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실장의 이커머스 썰戰 ⑩>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O2O, 상생 전략은?

2020-09-14  



"이제 본사에서까지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하면 우리는 죽으라는 겁니까?"


그 동안 자사몰을 활성화하겠다고 야심찬 계획을 잡고도 대리점을 비롯한 유통 채널들과 갈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들이 다수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매장 방문객은 크게 감소했고, 이와 연계돼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했다.


그러나 백화점몰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백화점 매장은 대리점,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았을 뿐, 코로나 상황에서 점포 중간관리 매니저 입장에서는 더 이상 매장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중간관리 시스템의 경우, 통상 점포나 매장의 상황에 따라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는 수수료 외에도 기본급을 본사 차원에서 보장해주는 하이브리드(hybrid) 모델을 병행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위기에도 많은 회사가 이 카드를 함께 검토했거나 시행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이번 사태의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전체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이 마비에 가까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오프라인 위탁 판매가 절대적인 패션 기업의 경우, 본사 자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본사 경영진이 할 수 있는 고민은 어떻게 하면(그나마 덜 경색된)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능한 많은 수량을 판매해 재고를 줄임과 동시에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가이며, 나아가서는 유통, 판매 수수료가 없는 자사몰에서 최대한 많이 팔 수 있을까?일 것이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들의 현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독자들이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패션 브랜드들의 상품을 위탁 형태로 팔고 있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의 경우, 대부분 자체 멤버십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쇼핑 혜택을 갖추고 있다. 이들 쇼핑몰들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순간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어떤 형태로든 더 나은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이 상황을(앞의 단락에서 언급한) 코로나 위기에 본사 경영진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을 대입해보면, 각종 혜택을 갖춘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하고, 나아가 자사몰도 최소한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쇼핑 혜택을 제공해서 재고율을 낮춰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 이해 관계자로 들어 있지 않는 사람들이 느낄 때에는 논리적으로 충분히 타당한 전략이라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리점의 입장 그리고 중간관리 매니저의 입장을 대입하면 풀기 어려운 상황으로 급변한다. "안 그래도 손님이 없어 장사하기 힘든데, 그나마 오는 손님들을 온라인으로 빼앗기라는 거냐? 심지어 본사에서 직접 자사몰을 통해 우리 고객들을 빼앗아 가느냐?" 대리점과 중간 관리 매니저들의 의견이 조금은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푸는 것이 좋을까?


이 문제는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수면 위로 부각되었을 뿐이지 벌써 수년 전부터 존재해 왔던 문제다. 다만 그 때는 기업 입장에서 지속성장과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온라인 채널 활성화를 준비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대리점, 중간관리 매니저 등의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하고 속도를 늦추거나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존폐의 문제는 아니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의 상황은 기업도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으며, 국가나 기업도 소비자들의 건강을 담보로 매장에서의 구매를 독려하기 어렵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능하다면 자사몰을 통해 최대한 많은 재고를 팔아 수익과 현금을 확보해야만 다음 시즌과 내년의 생존을 기약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상황을 계기로 패션 기업들은 근본적인 비즈니스 구조와 모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의미 있는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이 위기가 끝날 때쯤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에 더욱 익숙해져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만족시켜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전략적으로 온라인 쇼핑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매장과의 상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혜택을 동일하게 맞춘다?' 이러한 논의를 하기엔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쇼핑 편의성을 포함한 혜택들이 오프라인에서는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너무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타당성이 부족하다. 시공간 문제를 극복할 수 있고, 최소한의 리스크로 다양한 액션들을 빠르게 취할 수 있다는 디지털의 장점을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것 또한 억지 주장일 수 있다.


결국은 브랜드 상황에 맞는 온-오프 라인 매장의 역할 정의 및 변화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기업 내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정의와 변화가 아닌 고객 만족 관점에서 우리의 온-오프 매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온라인 특히 (수익율이 높은) 자사몰에서 발생한 수익 중 일부는 매장 활성화를 위해 재투자 되어야한다.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하는 것이 회사의 발전과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이익으로 돌아오는 지에 대한 공감도 충분히 필요한 것이다.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위기 상황 속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식량을 서로 먹겠다는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 상황을 연출하기 보다 함께 살아남고,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고, 이후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상생 모델에 대해 현실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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