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몰에서 싸게 팔아 컴플레인이 심합니다

2020-06-01 한실장 

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4

 


<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4>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술 투자에 대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을 바꾸고,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얘기를 한번쯤 아니 자주 듣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과거 오랜 시간 동안 단순히 '변화'라고 해왔던 단어가 모바일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단어로 바뀐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패션 중소·중견 기업의 경영자들은 종종 삼성 이건희 회장의 일화를 직원들에게 소개하고는 한다. 그 중 한가지가 "아내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는 이른바 프랑크 푸르트 선언이다. 경영자들이 직원들에게 변화를 촉구할 때, 자주 등장하는 사례다.


사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그러하다. 이미 디지털에 최적화되어 탄생한 기업이나 브랜드라면 굳이 '트랜스포메이션(변화, 변신)'이라는 단어가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런데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곳이라면 다 바꿀 각오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다.


우리 패션 중소·중견 기업들의 회의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보고와 논쟁이 있다. "자사몰에서 싸게 팔아서 대리점주(매니저들) 항의가 심합니다" "자사몰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곳인데 여기서는 안팔리더라도 정가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다. 정가 보다 낮은 가격에 파는 행위가 브랜딩이나 이익 관점에서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위 두 의견은 전형적인 오프라인 비즈니스 관점의 주장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는 자사몰을 과거와 같이 홈페이지 정도로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적합한 의견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면 조금 다르게 생각을 해보자. 소매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자사몰이다. 온라인, 모바일 환경에서 스스로 고객을 모으고 판매를 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비즈니스를 확장해 가는 것, 그것이 자사몰을 통한 비전이다. 그런데 이 곳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판다면 과연 누가 여기서 물건을 사겠는가.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있고, 시스템을 잘 갖췄다 하더라도 고객의 구매를 끌어내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사몰이 꼭 싸야 합니까? 그럼 기존 유통들은 망하라는 겁니까?" 이 시점에서 누군가 이런 공격적인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


문제는 두 번째 글 '2. 온라인에서 고객들이 우리 상품을 어디서 얼마에 사는지 알고 계십니까?' 에서 언급된 것처럼 이런 이슈가 나오는 대다수의 브랜드들은 이미 다년간 자사몰 보다 외부 온라인 유통에 의존하거나 개별 매장 단에서 대리점주 또는 매니저들이 온라인 판매를 따로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그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외부 온라인 유통을 통해 우리 물건을 정가보다 싸게 팔아왔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자사몰에서 정가로 판매하고, 네이버 지식 쇼핑 리스트에는 '최고가'로 노출되며 "우리 상품은 자사몰에서 사는 것 보다 다른 쇼핑몰에서 사시면 더 쌉니다"를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오해를 막기 위해 한 가지 짚어야 할 점은, 자사몰을 외부몰 보다 더 할인에서 싸게 팔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첫째, 외부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에 대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온라인 쇼핑 환경의 특성 상, 각각의 쇼핑몰들이 다양한 할인, 멤버십 혜택 들을 제공하고 있어 100% 동일한 최종 판매가를 맞추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감안한다고 해도 10% 차이 이내에서는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그 다음은 브랜드와 고객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자사몰 전략들이 필요하다.


자사몰 자체의 멤버십 혜택을 강화할 수도 있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자사몰 전용 상품을 구성할 수도 있으며, 동일한 상품에 대해서는 가격이 아닌 추가 혜택을 제공할 수도 있다. 다만, (자사몰을 강화하고 싶다면) 계속 최고가로 두어서 남 좋은 일만 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경영진이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겠다.


마지막으로, 기존 오프라인 유통들을 자사몰과 경쟁 관계를 형성할 것이 아니라 각 브랜드의 특성에 맞게 각자의 역할을 재정립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일반적으로 손님이 없는 주중 낮 시간에 각자 온라인 판매를 열심히 해서 본사의 자사몰과 그리고 타 매장들과 경쟁을 할 것인지, 쇼룸, 물류 그리고 CS 등의 역할을 보완하며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지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직접 판매한 물건에 대해 일정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기존 개념을 지우고, 각 브랜드에 따라 그리고 매장 환경에 따라 새로운 공생 관계를 설정해 본다면 다양한 방법이 도출될 수 있다.


눈치가 빠른 독자들은 네 번째 에피소드 만에 이미 느꼈겠지만, 온라인 비즈니스 그리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생각보다 많은 일 아니 모든 일이 기존의 사업과 엮여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에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것을 단순히 얹는 것이 아닌 기존의 것들을 바꾸면서 새로운 것을 얻어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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