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패션 기업인들이 말하는 스타트업 성공 노하우

2018-12-04 서재필 기자 sjp@fi.co.kr

‘글로벌패션포럼’ 심화세미나 400여명 참석해 성황


젊은 패션 스타트업들은 어떤 고민에 빠져 있을까?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3층에서는 패션 스타트업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제11회 글로벌패션포럼 심화세미나'가 열렸다.

이 날 세미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수립 전략'과 '패션 스타트업 강자들에게서 듣는 시행착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1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수립 전략'에서는 패션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모든 패션기업들이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자세와 대응에 대해 화두를 꺼냈다.


김묘환 CMG 대표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수립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강사로 나선 김묘환 CMG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 맞춘 비전을 먼저 수립이 먼저다. 변화에 따라 자세와 문화를 맞춰가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패션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의 사업모델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간소화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끊임 없이 회전(Cycling)시켜야 한다"고 패션 스타트업들의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국내는 여전히 이커머스가 강세를 보이지만 높은 수수료와 대형 브랜드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에 스타트업들은 SNS를 활용한 판매 채널을 넓혀야 한다"라며 "디지털화로 인해 대형 패션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도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신희진 한국패션협회 부장, 박인욱ㆍ조나단 '디스이즈네버댓' 대표, 최정희 '앤더슨벨' 대표, 정예슬 'OiOi' 대표, 김주현 '노매뉴얼' 대표, 김묘환 CMG 대표

◇ 2부, 패션 스타트업 대표 토론 이어져
'디스이즈네버댓' / '앤더슨벨' / 'OiOi' / '노매뉴얼' CEO 참여


이어서 2부에서는 '패션 스타트업 강자들에게서 듣는 시행착오'라는 주제로 패션 기업 경영인 5인이 토론을 펼쳤다. 1부 강연을 진행한 김묘환 대표와 한국패션협회 신희진 부장이 함께 사회를 진행하며 패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패널로 참가한 조나단·박인욱 '디스이즈네버댓' 대표, 최정희 '앤더슨벨' 대표, 정예슬 'OiOi' 대표, 김주현 '노매뉴얼' 대표 등 5명의 젊은 패션 기업인들은 톡톡 튀는 입담으로 그들의 노하우를 전했다.

Q) 스타트업을 했던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무엇을 다르게 시작하겠나?

최정희 대표)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어서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10년간 패션업계에 종사했지만 그간 많이 타협해 온 것 같다. 소재 선택에서부터 봉제 방법, 광고 활동에 이르기까지 애초 생각한 데로 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건 원래 이래"라는 말에 타협했는데, 그게 결국 쉽게 일한 것이었고, 결과도 좋지 못했다. 그래서 타협 없이 내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마지막으로 도전한 것이 '앤더슨벨'이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타협하지 않았고 스웨덴 스톡홀름까지 가서 룩북을 찍기도 했다.

정예슬 대표) 2011년 3만원으로 블로그 마켓을 시작을 했다. 당시 주문시스템 없이 댓글로만 주문을 받으며 돈을 모았다. 다시 시작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마켓을 조금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조나단 대표)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싶다. 처음 '에이랜드'를 통해 브랜드를 시작했다. 의류 포장부터 입고, 배송까지 전부 도맡아 했다. 그 당시 사소한 모든 일까지 직접 해야만 열심히 하는 것이고 그래야만 성공하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효율이 떨어졌던 것 같다. 우리가 부족한 것은 우리보다 잘하는 전문 업체에게 위임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더욱 집중해야 했다.

Q) 스타트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생산이 아닐까 한다. 생산 관련된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했는가?

조나단 대표) 여전히 생산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겪고 있다. 수량이 많아지면 오히려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수량이 커질수록 재고 관리와 적정 단가를 맞추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지금도 생산 관련 문제로 최종규 대표가 중국으로 출장을 갔다.

김주현 대표) 100~200장 규모로 생산해야 하는데, 물량이 많지 않아 공장에서 오더를 잘 받아 주질 않는다. 브랜드 이름을 더욱 알린다면 생산 수량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믿고 있다.

정예슬 대표) 'OiOi'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은 재고 관리가 잘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소량 생산으로 고객들의 반응을 살핀 후 예약 주문으로 판매하는 반응형 생산을 선택했다. 올해 여름에 인기 스타일들을 베트남 OEM으로 대량 생산했으나 일부 스타일에서 재고가 남는 문제가 발생했다. 수량이 늘어나는 것은 중요하지만 적중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반응형 생산은 국내에서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 같다. 도심형 봉제공장들과 브랜드간의 연계가 잘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최정희 대표) 초기 '아크네스튜디오'라는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아 비슷한 퀄리티와 컬러, 핏감의 맨투맨 생산을 기획했다. 생산을 위해 공장 사장님들을 찾아갔는데 이 런 스타일은 만들기 어렵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1만장 정도로 수량을 늘렸더니 받아 줬다. 이어 자수가 들어간 맨투맨을 기획했는데, 이 역시 사장님들이 거절했다. 또 다시 1만장 생산으로 가능했다.
첫 단추에 이어 두 번째 단추를 잘 꿰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도 이 공장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젠 불량이 나와도 각 파트의 공장 사장님들이 우리 제품에 애정을 갖고 서로 견제하신다. 이처럼 천천히 파트너십을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어 현장에 자리한 패션 스타트업 관계 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앤더슨벨' 최정희 대표에게) Q) 브랜드 가치 유지와 객단가 상승은 어떻게 실현했는지?

최정희 대표) 돈을 배제하고 앞으로의 상황을 봐야 한다. 10년 뒤를 보는 것이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객단가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퀄리티를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레 올라갔다. 온라인 판매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소비자들의 신뢰가 많이 쌓인 것 같다. 그렇지만 품질을 올린 만큼 모두를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해 작년보다 매출은 올랐지만 수익률은 떨어졌다.

('OiOi정예슬' 대표에게) Q) 매 시즌 독특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다. 기획은 어떻게 하는가?

정예슬 대표)
프레젠테이션은 1년에 4번(2개 브랜드), 기획은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콘셉트를 옷뿐만 아니라 모델, 배경, 음악 등 모든 곳에 녹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프레젠테이션을 열 때마다 판매도 함께 진행하는데 항상 변수들이 발생했다. 이러한 변수들을 관리하기 위해 행사 진행 전문 업체를 알아봤다. 우리가 쌓은 경험과 전문 업체의 매뉴얼로 조금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노매뉴얼' 김주현 대표에게) Q) '디스이즈네버댓'을 나와 '노매뉴얼'을 론칭했다. 그 곳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

김주현 대표)
당연히 도움이 된다. '디스이즈네버댓'에서 일을 하며 내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경험들이 바탕이 되어 나름 잘 성장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고객 중복은 없는지?) 가격은 생산 수량이 적은 탓에 '노매뉴얼'이 더 비싸다. 처음 론칭 시기를 놓쳐 시장 수요에 맞추지 못해 어쩔 수 없다. 늦은 만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강렬한 디자인의 스타일로 구성하려고 한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최정희 대표) 영감을 얻기 위해 태국을 종종 방문한다. 현지 구제 시장에서 한 맨투맨을 발견했는데 디자인과 원단이 여전히 좋다고 느꼈다. 우리도 30년 뒤 빈티지 시장에서 낡은 옷이 아닌 '멋지다'라는 느낌을 주는 옷으로 남고 싶다.

정예슬 대표) 지난해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았는데 올해 달성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아 누락되는 금액이 많았다. 각 부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상품 퀄리티를 높이는 등 내부 실속을 다지는 것이 우선 목표다.

김주형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는 매출이 50억원이 넘어가면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지키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꾸준히 가치를 키워 나가 매출 5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50억원 가치의 브랜드를 여럿 운영하는 패션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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