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K패션 해외시장 판로 개척에 앞장
2019-06-01서재필 기자 sjp@fi.co.kr
W컨셉,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美 시장 홀세일 지원

브랜디, 日 시부야109 팝업 등 다각도 추진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K패션 글로벌화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K패션에 대한 글로벌 바이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의 글로벌 진출 방식에 성공 사례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은 자신들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해외에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는 O2O팝업스토어부터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과 연동시켜 자유롭게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 등 여러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다.


한 디자이너 브랜드 대표는 "국내 패션 시장에서 확장성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소규모 브랜드들에게는 더 없는 호재다. 아직 실험 단계지만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다면 복잡한 과정 없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판로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 W컨셉, 브랜드-리테일러 B2B 중매 강화


W컨셉코리아(대표 황재익)는 지난 4월 25일부터 5일간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에 O2O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국내 19개 디자이너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이를 시작으로 국내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판로 개척에 앞장선다.



W컨셉 미국 팝업 스토어




W컨셉은 글로벌 시장의 포문을 열기 위해 3가지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구상했다. 우선 W컨셉 미국 지사 W컨셉USA의 이커머스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W컨셉은 이미 미국 홈페이지에 전세계 화폐 단위로 거래가 가능한 결제 기능을 개발해 글로벌 커머스 역할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 다른 전략은 입점 브랜드들의 홀세일 비즈니스 지원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전세계 브랜드들의 해외 판매 대행과 쇼룸을 운영하는 글로벌 플랫폼 '니드서플라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W컨셉은 니드서플라이 쇼룸에 국내 역량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글로벌 홀세일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은 이슈메이킹을 통한 W컨셉 인지도 확대다.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선보인 O2O 팝업스토어가 이에 해당한다.


W컨셉은 이 날 행사에 전세계 62만 4000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나탈리 수아레즈 등 패션 콘텐츠에 일가견이 있는 인플루언서 10여명을 초대해 바이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들의 인증샷과 해시태그 덕에 25일 하루에만 W컨셉USA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프론트로우' '앤더슨벨' '렉토' '제이청' '킨더살몬' 등이 SNS에서 시선을 끌었다.


W컨셉 USA 공식 홈페이지



또한 현장을 방문한 바이어 및 인플루언서들이 관심 있는 브랜드의 컬렉션 샘플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통해 온라인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한 O2O 프로세스를 구현했다. W컨셉은 이러한 팝업 행사를 매년 열어 국내 역량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을 줄 방침이다.


황재익 W컨셉 대표는 "W컨셉은 위즈위드 시절부터 갖고 있던 DNA 덕에 다른 플랫폼보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라며 "미국은 여러 글로벌 브랜드를 배출한 빅마켓이지만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는 충분히 이 시장을 매료시킬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브랜디, 온오프 양방향으로 日-中 시장 공략


브랜디(대표 서정민)는 최근 리얼커머스와 손잡고 일본 쇼핑몰 '시부야109'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팝업스토어 기간은 오는 내달 16일까지다.


리얼커머스는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온라인 쇼핑 본부장을 지낸 최한우 대표가 2007년 설립한 이커머스 기업이다. 국내 인기 동대문 브랜드를 홈페이지와 팝업스토어 등 일본 온·오프라인 시장에 선보이는 역할을 한다.


시부야109는 트렌드와 유행에 민감하여 일본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아이덴티티가 뛰어난 패션 종합몰로, 도쿄 내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시부야 스크럼블 교차로 정면에 위치하고 있다. 외벽의 전광판은 광고, 선전으로 많이 이용되어 시부야의 상징적인 곳으로 불린다.


시부야109 측은 브랜디 팝업스토어 오픈 후 '한국패션' '인플루언서패션' 등의 키워드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매장 내부에서는 2층 에스컬레이터 오른쪽 벽면에 설치된 LED화면에서 브랜디 영상을 송출하며 고객들에게 알린다.


브랜디는 플랫폼 자체 진출에 앞서 리얼커머스를 통해 브랜디에서 운영하는 셀러 지원 서비스 '헬피'의 지원을 받는 인기 셀러들의 제품을 팝업 형태로 일본 시장에 선보여 현지 반응을 우선적으로 살피겠다는 의도다.


글로벌 플랫폼과 온라인 제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에서 전개하는 이커머스 티몰 내 한국관 카테고리에서 자유롭게 판매가 가능하게 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연동이 완료되는 시기는 올해 4분기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브랜디, 시부야109 팝업스토어 홍보 포스터


◇ 아직은 시험 단계… 브랜드-플랫폼 시너지가 중요


플랫폼들의 글로벌 진출 움직임이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은 시험 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 결국 플랫폼의 기획력에 브랜드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다수 플랫폼 사업자들의 의견이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는 "온라인 시장에서 개인 셀러들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자 사이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플랫폼마다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 방향성이 브랜드의 성격과 일치하는 지를 브랜드 입장에서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쇼핑몰 대표는 "플랫폼이 해외진출 판로를 열어줬다 하더라도 단순히 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으로는 해외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와 그에 맞는 상품기획, 디자인,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브랜디 시부야 109 팝업스토어 매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