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브랜드가 이커머스 바다를 순항한다면?

2020-09-01 박진아 IT 칼럼니스트 

‘올버즈’, 옴니채널 + 로컬라이제이션으로 중국 시장 공략

브랜드 로고가 없이 심플하고 깨끗한 디자인이 특징인 친환경 신발 브랜드 '올버즈'


소비 행태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 4월 매킨지가 발표한 글로벌 소비 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팬데믹을 기점으로 소비자들은 식료품 장보기와 외식 이외의 소비 활동 대부분을 온라인에서 해결한다. 또한 자택에서 자가격리가 실시됐던 유럽과 미국 소비자들의 80%는 코로나 이후 구매 결정도 까다롭게 하겠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들의 고전 행진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또한 더 치열해졌다. 온라인스토어 솔루션 기업 쇼피파이는 7월 말 공개한 2020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총매출 97% 신장 및 전년동기 대비 GMV 119% 성장률(Gross Merchan dise Volume,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주어진 기간 동안 이뤄진 총 매출액)을 보고했다.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미약해지고 디지털 및 옴니채널 경유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커졌다. 이는 또한 전염병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콕족들을 위한 패션 아이템 소비가 급증했다고 볼 수 있다.


'올버즈'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


◇ 올버즈, 온-오프 균형 맞춘 옴니채널로 시장 안착
그런 가운데 최근 마케터들은 어떻게 '피지털(physical + digital)'을 보여주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즉,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의 적절히 조화된 옴니채널 전략으로 소비자와 상품간 이상적인 터치포인트를 구축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두고 있다.


'올버즈(Allbirds)' 신발의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략은 코로나19 위기 속 중국시장에서 혁신적인 브랜드로 위상을 세운 우수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뉴질랜드 본사의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올버즈'는 창립 초기부터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창업자, CEO, 테크인사들과 헐리우드 배우들이 즐겨 신는 친환경 운동화 제조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창업 초기부터 7500만여 달러(한화 약 890억원)를 펀딩으로 후원 받고 2019년 기준 밸류에이션 14억 달러(1조 6600억원)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미국 관광과 유학을 통해 올버즈스토어에서 브랜드를 접해본 중국 젊은이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중국 젊은 소비자들은 올버즈 아이템을 직구로라도 구매하겠다는 니즈를 보였고, 자연스레 여러 중국 이커머스들의 입점 러브콜을 받았다, 2019년 봄 티몰과 징동닷컴에 입점했으며, 상하이, 베이징, 청두, 광저우 등 네 도시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중국 시장에서 올버즈를 사랑하는 주소비자군은 밀레니얼 세대다. 특히 시그니쳐 '울 러너(Wool Runners)' 운동화는 실리콘밸리와 혁신적 테크 스타트업 문화, 뉴질랜드 양모와 나무 펄프 소재의 친환경·웰빙 의식, 캐주얼하고 편안한 미국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중국 젊은 세대의 열망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중장년 소비자들에게는 신기 편안한 웰빙 신발로서 떠올랐다.


올버즈의 온-오프 옴니채널 전략은 티몰과 잘 맞아 떨어져 엄청난 시너지를 냈다.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시장에서는 서구권 소비자들이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에 방문하고 구매하도록 했다. 하지만 제3자 온라인 매장(플랫폼)을 통해 구입하는 중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올버즈는 티몰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채널을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티몰의 장점은 중국 최대의 온라인 매장이라는 점과 입점 브랜드마다 개성을 살린 이커머스 사이트 디자인과 구축이 용이하고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들을 잘 살린 결과 올버즈는 2019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지 불과 6개월 만에 솽스이 페스티벌에서 매출이 2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버즈'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


◇ 오프라인 타격, 온라인 D2C 강화로 타개
올버즈는 중국 춘절 연휴 직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휴업, 특별행사 취소, 매출 감소 등 운영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브랜드의 D2C 전략을 한층 더 민첩하게 실행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했다. 네 도시의 오프라인 매장을 주문-포장-배송 작업을 하는 풀필먼트 물류센터로 일시 전환하고 급증한 온라인 주문량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냈다.


또한 중국 내 코로나19 록다운 기간 동안 위챗을 활용해 오프라인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매장 직원들의 업무를 제품을 문의하는 개별 소비자들과 일대일로 상담하는 영상 라이브챗 담당자로 전환하고, 스태프들이 위챗 소셜미디어로 운동화 모델에 따른 옷 코디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문의 고객들과 공유하는 다채널 서비스로 민첩하게 대응하도록 했다. 이는 상품 및 서비스 관련 피드백과 고객 데이터 확보가 용이한 중국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잘 활용한 것이다.


이같은 옴니채널 전략 덕분에 '올버즈'는 중국 진출 1년 반이 지난 현재 중국 소비자들이 존중하는 지속가능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에 힘입어 타 유명 브랜드와의 친환경 협업 마케팅을 계획 중이며, 장기적으로 중국시장 내 사업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양말 없이 신기 좋은 신발로 이름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 소비자들의 강력한 요구를 반영해 작년 가을 양모 양말을 출시한 것도 고객 피드백을 진지하게 반영한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전략의 결과다.


에릭 해스겔 올버즈 글로벌 사업담당 대표는 "우리의 장기적 목표는 환경 폐해와 탄소유출 제로를 실현할 원단과 소재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다채널 수직적 리테일 체제를 구축한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올버즈'를 일관적으로 친환경적이고 유연한 기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시장 속에서 올버즈는 스스로를 굳이 '착한' 친환경 기업임을 내세워 중국 소비자들을 억지로 설득시키려 들지 않는다. 그 대신 중국 소비자들이 '올버즈' 브랜드를 신기술을 활용해 신발을 제조하는 혁신적인 테크 기업으로서 인식하고 있음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올버즈' 중국 공식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양모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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