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실장의 이커머스 썰戰⑥> 온라인 전용 상품은 정말 필요한가?

2020-06-29  

"진짜 온라인 강자들은 온라인 전용 상품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최근 기성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 채널에 집중한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요즘 다수의 브랜드들은 매장을 철수하고 그 재고를 온라인을 통해 소진하고 사업을 정리한다는 의미를 이렇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최근 몇 년 사이, 기존 매장에서 팔고 있는 물건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잘 팔아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지만, 동시에 온라인에 적합한 상품이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것도 기성 패션 중소, 중견 기업들에게 중요한 화두이자 미션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아직도 온라인이라는 채널을 할인 판매 채널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예전에 아울렛이나 행사용 기획 상품을 만들듯 품평에서 탈락한 상품이나 지난해 오프라인 베스트 셀러였던 상품들을 일부 수정하고, 기존보다 배수를 조금 덜 보는 선에서 출시하는 경우를 다수 본다. 그것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 '온라인 전용 상품'이라는 표기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된 가격군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방지 하기 위함도 있을테고, '온라인 전용'이라는 표기가 매력도를 올린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들이 부러워하기도 하고, 종종 회의의 주제가 되기도 하는 온라인에서 핫(HOT)한 브랜들이 '온라인 전용'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필자가 아는 한 그들은 스스로를 '온라인 전용'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게 부르지도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를 '디자이너 브랜드'라고 부르는 경우가 다수이다. 패션 비즈니스를 대하는 태도와 열정이 기성 브랜드와 비교하여 부족하지 않다.


기성 브랜드들은 이러한 온라인 강자들이 온라인을 위한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십 년간 패션 비즈니스에 종사해온 입장에서 볼 때, 이들 브랜드 상품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일 수도 있고, 기성 브랜드들의 억대 광고 이미지보다는 거칠어 보일 수 있겠다. 온라인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 제품을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소재도 별로고, 패턴도 엉망이고, 봉제도 그저 그렇고, 별거 없는데요"라며 이들 브랜드들을 평가절하하는 기성 브랜드들의 회의를 간간히 본다.



패션 기업들이 온라인 마켓에 특화된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향하며 이커머스에 투자하고 있다.


◇ 소비자 공감 위한 '간절함'의 유무
그러나 이들은 온라인이라는 채널에서 선택받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다. 기성 전문가들 눈에는 부족해 보이는 것들도 온라인이라는 채널에서 저(低)예산의 한계를 극복하고, 메이저 브랜드들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한 결과들이다.


치열하게 시즌 콘셉을 잡고, 최선을 다해 디자인하고, 품평을 하고, 시장조사를 통해 가격을 설정하고, 또 가능한 인맥을 동원해 최대한 멋진 룩북을 찍고, 그리고 자신들을 최대한 어필할 수 있는 상세 설명 페이지를 만든다. 실력과 예산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극대화 시킨 결과물에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그렇게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미 오프라인에서 한번쯤은 영광을 맛본 기성 브랜드들이 온라인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행여 보유한 거의 모든 상품, 마케팅 역량과 예산을 오프라인 사업을 위해 쓰고 남는 에너지를 온라인에 할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 하나의 예로 온라인 사업에 있어 룩북 촬영과 상품 상세 설명 페이지를 제작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고, 예산 사용에 있어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 중 하나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온라인 상에서는 판매 사원이 없다. 최대한 우리 브랜드의 콘셉과 스토리를 잘 보여주면서도 상품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룩북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 내야 한다. 그리고는 상품 상세 설명 페이지를 통해 어느 판매 사원보다 전문적이고 친절하게 꼼꼼하게 설명해 줘야 한다. 내가 만든 재고를 온라인을 통해 관심을 얻고, 온라인을 통해 다 팔아야 한다는 간절함을 갖고 이런 작업들을 한다.


오프라인에서 20만원짜리 4배수 상품을 좀 더 낮은 가격의 소재와 부자재로 바꾸고, 브랜드 명에 'by OO'을 써서 2.5배수를 보고 12만 5천원에 팔면 소비자들이 열광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한때 잘나갔던 브랜드라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고감도 광고 캠페인이나 룩북으로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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