걸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에서 실제 원하는 가격은 그 동안 우리가 제안했던 소비자가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의 상품이 온-오프라인에서 어떤 비중으로 팔리는지 알게 되는 것은 마케팅 예산 배분과 커뮤니케이션 전략 설정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백화점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로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기존 백화점 고객들의 특성을 염두에 둔 마케팅을 예산 배분하기 보다 전체 매출의 45%가 온라인 채널을 통해 나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짤 필요가 있겠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기존 부서들의 업무 성격 및 내용 재규정, 인원 재분배 그리고 필요 또는 불필요 업무와 인원에 대한 재점검까지 동반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백화점 매출의 50% 정도를 온라인(백화점몰)을 통해 만들고 있다면, 기존의 매장 관리와 백화점 관계 관리를 담당하던 인력 구성을 건강한 백화점몰 운영을 위한 관리 쪽으로 일부 재배정할 수도 있겠다. 사업의 구성과 내용이 달라졌다는 것을 발견한 이상 변화된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조직도와 업무, 인력 재배분도 새롭게 이뤄져야 한다.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인해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방식이 바뀌고 있고,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백화점몰 매출이 백화점 EDI를 통해 집계된다고 해서 오프라인 매출이 아니고, 홀세일 이테일러(Wholesale-E-Tailer)가 거래 방식이 홀세일이라고 해서 전통적 홀세일 파트너로 판단 및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 얼마에, 어떻게 우리 상품을 구매하는지 제대로 분석해야 올바른 전략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그 동안 해오던 관성 때문에 자칫 '밥 그릇 싸움'과 같은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겠지만, 꼭 소비자의 시점에서 분석해 보고, 전략을 재수립해 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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