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캐주얼, 女心 사르르 녹였다

2020-05-18 서재필 기자 sjp@fi.co.kr

‘오아이오아이’ ‘키르시’ ‘스컬프터’, 매출 100억원 거뜬
기존 유니섹스 브랜드도 여성 라인 강화


최근 스트리트 캐주얼의 주요 구매고객의 1020대 여성 소비자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에 브랜드들은 여성 라인을 선보이거나 협업을 통한 캡슐 컬렉션 등을 통해 색다른 콘텐츠로 여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 스트리트 캐주얼의 주요 유통 채널인 온라인 플랫폼들에서도 여성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무신사에서는 최근 2년새 여성 고객 비중이 50% 확장됐으며, 판매 랭킹 순위권에도 ‘오아이오아이’ ‘키르시’ ‘더블유브이프로젝트’ ‘어커버’ ‘스컬프터’ 등 여성 라인이 강한 브랜드들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0대 여성 이용자들이 대다수인 스타일쉐어에서는 ‘FCMM’ ‘널디’ ‘피버타임’ 등이 데일리룩으로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소녀나라는 자체 온라인몰에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검색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포착하고 이러한 브랜드들을 한 데 모은 플랫폼으로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오아이오아이’와 ‘키르시’는 오프라인 편집숍 원더플레이스에서도 다른 스트리트 캐주얼들을 누르고 여성 소비자들이 사이에서 매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올해 초 등장한 ‘핑크파인애플’과 지난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제로스트리트’ 등 여심을 저격하는 신예 스트리트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 ‘LMC’와 ‘라이풀’을 전개하는 레이어는 제3 브랜드 ‘칸코’를 1020 여성 소비자들을 위한 브랜드로 새롭게 리뉴얼했다.


‘키르시 X 로맨틱크라운’의 ‘Girl needs a closet’ 협업 컬렉션


◇ 10대는 ‘Sporty’, 20대는 ‘Cuty’ 스타일 인기
활동성과 키치한 디자인을 강조한 여성 스트리트 캐주얼이 지난해부터 대세로 떠올랐다. 10대 소녀들 사이에서는 ‘FCMM’ ‘널디’ ‘크럼프’ 등 트레이닝 세트가 강점인 브랜드들이 특히 인기다. ‘널디’는 지난 2018년부터 아이유, 지코 등 인기 아이돌들이 입은 보라색 트레이닝 세트로 SNS상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10대들의 또 다른 교복이 됐다. ‘FCMM’과 ‘크럼프’ 역시 활동성과 스트리트 무드를 강조한 트레이닝 세트가 핫하다.


특히 ‘FCMM’은 이번 여름 시즌을 맞아 소녀나라와 손잡고 스커트, 크롭티, 크롭맨투맨, 파이핑 팬츠 등 4가지 아이템으로 구성된 ‘우먼스 라인’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소녀나라 전속모델이 ‘FCMM’의 브랜드 콘셉을 살려 촬영한 이미지로 1020대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표창욱 소녀나라 상무는 “방과후 학원 갈 때나 친구들 만날 때 등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데일리룩 아이템들이 10대 소녀들 사이에서는 인기다. 여기에 ‘FCMM’과 같이 가성비와 트렌디한 디자인을 갖췄다면 더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소녀들 사이에서 스포티한 스트리트 캐주얼들이 데일리룩 역할을 했다면, ‘오아이오아이’ ‘키르시’ 등과 같은 귀여운 감성은 10~20대 전반에 걸쳐 제대로 먹혔다. ‘오아이오아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70% 성장한 230억원, ‘키르시’는 14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이다. 특히 ‘키르시’는 지난 2월 색조 화장품 ‘키르시 블렌딩’까지 론칭,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이영민 ‘비바스튜디오’ 실장은 “‘키르시’는 의류를 넘어 20대 초반 여성들이 그들만의 시그니처 무드를 스스로 표현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브랜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화장품, 잡화 등 다양하게 카테고리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마크곤잘레스’ ‘로맨틱크라운’, 협업으로 여성 라인 강화
최근 브랜드간 콜래보레이션은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협력 비즈니스로 자리잡고 있다. 대다수 스트리트 브랜드들은 유니섹스 캐주얼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키르시’와 ‘오아이오아이’처럼 제대로 1020대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어 이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싸 브랜드로 알려진 ‘마크곤잘레스’와 ‘오아이오아이’가 여름에 입기 좋은 핫썸머 컬렉션을 협업했다. 레드, 블루, 퍼플 등 형형색색의 컬러에 ‘마크곤잘레스’의 엔젤로고와 ‘오아이오아이’ 로고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유니섹스 티셔츠뿐만 아니라 크롭티셔츠와 원피스 등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아이템 구성도 돋보인다.


지난 2월 ‘로맨틱크라운’과 ‘키르시’는 개강 시즌을 맞아 ‘Girl’s needs a closet’을 슬로건으로 협업 컬렉션을 발매했다. 가디건, 후디, 넥컬러 드레스, 반소매 티셔츠, 숏팬츠, 스커트 등 가볍고 발랄한 스타일들로 가득 채웠으며 크로스백, 스마트폰 케이스, 베렛모자, 키링 등 20대 초반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액세서리들도 함께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FCMM’이 소녀나라에 단독 출시한 우먼즈 라인


◇ ‘스컬프터’ ‘비피비’도 꾸준히 성장 中
누구나 아는 여성 스트리트 1대장 브랜드 ‘키르시’와 ‘오아이오아이’ 이외에도 ‘스컬프터’와 ‘비피비’ 역시 1020 여성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브랜드다.


‘스컬프터’는 올해 론칭 9주년을 맞았다. 내년 10주년을 앞두고 일본, 중국 등 해외 홀세일 비즈니스를 확대하면서 남다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측면에서도 지난해 100억원 고지를 넘기면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유니섹스 브랜드를 지향하지만 여심을 사로잡는 발랄한 색상의 레더재킷과 백팩, 맨투맨 등을 중심으로 1020 여성 소비자들을 위한 라인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올해부터는 해외 비즈니스를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키르시’ 라이선스를 확보한 일본 기업 아다스트리아와 손잡고 온라인 시장에 진출했으며, 일본 아트모스와도 계약했다.


올해로 론칭 11년차를 맞은 ‘비피비’는 뷰티, 가방, 신발 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한 여성 스트리트 브랜드다. 지난해 뷰티 브랜드 ‘에뛰드하우스’와의 협업으로 이슈몰이를 했으며, Z세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가방 브랜드 ‘데이라이프’와 협업을 통해 20살을 맞이한 소녀들을 위한 성년의 날 기념 가방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외 온오프라인 채널에서도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중국 i.t와 일본 여러 편집숍과 홀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백화점의 요청을 받아 네 차례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무신사 어워드 ‘눈부신 행보를 보여준 인물’로 ‘비피비’의 하보배, 하보미 대표가 선정됐다.


하보배 대표는 “‘비피비’는 20대 초중반을 위한 로맨틱 무드를 강조한다면 ‘비피비클럽’은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아우르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타겟층을 세분화했다. 특히 다양한 브랜드와 어울릴 수 있는 아이덴티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피비 X 에뛰드하우스’, ‘비피비’는 여러 뷰티 브랜드들과 협업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 ‘핑크파인애플’ ‘제로스트리트’ 눈 여겨 볼 New 브랜드
기존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여성 전용 라인 기획을 넘어 여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분홍색 파인애플 로고가 돋보이는 ‘핑크파인애플’은 ‘남다른 나’를 슬로건으로 MZ세대들의 감성을 충족시켜줄 신선하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의 여성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다. 지난 2월 론칭과 동시에 스타일쉐어, 브랜디, 힙합퍼, 플라넷비 등 온오프라인 12개 채널에 입점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핑크파인애플’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단순하지만 임팩트 있는 분홍색 파인애플을 활용한 로고플레이가 강점이다. 맨투맨, 티셔츠, 후디 등 의류뿐만 아니라 가방, 모자, 스마트폰 케이스 등 다양한 액세서리까지 전개한다. 여기에 패션 전문 기업에서만 20여년간 기여한 배수향 대표의 두 번째 도전으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제로스트리트’는 로맨틱과 러블리를 메인 스타일 키워드로 밀레니얼 여성 소비자들에게 연 200여개 스타일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특히 도넛 그래픽을 활용한 티셔츠 ‘제로 도넛’ 라인은 발매부터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며 이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자리잡았다. 이 브랜드는 론칭부터 국내보다는 해외 홀세일에 무게를 뒀다. 국내보다 먼저 중국 i.t와 티몰 등과 홀세일 거래를 시작했다.


김금주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먼저 ‘제로스트리트’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유의 위트있고 발랄한 감성을 살려 차별화한 것이 현지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로스트리트’ 2020 SS 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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