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실장의 이커머스 썰戰 ⑤> 도대체 누구에게 온라인 사업을 맡겨야 하나?

2020-06-15  

 최근 코로나19 사태는 그 어느때보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느끼게 해준 것 같다. 90년대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은 이미 코쿠닝(Cocooning)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멀지 않은 미래 사회에는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릴 것이며, 이와 관련한 사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느끼고 있듯이 코로나 사태와 함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업들은 앞다퉈 온라인 사업을 서둘러 도입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온라인 사업을 맡겨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내기 전 몇 가지 주의 사항들을 먼저 짚어보자.


첫째, 패션 온라인 비즈니스에는 소위 베테랑이 없거나 아주 적다고 봐야 한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처럼 30년 경력의 베테랑이 있을 수 없다. 90년대 인터넷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온라인 쇼핑몰들의 등장이 가속화 되었다고 보면, 패션 온라인 비즈니스는 약 2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또 한가지 이슈는 온라인 비즈니스가 그 20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진화해 왔고, 오늘 이 시간에도 진화 중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20년 동안 온라인 비즈니스에 몸 담고 있다 하더라도, 함께 진화해 오지 못했다면, 전문가라고 할 수 없겠다. 무작정 이력서에 경력이 긴 사람을 찾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둘째, 대형 포털 사이트나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 등에서 근무했던 소위 IT 전문가가 패션기업 온라인 비즈니스를 잘 할 수 있을까? 디지털에도 영역이 있다. 해낼 수도 있지만 필자는 쉽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아주 쉽게 보면 생필품 리테일 비즈니스의 전문가라고 해서 패션 브랜드 리테일 비즈니스를 당연히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과 관련된 비즈니스에도 각각의 영역이 있다.


셋째, 새로운 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으로 많은 것들이 쉽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최고 경영자의 과할 정도의 지지와 필요한 인력 지원 그리고 예산 지원들이 병행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채용을 하는 것이 좋다. 오프라인 중심의 기성 기업에서 온라인 비즈니스를 안착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카리스마 있는 디자인 디텍터 한 사람이 디자인실을 변화시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좋은 인재를 채용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해 내는지 한번 지켜보자'는 식으로는 단단하게 굳어있는 기존 조직의 업무 방식과 생각을 변화시키기는 어렵다.



 
◇헤비 온라인 쇼퍼같은 온라인 전문가가 적임자  
그럼 도대체 어떤 사람에게 맡겨야 할까? 짧은 역사와 현재도 지속적인 진화를 하고 있는 온라인 비즈니스의 현실을 고려할 때 어떤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아래와 같은 경력, 역량 그리고 성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고려해 보면 좋을 듯 하다.


첫째, 우리나라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의 현황에 대한 기본 이해도가 꼭 필요하다.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경쟁해서는 안되고, 오프라인의 매출을 빼앗아 성장하는 상황이 연출되어서도 안된다. 패션 브랜드가 지난 20~30년 동안 어떻게 운영되어 왔고, 내부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 그리고 유통 파트너들과는 어떤 관계 속에서 지금까지 왔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구매 패턴 변화 속도에 맞춰 성장해갈 수 있는 로드맵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브랜딩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온라인 비즈니스 환경은 브랜드를 순식간에 망가뜨릴 수 있는 수많은 유혹들이 존재한다. 브랜딩에 대한 소신이 부족한 온라인 책임자들이 단기간 매출을 확대하면서 브랜드를 너무도 쉽게 망가뜨린 사례를 수도없이 목격했다. 오프라인보다 이익율이 좋다는 함정에 빠져, 단기간 매출 상승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매출 만을 쫓지 않도록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와 소신이 있어야겠다.


셋째, 자사몰 강화 전략을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아직도 다수의 패션 브랜드 온라인 책임자들과 쇼핑몰 MD들은 최저가 관리를 통한 매출 확보를 최고의 매출 확대 전략으로 알고 있다. 자사몰의 다양한 과거 지표들을 분석하고, 숫자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목표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들을 기획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넷째, 본인 스스로 온라인 쇼핑몰들의 VIP 고객이어야 한다. 사이트별 혜택을 비교해 보고, 구매해보고, 교환 반품도 해보고, 그 과정에서 CS 담당자와 실랑이도 해보는 그 과정을 끊임없이 겪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이 생활화 되어야만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비즈니스 환경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세미나나 학습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수많은 쇼핑몰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쇼핑 혜택, 신기술 그리고 서비스들이 매일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다양한 쇼핑몰들을 매일 경험하고 있고, 쇼핑몰에 대한 기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다양한 쇼핑몰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고 최소 2~3개 이상의 쇼핑몰에서 VIP 등급이 될 만큼 스스로가 헤비 온라인 쇼퍼(heavy online shopper)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한 추진력과 설득력을 가진 사람이어야겠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세팅하거나 확대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경영자 설득과 기존 사업부 협의에 쓰게 될 것이다. 아주 힘들고 지치기 쉬운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어설픈 타협을 하게 되면, 결국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실패한다. 수많은 기업들에서 오늘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어쩌면 앞에서 언급한 네 가지 역량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 직급이 소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우리나라 회사의 특정 상 사업부와 수평선에서 협의할 수 있는 동일 직급 또는 그 이상의 직급이 부여될 수 있다면 그것도 큰 의미가 있겠다.


최근 글로벌 기업에서는 CDO(Chief Digi tal Officer)라는 포지션을 만들어 기업의 디지털 전략과 실행을 책임지게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실 위에서 언급된 다섯 가지 모두가 준비된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우리나라 패션 온라인 비즈니스 인재풀의 현황이다. 따라서 패션 중소, 중견 기업들의 경우, 약 10년차 이상의 영업 또는 마케팅 직원들 중, 헤비 온라인 쇼퍼(heavy online shopper)들을 선발하여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별도의 양성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이력서를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했던 과거 채용 방식 보다는 패션 브랜드 온라인 비즈니스를 건강하게 잘 키워갈 수 있는 역량과 성향을 잘 갖추고 있는지 충분히 점검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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