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DX, 글로벌 럭셔리로부터 배우다
2019-11-15박진아 IT 칼럼니스트 
‘버버리’부터 ‘구찌’ ‘루이비통’까지 MZ세대 잡고 상승세


럭셔리 브랜드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에 비교적 뒤늦게 편승했다는 것은 리테일 산업에서 비밀이 아니다. 실제 헤리티지를 가진 럭셔리 브랜드들은 인터넷과 모바일 문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가고자 하는 욕구는 분명했으나 지난 4~5년 전까지도 과거 고정 고객층의 취향과 구매방식에 의존하며 디지털화를 조심스럽게 관찰하는 수동적 자세를 유지했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취했던 접근방식은 오늘날 디지털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밑거름이 됐고 매출 상승이라는 성과로 되돌아 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의 조사에 따르면 럭셔리 패션시장 규모는 2019년 1월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인 2600억 달러(한화 약 300조 8,200억원)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매년 6%씩 건전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샤넬’ 패션하우스의 재미있는 역사와 뒷이야기를 매력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로 구성한 ‘인사이드 샤넬(Inside Chanel)’ 비디오


◇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DX 현황


럭셔리 브랜드 중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최고 모범 사례로 꼽히는 영국의 ‘버버리’는 2011년 ‘비스포크(Bespoke)’ 광고 캠페인을 시작으로 디지털을 가장 먼저 실험하기 시작했다. 대다수 세계적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본격 단행한 해가 2017년임을 고려하면 몇 발 빠른 행보다.


맥킨지 컨설팅에 따르면, 모바일 테크놀로지가 기반된 소셜미디어 마케팅과 온라인 리테일(online retail) 전략은 해마다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라면 오는 2025년이 되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의 전체 매출액은 9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20%가 온라인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theloup.co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창조하는 명품 브랜드로 선정된 바 있는 ‘샤넬’은 광고 캠페인으로 2017년 한 해 동안에만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3억뷰라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특히 ‘샤넬’ 패션하우스의 내부 모습을 가감없이 공개한 ‘인사이드 샤넬’ 비디오 시리즈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비밀스러운 럭셔리 비즈니스 세계를 동경하는 소비자 심리를 효과적으로 공략한 사례로 꼽힌다.


‘구찌’는 특히 데이터 분석에 의존한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옴니채널 접근 방식과 데이터 분석에 기반, 소비자와 밀착된 24시간 스냅챗 및 인스타그램 디지털 비디오 캠페인을 실시한 결과 최근 2~3년 간 40%씩 매출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구찌’의 모회사 케링은 이같은 성공적인 효과에 힘입어 테크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브랜드의 시각적 요소로 소비자의 주의를 가장 오래 사로잡는 명품 브랜드의 사례로서 타 브랜드의 추종을 불허한다. 성공 비결은 ‘루이비통’ 특유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유튜브를 유려하게 오가는 콘텐츠 통일에 있고 간결하고 분명한 비디오·포토·텍스트 코디네이션 미학에 담겨있다는 평가다.


‘루이비통’ 캠페인,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명품 브랜드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진실성이
담긴 윤리적인 제품을 추구한다


◇ 럭셔리 브랜드는 어떻게 MZ세대를 홀렸나?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이 ‘뉴’ 테크에 익숙한 새 MZ세대 소비자군을 발굴해 그들의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하며 디지털 패션 리테일 시장을 주도하는 성공요인은 대략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다.


① 민주적이고 접근가능한 대상으로서의 명품
스마트폰과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편화로 인해 명품은 반드시 물리적 매장에서 조련된 세일즈 스태프의 조언을 받아 구입하는 것이란 인식에서 전환할 때다. 이미 전세계 명품 시장의 구매자 연령대는 MZ세대가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명품 구매자들의 80%는 브랜드 인식, 구매시점, 구매 사후에 이르는 전 구매여정을 각종 디지털 채널을 통해서 인식하고 영향을 받은 후 구매여정을 거치는 이른바 ‘디지털 영향권 소비자’들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그같은 소비자 구매경험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② 소비자 감성에 호소하는 브랜드 인게이지먼트 전략
테크는 브랜드와 관련된 감성적 이미지와 스토리를 일관적으로 구축·육성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과거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의지하던 캠페인 방식에서 다각화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하면서도 접근성이 우수한 통로를 확보해 소비자를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계를 강화하고 구매욕구를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③ 소비자 반응 주시
소비자들이 시시각각으로 제공하는 제품 체험기, 제품 품평과 의견,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진을 포함한 각종 온라인 신호를 실시간으로 트랙킹하고 분석하여 트렌드 예측과 세련하게 개별화된 맞춤 경험을 선사하는 것은 명품 마케팅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다. 최근 명품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및 데이터 애널리틱스, 안면 및 이미징 인식 기술에 투자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④ 테크 및 미디어 파트너와의 다자간 전략적 공조
테크가 주축이 된 명품 패션 리테일의 성공은 브랜드를 지원하는 다수의 테크·미디어·유통 파트너 및 공급자들과 디지털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용하는 데 달려있다. 예컨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주장해온 스텔라 매카트니와 ‘아디다스’의 협업은 ‘아디다스’를 오늘날 글로벌 브랜드 대열에 올라서게 만들었다.


‘스텔라 매카트니 x 아디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