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 디지털 빅뱅은 현재진행형
2019-01-29서재필 기자 sjp@fi.co.kr
소비자 중심 100조원 규모 온라인 新시장 ‘활짝’

'New Commerce'의 등장...시장 각축전 예상


전세계 40억 인구가 고객이 되는 4조 달러 규모의 디지털 마켓이 도래했다. 국내 패션 업계도 앞다퉈 온라인 시장에 합류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한국 패션 시장에 '디지털 빅뱅'이 시작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바람으로 웹에서 앱으로 또다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며, 쇼핑의 주권도 콘텐츠 생산자가 아닌 콘텐츠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조업 기반의 시대에서 강력한 힘을 갖춘 백화점, 대형마트 등과 같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인터넷이 보급되면서부터는 온라인 셀렉숍과 커머스 채널 등 리테일러가 강력한 힘을 갖추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콘텐츠 기획이 중요해졌으며, 기획부터 유통까지 각 단계에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IT 기술의 도입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소비자 중심의 100조원 新시장 열렸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 그 중 온라인 패션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모바일 쇼핑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이 쇼핑을 즐기던 무대도 웹에서 앱으로 이전하고 있고, 스마트폰을 통한 서칭이 쉬워지면서 쇼핑의 주도권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 의견의 골자다.


이 중심에는 주요 소비그룹으로 떠오른 Z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신기술의 활용과 SNS를 통한 소통에 익숙한 것은 물론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 채널의 인플루언서들의 행보에도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


한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10~20대은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만을 골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 일정 쇼핑몰이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진다"라며 "소비자가 쇼핑의 주권을 갖는 시대에서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과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20대 취향저격한 Ai 기반 모바일 커머스


Ai 기반의 모바일 커머스들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여러 쇼핑몰들을 한 데 모아 편리한 쇼핑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쇼핑 데이터를 분석해 니즈에 맞는 스타일을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로 인기를 끈다.


가장 대표적인 모바일 커머스 '지그재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카테고리별로 쇼핑몰들을 한 데 모아 분류한 '쇼핑몰 메타 서비스'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타일과 그 스타일을 판매하는 셀러를 직접적으로 연결시켜 실구매를 발생시키는 시스템이다.


'지그재그'는 한창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Google Play Best of 2018' 어워드에서 '올해를 빛낸 일상생활 앱' 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구글 피처드에 선정되며 대세 쇼핑앱임을 입증했다. 실제 '지그재그'의 이용자는 20대가 대부분이며 그 수는 월평균 230만명을 웃돈다. 20대 여성 인구가 320만명임을 감안할 때, 20대 여성 10명 중 6명은 '지그재그'를 사용하는 셈이다.


'브랜디'는 '지그재그'의 뒤를 잇는 핫(HOT)한 쇼핑앱이다. 2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4000여개의 쇼핑몰과 블로그마켓, 브랜드들의 상품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커머스다. 지난해 거래액은 1000억원 달성했으며, 론칭 2년만에 앱다운로드 350만건, 누적 거래액 1500억원 돌파 등 대활약을 펼쳤다.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2018 스마트앱어워드' 패션쇼핑분야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그재그’는 올해 구글 피처드에 선정되며 대세 쇼핑앱임을 입증했다

◇ Z세대 사로잡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인기


디지털 시대의 주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집단은 바로 1995년부터 2005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들이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 능통해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린다. 또한, Z세대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높은 팔로워수를 바탕으로 떠오른 '인플루언서'들에게 열광한다. '유재석은 몰라도 대도서관(게임 스트리머)은 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Z세대들이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 쇼핑도 온라인으로만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이들은 직접 경험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라며 "인플루언서들은 연예인들과 달리 SNS 채널을 통해 상호간 소통하고 있고, Z세대 역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시장에서도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서울스토어'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전년대비 240%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인플루언서들을 정식 파트너로 선정하고 이들을 따르는 팔로워들에게 제품을 노출시켜 실구매로 이어지도록 한다. 인플루언서들의 활약으로 하루에도 꾸준히 회원수가 늘고 있다.


플리팝(대표 김동화)이 주관하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러블리마켓'은 매회마다 50여팀의 인플루언서 셀러들이 참석한다. 러블리마켓을 총괄하는 최재원 디렉터 역시 Z세대이자 중학교 2학년때부터 쇼핑몰을 운영한 인플루언서다.


최재원 디렉터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실제 고객들과 만나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라며 "오프라인 현장에서 팔로워들과 만나 그들과 소통하는 것 자체가 Z세대들에게 하나의 경험이고 재미의 요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들을 직접 만나고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찾는 Z세대들은 무려 4만여명에 달한다. 러블리마켓은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는 셀러들을 오프라인 소비자들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러블리마켓'은 매회 4만여명의 Z세대들이 참석하고 있다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젠 하나의 커머스로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코리아 2019>를 통해 개개인이 SNS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1인 1마켓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미 개인이 운영하는 SNS 쇼핑몰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SNS 기반 커머스 중 가장 상업적 수완이 좋은 플랫폼은 바로 '스타일쉐어'다. 이용자가 자신의 피드에 게시한 패션 관련 콘텐츠에 구매 버튼을 연결시켜 실질적인 판매를 유도한다. 구매 후기가 또 다른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스타그램 역시 플랫폼 내 커머스 기능을 반영했다. 피드에 올라온 사진을 클릭하면 제품 이름과 정보, 가격을 확인할 수 있으며, 판매하는 쇼핑몰로 연결해준다. 이젠 SNS가 마케팅 채널 및 소통의 공간을 넘어 하나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인스타그램 커머스는 개인 피드만 갖고 있다면 누구나 입점이 가능하며, 통합 결제시스템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인스타그램은 유명 브랜드들부터 인플루언서 셀러, 일반 셀러까지 패션&뷰티 업계 대접전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역시 SNS 커머스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카카오커머스' 법인을 따로 설립하고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스토어, 스타일 등의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특히 '카카오 스타일' 카테고리는 성별, 연령별 인기 브랜드들의 랭킹을 살펴보고, 이미지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SNS 피드의 구색도 갖췄다. 때문에 인스타그램 커머스와 같이 소호몰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 법인을 따로 설립하고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