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 Identity로 확장성 무궁한 3차원 마켓으로
2019-10-15김묘환 컬처마케팅그룹 대표이사  
애슬레저, 스트리트 캐주얼 성장배경 되짚을 때


필자는 적어도 5년전부터 국내 패션산업이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고, 심각한 시장 변화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공교롭게도 2014년을 정점으로 국내 패션시장의 버팀목이었던 아웃도어 붐이 사그라지기 시작하면서 불확실성의 시대로 빠르게 진입했다. 여기에 정치사회적 상황마저 소비시장에 찬물을 끼 얹으면서 패션시장은 5년여 동안 불황의 늪에서 신음 중이다.


하지만 그냥 불황 탓이라고 말하기엔 지난 5년 국내 패션시장은 너무나 뚜렷한 변화의 이유를 예고해 왔다. 첫 번째 변화는 소비 동향을 과학적으로 파악 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는 아웃도어 시장을 대체할 시장에 대한 판단에서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업계에서 대안 시장으로 골프시장에 매달리고 있을 때 막상 골프 산업계에서는 골프 인구의 축소와 급격하게 Cyber Sports로 이동하고 있는 Young Golfer들로 인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발주자로 나온 골프 브랜드들은 이러한 경고를 무시했다. 아니 경고 자체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감에 의한 브랜드 투기에 돌입했다.


이즈음 글로벌 패션 마켓은 ‘애슬레저’에 주목하고 애슬레저가 가져올 파급효과를 측정하기에 바빴다. 왜? 그건 다양한 도구를 통해서 소비자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과학적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성 플레이어들이 일순의 관심도 표하지 않고 있을 때 약관의 청년이 그저 좋아서 시작한 브랜드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니 이제서야 애슬레저에 대해 예전의 방식으로 感 잡기에 바쁜 것도 지금의 현실이다.



국내 라이프스타일 시장은 소품, 리빙 마켓보다 ‘Health’ ‘leisure’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로 인해 애슬레저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화로 발달했다. 사진은 ‘안다르’


라이프스타일이란 단어가 수년간 키워드로 회자되고 있을 때도 그저 깜찍하고 예쁜 생활용품 몇 가지 구비해 놓으면 라이프스타일 스토어가 된다고 착각했다. 그마저도 조금 시도해보다 “이 길이 아닌가 보다”하고 되돌아 내려온 사례는 얼마나 많은가?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기 보다는 그마저도 감에 의존하려던 것은 아닌지, 감성산업을 다루다 보니 감에 의존하는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웃 일본에서 편집형 브랜드 시장을 평정한 빔스(BEAMS Group) 마저도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의 시행착오로 십 수년을 돌아온 사례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지금 국내 시장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추구하고 지속 가능을 고민하는 브랜드가 얼마나 있을까?


두번째 예고는 1995년 국내 시장에 W.W.W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할 당시부터 WEB의 시대는 패션산업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것으로 보았다. 실제 국내 패션시장에서 이십여 년 만에 패션산업은 E-Business환경으로 인해 강제 조정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지금 패션시장에서 E-Business로 더 성장했다는 기성 빅브랜드를 누가 하나라도 거론 할 수 있는가? 오히려 고속 성장한 새로운 플랫폼 눈치까지 보는 시어머니 둘을 모시는 형국으로 빠져든 것이 기성 패션 플레이어들의 현재 자화상이다.


이렇게 국내 시장에서 기성 플레이어들이 혼란에 빠져서 방향을 잃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말하지 않아도 경영자(자랑스런 이름 ‘오너’라고 하자)가 첫 번째 원인 제공자고, 두 번째는 고액 연봉에 빛나는 20여년 같은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본부장, 사업부장, 디렉터, 실장들일 것이다. 이들이 새로운 정서와 가치관을 지닌데다 뉴 커스토머들과 가장 밀접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는 조직의 Young Power들을 활용할 줄 모르고 수직적 관리 체제에 가두어 놓기 때문에 기성 플레이어들은 현재의 혼돈 상태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고 본다.

◇ New Customer 공감 위해 조직문화 혁신부터


주변 환경을 한번 둘러 보자. 초고도 고령화 사회 진입, 라이프스타일 영역이 근린에서 확산되는 상황, 장기 불황으로 인한 성장의 경제적 구도와 디플레이션에 조짐, 이에 따르는 불확실한 노동 환경. 이외에도 25%를 넘어간 도시의 독신 세대, 디지털의 확산에 따라 생겨난 새로운 공동체문화의 부활. 실제 이러한 배경이 패션시장 전반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New Custo mer들은 기존 시장 모형으로부터 이탈하는 탈시장과 탈채널의 길을 걷고 있고, 기존 고객들마저도 탈연령화와 탈시공간화로 Borderless 세상에 빠지고 있다. 여기에 대표적으로 거론 될 수 있는 브랜드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로부터 지속가능을 담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그것도 아주 익숙한 방법으로…. 바로 ‘브랜드 정체성의 확보’가 답이 될 수 있다. 이미 패션시장은 20년 강자로 군림한 Global Fast Fashion 기업들에 의해 Style과 Price로 구분하던 2차원 포지션은 다 차버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추구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브랜드 정체성의 본질에 대해서 먼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그저 브랜드 네임이 조금 알려졌다고 브랜드의 정체성이 소비자들에게 인식되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분명 지금의 패션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면서 작은 행복에 만족하려 든다. 그렇지만 New Customer들에게 가장 먼저 패션 소비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이제 누군가를 추종하던 Trend도 아니고, 소비 그 자체가 목적이기에 가능했던 가격이미지의 파괴가 가져온 쓰레기 소비는 더더욱 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한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행성에서는 1500억 장의 옷이 만들어 졌다.


지구촌 사람들 1인당 20벌이 넘는 수량이다. 그 결과 9200만 톤의 고형 쓰레기가 패션산업에서 발생됐다. 더구나 이중 10%도 재활용 되지 못했다. 20여년 패스트 패션이 New Customer들에게 새로운 패션 소비를 일깨우고 있다. 그야말로 진짜 전환기가 다시 시작되는 형국인 것이다.


이런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새롭게 정립해야 할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것인가? 또 이렇게 만들어진 B.I를 바탕에서 기업의 최적화Optimum은? 이러한 시도가 가능해 질 때 도저히 틈이 안보이던 2차원 마켓이 3차원의 두텁고 유연하고 확장성이 무궁무진한 3차원 시장으로 탈바꿈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Brand Identity, Brand Position, Brand Image, Iconography, Icon 그리고 Storytelling과 Experience 공유 등 전환기 한국 패션이 추구해야 될 유일한 방법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발 감에만 의존하지 말고, 남 탓하지 말고, 새로운 생각으로 가득 찬 신진들과 힘을 합쳐 다른 곳으로 돌아서버린 패션 동반자들을 다시 맞을 준비를 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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