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 패션 O2O 솔루션으로

2020-06-15 황연희 기자 yuni@fi.co.kr

비대면 확산으로 리테일 커머스 ON AIR



# "잠시만요, 그 점퍼 소재가 뭐에요?" "네에, 이 점퍼는 폴리에스터 소재로 쿨링감을 느낄 수 있는 시원한 소재이고 스판끼가 있어서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어요!"


# "신장 155cm 단신이에요, 저에게 그 핸드백 사이즈가 크지 않을까요?" "이 모델과 비슷할 것 같아요. 이분이 착장하면 이 정도 사이즈에요. 편안하게 메고 다닐 수 있지요~"


# "아임아연님, 안녕하세요~딩잉님, 제 목소리가 안들리세요? 네에~ 지금은 잘 들리신다구요" "입술 팬티 저번에 생각없이 구입했는데 받아보니 야했어요~" "입술에 도장찍는건가?"


# "자 지금부터 선착순으로 핸드백 2만원에 판매하겠습니다. 키끼리! 저요저요. 네~당첨되셨습니다"


(왼쪽부터) '써스데이 아일랜드' 라이브 커머스, '캉골' 네이버 셀렉티브 라이브 커머스, 잼라이브와 손잡고 라방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한 '코모도'



이쪽 방송, 저쪽 방송 기웃기웃 하다 보니 벌써 2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20여분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으니 팝업창에 1만원 할인 쿠폰이 등장했다. 10% 할인된 라이브 방송가에 1만원 할인 쿠폰까지 적용하니 정상 판매가보다 6만원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요즘 라이브 커머스가 핫하다. 본지는 지난 2월 창간 특집호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 BIG BANG - 패션 유통의 미래 라이브 커머스로 진화'라는 주제로 이를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장기화되면서 이커머스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특히 대형 쇼핑몰 방문을 꺼리다보니 라이브 커머스의 중요도가 더욱 빠르게 인지되고 있다.


◇ 묻고 검색하고, 확인하고 구매하고!
패션기업들은 이커머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무엇보다 라이브 커머스를 대면 쇼핑을 대체하는 새로운 쇼핑 방식으로 보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대형 유통 업체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특화시키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쟁탈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티몬, 11번가, CJ몰, 엘롯데 등 대형 온라인 유통사에서 촉발된 라이브 커머스는 AK플라자,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에서도 라이브 커머스 채널과 연합을 시작했고 네이버, 카카오톡 등 이제 커머스 플랫폼을 장착한 포털사이트에서도 라이브 커머스를 특화시키고 있어 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패션 브랜드들도 상반기에는 라이브 커머스의 문을 조심히 두들겼다면 하반기에는 보다 적극적인 액션 플랜을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현 코앤컴 온라인팀 실장은 "TV홈쇼핑은 공중파, 종편 채널들 사이에서 방송을 하기 때문에 채널을 돌리면서 유입되는 고객 수도 상당하다. 하지만 모바일 기반의 라이브 커머스는 고객들의 유입 목적이 정확해야 한다. 지금은 방송 중의 할인 혜택, 쿠폰 제공 등 가격 메리트를 내세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라이브 커머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차별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캉골’의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한 넉살과 빅원


◇ 넉살과 빅원의 '캉골, 대신 입어드립니다!'
지난 5월 19일 저녁 8시, 네이버 셀릭티브 라이브에 VMC의 래퍼 넉살과 빅원이 등장했다. 10~20대의 인기를 얻고 있는 '캉골'은 처음으로 라이브 커머스 테스트를 벌이며 네이버 셀렉티브 라이브를 선택했다. 넉살과 빅원은 유창한 판매자의 기술은 아니지만 스타일리스트 윤담백과 함께 '캉골'의 팬과, 또 자신들의 팬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여름 스타일링 꿀팁을 전달했다.


이 날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는 스트라이프 티셔츠, 에코백, 라이트 웨이트 패커블 점퍼 등 20개 아이템을 라이브가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한 시간의 방송 동안 약 3만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고 20여만명의 좋아요를 얻은 것은 물론 당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매출이 약 1억 5천만원을 달성했다. 이 실적은 네이버 셀렉티브 라이브의 백화점 라이브, 아울렛 라이브, 브랜드패션 라이브 등을 통틀어서도 상위권 성적으로 라이브 커머스의 타겟팅과 셀럽 판매자, 브랜드 충성도, 방송 콘텐츠의 차별화가 맞아 떨어진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캉골' 입장에서도 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기대 이상이다. 네이버의 '캉골' 스마트스토어와 연계한 셀렉티브 라이브 판매였기에 스마트스토어 수수료만 지불하고 제작비 역시 저렴하게 진행, 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


'캉골'은 이번 네이버 셀렉티브 라이브의 성과가 기대 이상이어서 카카오 톡딜 라이브, 잼라이브, 스쉐라이브 그리고 자사몰까지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써스데이아일랜드', 원피스는 라이브를 타고!
지엔코(대표 김석주)의 '써스데이 아일랜드'는 이번 여름 라이브 커머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엔코는 지난 4월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기념해 롯데 본점에 '써스데이 아일랜드'의 뮤즈인 공효진의 스페셜 공간 'Hyojin's Room'을 마련했다. 평소 같았으면 팝업스토어 오픈만으로도 충분히 이슈몰이에 성공했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백화점 유입 고객이 감소, 이를 보완할 방법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테스트한 것이 라이브 커머스로 온라인 쇼핑몰 '엘롯데'의 @빽라이브(100LIVE)를 통해 공효진이 착용한 10가지 원피스 아이템을 모아 특별 판매했다. 4월 17일 오후 6시 30분부터 30분간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 2천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공효진 원피스 베스트 상품 위주로 기획한 것과 채팅방을 통해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궁금증을 해결해준 점, 공효진의 패턴백을 추가한 것이 인기 비결이었다는 것.


브랜드 관계자는 "우리도 처음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라 반신반의하며 시작했다. 20주년을 맞은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와 '써스데이 아일랜드'의 콘셉을 담은 시그니처 원피스, 여기에 공효진 셀럽 파워, 'Pattern Island'라는 특별한 공간 콘셉을 라이브로 전달한 것이 비대면 판매였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소구력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써스데이 아일랜드'는 '엘롯데'의 @빽라이브를 통해 이커머스 매출이 상승한 것은 물론 젊은 신규 고객층에게도 브랜드를 알린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또 이후 네이버 셀렉티브 라이브-현대무역점,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 등 각 점별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라이브 채널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아크메드라비', 오프라인은 막혀도 온라인은 뚫린다
이번 봄 코로나19 사태는 글로벌 수출을 진행하는 패션 브랜드에게 최대 악재였다. 글로벌 교류가 단절되면서 수출 오더를 받을 수 있는 트레이드 페어가 줄줄이 취소됐고 설상 오더를 받더라도 생산 납기를 맞추는 것과 물류 비용의 상승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곳도 생겨났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스트리트 캐주얼 '아크메드라비' 역시 중국 수출 물량은 물론 중국 관광객의 입국 중단으로 면세점 매출이 감소했다.


'아크메드라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라이브 커머스를 선택했다. '아크메드라비'는 지난 4월 티몰의 TP사인 이링쥬와 손잡고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했다. 중국 내 손꼽히는 인플루언셀러 리자치(李佳琦, Austin)를 호스트로 내세워 클래식 보이 도넛 오버사이즈 반팔티를 판매한 결과, 생방송 시간 330초 중 77초 만에 초도 준비한 1만건을 모두 판매했다. 뒤이어 2만 7000여건의 주문이 추가되면서 700만 위안(약 12억 9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템 페이지 방문객도 40만명을 넘어섰고 즐겨찾기를 한 고객이 순간 최대 측정치인 6000+를 돌파했다. 또한 ADLV 브랜드숍은 이날 티몰 여성복 카테고리에서 판매 베스트 1위에 등극하는 등 각종 기록을 세웠다.


'아크메드라비' 측은 이링쥬의 10년 노하우와 더불어 앞서 연예인 PPL 마케팅, 면세점, 본드스트리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오프라인 확장 등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다져왔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가능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라이브 커머스에 익숙한 중국 소비자들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같이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는 ‘랭앤루’의 박민선, 변혜정 디자이너

◇ '랭앤루', 라이브 커머스 통해 자사몰 키우기
프린트 저지 랩원피스를 시그니처로 하는 '랭앤루'의 박민선, 변혜정 디자이너는 상반기 참가 예정이었던 글로벌 트레이드 페어가 모두 취소되면서 국내에 발이 묶여있다. 여느 때 같으면 유럽, 미국, 중국 등을 순회하며 글로벌 바이어들을 만나 수출 오더를 받고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활발히 진행했을 텐테 올해는 계획했던 많은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어렵게 오픈한 '랭앤루'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이벤트도 진행하지 못한 채 영업을 시작했다.


박민선, 변혜정 디자이너가 선택한 방안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박민선 디자이너는 2만 5천여명, 변혜정 디자이너는 2만 3천여명, 그리고 '랭앤루' 공식 계정 역시 3만여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유명세를 얻고 있어 이를 활용해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또 유튜브에 '랭앤루 TV'를 오픈하고 두 디자이너가 정기적으로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신상품을 소개하고 이를 자사몰에서 구매하도록 연동,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변혜정 디자이너는 "라이브 방송을 정기화함으로써 주말 동안 자사몰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의 가능성을 검증했으며 하반기에는 유통사들의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오는 6월에도 롯데ON의 ON TV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무엇을 그리고 누가 판매할 것인가도 키 포인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라이브 커머스는 이제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솽스이' 페스티벌 참가 브랜드 중 90%가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할 만큼 보편화되어 있지만 국내는 이제 도입 단계인 셈이다. 때문에 어떤 채널을 선택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할 지, 그리고 어떤 타겟을 정해 어떤 제품을 판매할지 신중히 고려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판매자의 질적 자질에 대한 중요성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재 네이버 셀렉티브 라이브, 카카오 쇼핑 라이브, 롯데온 온TV, 스쉐라이브, 그립 등 라이브 커머스를 지향하는 플랫폼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라이브 커머스에 능통한 판매자들은 한정되어 있다. 탄탄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셀럽이나 인플루언서들도 그 동안 이미지나 신뢰도로 판매를 해왔고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판매 경험은 적다 보니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평소보다 판매 실적이 저조하기도 하다. 
A 브랜드는 그립의 AK플라자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를 다수 진행했으나 그리퍼(쇼핑 크리에이터)들의 패션 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도, 고객들과 소통하는 스킬 등에 따라 매출 실적의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TV홈쇼핑에서도 쇼호스트들의 실력에 따라 방송 매출이 좌우되듯 라이브 커머스 역시 쇼핑 크리에이터의 역할과 실시간으로 고객들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노하우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네이버 셀렉티브 라이브에서 브랜드 모델인 정혁을 내세워 라이브 커머스를 처음 진행했다. '정혁이 소개하는 코디룩'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는 1시간 동안 3.3만 동시 접속자와 9.3만 좋아요 그리고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의 원조 중국 타오바오쯔보(taobao 直播(직파))에서는 지난 2018년 기준 81명의 탑 라이브 커머스 인플루언서(쯔보)의 매출이 1500만 달러(한화 약 178억원)를 기록했고 웨이야, 장다이, 리자치, 파피장 등은 중국 4대 왕홍으로 불린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TV홈쇼핑에서의 쇼호스트와 같은 역할을 할 쇼핑 크리에이터이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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