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사로 잡은 가로수길 인기 비결은?
2018-11-06서재필 기자 sjp@fi.co.kr
삼성패션연구소, 다시 뜨는 가로수길 재조명

한때 패피들의 집결지였던 가로수길이 오랜 정체를 벗고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패션에 국한됐던 분위기에서 탈피해 라이프스타일, F&B 등 밀레니얼 Z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힙한 매장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트렌디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이면 도로나 골목에 위치한 작지만 특색 있는 매장들, 시그니처 메뉴와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오감을 자극하는 F&B, 트렌디한 인테리어 및 디자인 소품 뿐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 새로운 것을 찾아 경험코자 하는 밀레니얼 Z세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빵지순례를 이끄는 내공 있는 베이커리
성지순례를 하듯 빵집을 찾아가는 일명 ‘빵지순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세로수길을 중심으로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는 베이커리가 늘어나고 있다.


밀레니얼 Z세대의 인증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시그니처 메뉴로 인기를 끌면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대표적으로 ‘아우어베이커리’는 ‘더티초코’, ‘누텔라 바나나’, ‘버터 프레첼’ 등이 인기 메뉴이고, 커피는 물론 빵과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연립빵공장’은 ‘팡도르’와 ‘앙버터’가 인기고, 샌프란시스코발 ‘비파티세리’는 ‘퀸아망’이 시그니처 메뉴다. ‘르 사이트’는 다양한 필링을 넣은 독특한 크루아상이 인기다.


골목의 시대
올해 가로수길에 오픈한 매장을 보면, 메인 도로보다 이면 도로를 중심으로 신규 매장 오픈이 활발했다.


메인 도로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이면 도로는 기존 가로수길 명칭에서 착안해 ‘세로수길(가로-세로)’, ‘나로수길(가나다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Z세대의 관심 영역이 패션 뷰티를 넘어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F&B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러닝 브랜드 ‘브룩스러닝’ 등 스포츠, ‘그라니트’, ‘로쏘꼬모’ 등 라이프스타일, ‘아우어베이커리’, ‘도산분식’, ‘르사이트’ 등 F&B, ‘코스’, ’10 꼬르소 꼬모 마가찌니’, ‘닐카터’ 등 패션, ‘탬버린즈’, ‘에스쁘아’, ‘힙스앤립스’ 등 H&B 브랜드가 시장의 활력을 더했다.


가로수길 매장 입점 현황 지도


숨겨진 매장의 재발견
밀레니얼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다 보여주기보다 티저 광고와 같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골목에 위치하면서 간판 및 매장 입구가 눈에 띄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매장이 이들을 자극한다.
특히 독특한 매장 이미지와 감각적 상품을 통해 작은 골목 안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고객 방문의 명분을 제공한다.


최근 오픈한 ‘메종키츠네’는 매장 입구에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대나무숲을 연출했고, 뷰티 브랜드 ‘헉슬리’는 갤러리 콘셉트를 살린 이색적인 매장을 구성했다.
또 ‘그라니트’는 골목 안 가정집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집이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몰입적 쇼핑이 가능토록 디자인했고, ‘르시뜨피존’, ‘배럴즈’, ‘ETC서울’ 등은 간판이나 표식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으로 고객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F&B를 결합한 패션 리테일
경험을 통한 이미지 차별화는 소비자가 브랜드와의 상호작용에서 어떻게 느끼는지에 초점을 두고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최근 가로수길 매장을 보면 브랜드 감성과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F&B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메종키츠네’는 패션·음악·카페를 혼합한 유니크한 문화 공간을 창조했고, 인스타그램을 생활화하는 밀레니얼 Z세대에게는 ‘카페키츠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에잇세컨즈’는 리뉴얼을 통해 매장 2층에 카페와 함께 테라스를 조성해 고객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캐주얼 편집숍 ‘배럴즈’는 타마고산도로 유명한 ‘마빈스탠드’가, ‘그라니트’는 지하 1층에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아러바우트’가 입점했다.


한편 ‘브룩스러닝’은 러너들의 건강을 고려해 콤부차·샐러드 등을 파는 브룩스라운지를, 요가웨어 브랜드 ‘뮬라웨어’는 도심 속 휴양지 콘셉트의 카페뮬라를 운영하고 있다.


‘메종 키츠네’ (위)와 ‘그라니트’(아래) 플래그십 스토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
가구, 생활·인테리어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다채로운 취향을 가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나로수길을 중심으로 포진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인 북유럽 감성을 경험케 하거나, 국내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소개하는 편집숍이 확대되고 있다.


스웨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는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자연친화적, 재활용 상품 등을 통해 북유럽 생활방식을 제안한다.
또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헤이’와 다양한 북유럽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인 ‘로쏘꼬모’는 2호점을 오픈했고, 지난 2013년 런칭한 리빙 편집숍 ‘챕터원’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스포츠 애호가의 교류 플랫폼
웰니스 트렌드 확대 및 스포츠 시장 성장에 따라 스포츠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체험형 커뮤니티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한강시민공원과 5분 거리에 위치해 러닝과 사이클을 즐기는 밀레니얼 Z세대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고, 브랜드별 특화된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브룩스러닝’은 러너들을 위한 매장 내 모임 공간 및 라커룸을 제공하고, 매주 화요일 전문적인 러닝 자세 교정 프로그램 ‘폼드릴’을 진행한다.
또 ‘언더아머’는 매주 트레이닝과 러닝을 결합한 ‘트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라파 클럽하우스’는 사이클링 문화를 공유하는 자전거족의 아지트로 자전거를 타고 방문 가능한 카페 공간을 제공한다.


‘브룩스 러닝’ (좌)와 ‘에잇세컨즈’ (우) 플래그십 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