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아마존·알리바바는 누가될 것인가?

2020-07-01 황연희 기자 yuni@fi.co.kr

네이버·카카오·쿠팡 빅3 변화 주도
대명화학, BAMP형 B2B 플랫폼 가능성 검증


네이버, 카카오 대형 포털 사이트의 패션 온라인 쇼핑 강화, 쿠팡의 패션 카테고리 업그레이드, 대형 유통사들의 이비즈니스 단독 법인화, 모바일 패션 전문 플랫폼 고속성장, 패션기업의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 강화 등 2020년은 그야말로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전성시대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의 성장은 이커머스 시장 규모의 성장과 직결된다. 2010년 25조 규모였던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35조원으로 10년 사이 5배 이상 성장했고 전체 소매판매액 중 21.4%의 규모로 증가했다. 이 중 중 의류는 10%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언택트 소비 확대로 온라인 쇼핑 거래가 더욱 활발해졌고 지난 2~4월에는 그 비중이 27~28%까지 증가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자 자연스럽게 이를 겨냥한 커머스 플랫폼 수도 증가했다. 무엇보다 양적 팽창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 B2C 플랫폼은 춘추전국시대 
인터파크,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과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대형 유통사의 종합몰로 시작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소셜커머스를 표방하는 쿠팡, 위메프, 티몬의 성장 이후 스마트폰 보급을 기준으로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전체 거래액 규모로는 여전히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이 주도권을 잡고 있지만 패션씬에서 만큼은 '스타일난다' '난닝구' '저스트원' '66걸즈'와 같은 여성 전문 소호몰과 무신사, W컨셉, 스타일쉐어,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로 권력이 이동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모바일 쇼핑에 능숙능란한 MZ 세대의 든든한 지원을 얻으며 감성 패션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또 패션 플랫폼 역시 럭셔리 브랜드, 리셀, 인플루언셀러,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등 콘텐츠의 세분화가 이뤄지면서 카테고리가 다양해졌다. 여기에 이커머스의 공룡인 쿠팡, 네이버, 카카오까지 패션 커머스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서 앞으로 이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은 양적 팽창에 그치지 않고 질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기능에 그치지 않고 당일 배송, 개인 맞춤 쇼핑 제안, 전자페이 등 전시, 구매, 결제, A/S 전 과정에서 서비스 향상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B2C 플랫폼은 자본과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시장인 만큼 공격적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쿠팡, 네이버, 카카오가 막강한 트래픽을 강점으로 내세워 패션 이커머스 마켓에서 어떤 입지를 구축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커머스 관련 전문가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아직 춘추전국시대다. 무신사 이후 패션 전문 이커머스가 급성장했고 패션 모바일 앱 중심으로 진화되고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풍부한 자본과 막강한 화력을 갖춘 네이버, 카카오, 쿠팡 3파전이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패션기업의 경우 이커머스 시장이 고속성장한 지난 20년 동안 이커머스 플랫폼을 하나의 유통 채널로 고려했을 뿐 플랫폼 사업에 적극적이진 않았다. LF가 2000년 '패션엘지닷컴'을 개설한 뒤 14년이 지나 'LF몰'로 리뉴얼하면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한섬 역시 2015년에서야 '더한섬닷컴'을 오픈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브랜드 성격에 맞는 양질의 쇼핑몰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몇몇 패션기업들이 자사몰에 타사 브랜드를 유치해 패션 종합몰로 성장을 꾀하는가 하면 'AU' 'EQL' 등 단독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을 론칭하면서 B2B2C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패션 마켓의 이해도가 높은 만큼 이커머스 역시 색다르게 전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는 이커머스는 무조건 해야한다는 불안한 당위성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패션 기업들이 콘텐츠 공급자(B2B)로서 이커머스 채널 비중을 확대하는 것과 스스로 이커머스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 플랫폼의 역할은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패션 이커머스를 표방하는 플랫폼 수가 수천여개에 달하는 현 시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DNA가 무엇인지 짚어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두가 한국의 아마존, 알리바바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과연 어떤 경쟁력을 갖추었는지, 각자의 입장에서 어떤 노선을 선택해야 하는지 심도 깊에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플랫폼의 진정한 역할은 이용자간 트래픽과 연결을 확대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Amazon Flywheel'이라는 BIZ 모델을 설명하며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 경험-트래픽-셀러 증가-선택폭 확대-로우 코스트 실현-고객 경험 증가 등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이 트래픽과 고객 경험 가치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수익성 제고를 목적으로 콘텐츠 비즈니스에 집중한다면 장기적으로 셀러(브랜드 콘텐츠)의 이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대로 패션기업이 본래의 장점인 양질의 콘텐츠 개발이 아닌 플랫폼 비즈니스에 투자하여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패션기업 중 이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패션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최적의 B2C 플랫폼을 선택하여 성장동력을 구축한 후 종국에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B2B 플랫폼 비즈니스가 안정적인 선택일 수 있다.


이커머스의 무한 가능성은 글로벌 보더리스 마켓에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 역시 한국의 아마존, 알리바바가 되길 목표하기 보다 브랜드(콘텐츠)들을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대명화학이 브랜드 콘텐츠에 투자, 육성하는 것이나 이커머스 생태계에 생존할 수 있도록 SCM 인프라, 풀필먼트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이 주목받는 이유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B2C 이커머스 마켓은 결국 글로벌 강자 중심으로 전세계가 통폐합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때문에 패션기업 입장에서는 현재의 소비자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디지털 생태계에 맞춰 구축해야 하고 이를 위해 소싱, 마케팅, 파이낸싱, 고객 서비스 등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개별로 고군분투하는 진격의 거인이 아닌 이제는 병참선 같은 양질의 콘텐츠를 육성할 수 있는 BAMP형 플랫폼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황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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