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포츠&아웃도어 시장, 성장세 꺾였다
2019-06-15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아웃도어 붐 이후 디플레이션 우려… ‘노스페이스’ 고군분투


일본 패션산업 전반이 과잉공급과 수급차질로 많은 재고를 남기고 실적 저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스포츠 브랜드는 애슬레저와 아웃도어 열풍을 등에 업고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 스포츠 브랜드들의 실적에 명암이 드리워졌다. 올해 1분기 스포츠 및 아웃도어 기업들의 결산자료를 살펴보면 이 시장은 전반적으로 성장이 멈춰 있는 상태다.


'노스페이스' 다카시마야 니혼바시점, 아웃도어는 물론 캐주얼 라인도 함께 진열되어 있다



◇ '미즈노' '아식스' 저조… '노스페이스' 고군분투

일본 스포츠 시장의 선두로 평가 받던 '미즈노' 역시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데상트'와 '요넥스'는 미미하지만 매출 증가로 선방하는 듯 했으나,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했다. '아식스'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스포츠 시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브랜드는 '노스페이스'뿐이다. 일본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골드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3% 증가한 637억 600만엔(약 6929억원), 영업이익은 78.4% 상승한 116억 1700만엔(약 1263억원)이다. '노스페이스'와 함께 '헬리한센'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선전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불어 닥친 한파의 영향으로 다운파카와 방한용품 등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골드윈이라도 올해 초부터 '노스페이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제품들의 판매가 부진하다. 전체 매출대비 아웃도어 관련 매출 점유율은 2016년 57.2%에서 2019년 78.2%로 증가했다. '노스페이스'의 매출이 골드윈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 편중이 심각한 상태다.

최근 '노스페이스'는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시티 캐주얼과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스페이스'의 행보가 오히려 아웃도어 붐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매장별 매출을 살펴보면 꾸준한 호조세를 이어가는 브랜드는 '노스페이스' '라코스테' '콜롬비아'뿐이다. '나이키' '푸마'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이미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 스포츠 시장에 드리운 그늘… 문제는?

주목해야 할 것은 스포츠 브랜드들의 가격이다. 스포츠 브랜드들의 정가는 SPA 상품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다. 또한 트렌드 변화보다는 기능성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시즌이 지나더라도 아울렛에서 구매하기를 선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과거 일본 패션시장의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시장 축소 상황과 비슷한 동향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한다.


'유니클로' 스포츠 라인


일본 패션산업 관계자들은 '유니클로'의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만약 '유니클로'가 스포츠 시장에 재도전 한다면 시장 디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0년 전 저렴한 스포츠 라인 '스포클로'에 도전하고 1년만에 철수하는 실패를 맛 본 이후 스포츠웨어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러닝웨어를 출시하는 등 스포츠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또한 작업복 시장의 '유니클로'라 불리는 '워크맨플러스'가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든다면 아웃도어의 이케아라고 불리는 '데카트론'과의 패권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 역시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 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창 스포츠 붐이 일어나는 상황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는 브랜드가 손에 꼽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각자만의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애슬레저와 아웃도어의 붐은 단순히 핑크빛 꿈으로 허망하게 끝날 수 있다.


'데카트론' 한큐니시마야 매장

'워크맨플러스' 라라포트 타치가와타치히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