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아이덴티티’와 ‘시그니처’로 성장한다
2019-10-14서재필 기자 sjp@fi.co.kr
MZ세대, 모바일 내 이미지 한 컷으로 구매 결정


아이덴티티가 브랜드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각광받고 있다.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화면 한 컷으로 브랜드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비주얼 구성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제1 전략으로 떠오른 것이다.


무신사로 대표되는 온라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SNS 인플루언서 마켓까지 어떻게 하면 판매할 옷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예쁘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지를 고민한다. 단순히 제품의 기능과 퀄리티에 대한 장점을 설명하는 홍보 차원이 아닌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공감하고 인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 중심에는 최근 패션시장의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 + Z세대)가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LED 화면을 통해 상품을 접하는 것에 익숙한 것은 물론 기존과는 다른 색다른 콘텐츠에 흥미를 느낀다.


홍석우 패션에세이스트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하는 브랜드에 팬심에 가까운 지지를 보낸다. 최근 패션 브랜드부터 인플루언서까지 하나의 소셜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MZ세대는 그들의 취향에 맞는 미디어를 고르고 소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MZ세대들은 패션 아이템을 구매할 때 절반 이상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다.


◇ 뚜렷한 아이덴티티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다


MZ세대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취향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골라 소비하는 형태로 진화한 현재, 브랜드들은 이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개성있고 명확한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필요로 하고 있다.


정현우 ‘롸킥스’ 대표는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은 바로 브랜드 그 자체다. 얼마나 색다른 아이템을 만드느냐가 아닌 브랜드만의 색깔을 잘 살린 아이템이 잘 나간다. 특히 과시하다 또는 뽐내다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플렉스(FLEX)’ 문화가 이들 사이에 만연하게 퍼지면서 다소 비싸다고 느껴지는 아이템도 고민없이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오프라인 편집숍 관계자는 “매장을 방문한 1020대 소비자들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아이템에서는 유명하거나 헤리티지가 쌓인 브랜드와 더불어 디자인, 컬러, 로고 등 디테일 부분에서 가장 자신의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른다. 이는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브랜드를 구매하는 경향으로 바라볼 수 있다. 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브랜드 네임과 가격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시그니처 아이템은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이템이 아닌 이미지만으로 그 브랜드의 제품임을 알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강조한다.


‘로맨틱크라운’의 경우 로고 플레이가 아닌 색감과 디테일에서 차별화를 준다. 화이트, 옐로우, 네이비, 레드 등 원색적인 컬러로 로맨틱한 무드를 강조하는 한편 목과 팔, 아랫단 부분에 '로맨틱크라운'의 패치를 사용한 것이 이들의 시그니처다. ‘아크메드라비’는 다양한 아이들의 얼굴을 프린팅한 후디, 맨투맨 등이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특히 이 베이비페이스 프린팅은 텐타/덤블가공을 통해 세탁 후에도 훼손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김민성 ‘로맨틱크라운’ 대표는 “시그니처 아이템은 브랜드의 성향 및 추구하는 바를 소비자에서 어필하는 상품”이라며 “시그니처 아이템은 곧 브랜드 가치로 연결되기 때문에 대중적인 판매와 더불어 브랜드만의 고유한 성향을 보여 줄 수 있도록 기획해야 하며 판매수량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크메드라비’ 베이비페이스 후디


◇ 모바일 시대, 감성 담긴 콘텐츠가 매출 결정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MZ세대들은 패션 아이템을 구매할 때 절반 이상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 시대에서 상품 스타일 수가 많은 것보다 카테고리 킬러 아이템 하나만으로 매출을 견인할 수 있다.


김 모군(23세, 대학생)는 “옷을 살 때 딱히 하나의 브랜드를 선택해서 구매하지 않는다. 플랫폼에서 스크롤을 내리며 다양한 아이템을 살펴본 후 그 브랜드의 홈페이지로 가서 룩북 이미지를 살핀다. 여기서 맘에 들면 상품 후기를 살피고 구매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 역시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상품이 100~200개가 넘어도 소비자들이 다 보지 않는다. 스크롤을 내리다가 눈에 꽂히는 아이템 하나가 판매로 연결된다”고 의견을 더했다.


특히 룩북은 그 브랜드의 감성을 잘 살필 수 있는 요소다. MZ세대들은 룩북을 통해 구매하고자 하는 브랜드가 어떠한 감성을 갖고 있는지를 중시하는 것이다.


감성으로 팬덤을 확보한 브랜드는 ‘디스이즈네버댓’이 대표적이다. ‘디스이즈네버댓’은 매시즌 브랜드 감성이 짙은 영상 콘텐츠로 마니아들을 열광시킨다. 영상으로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끈 덕에 직접 영상 속 제품을 체험하기 위해 시즌 발매 프레젠테이션마다 2000여명의 팬들이 방문한다.


감성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치스패션’ ‘네타포르테’ 등 유럽 글로벌 플랫폼의 바이어들은 사입을 위해 브랜드의 룩북을 요구한다. 얼마나 자신들의 감성을 ‘멋지게’ 표현할 수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앤더슨벨’은 지난 1월 파리패션위크 쇼룸에서 글로벌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는 자신들의 감성을 짙게 담긴 룩북 제작과 쇼룸 공간 구성을 위한 오브제 등에 투자한 결과다.


최정희 ‘앤더슨벨’ 대표는 “글로벌 바이어들은 기본적으로 행거에 걸린 옷들을 살펴 본 후 룩북을 요구한다. 글로벌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룩북에서 나타나는 감성이 소비의 기준이 된 것이다. 우리가 가장 자신 있는 아이템을 우리만의 감성으로 포장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디스이즈네버댓’ 2019 F/W 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