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시대
2018-11-02이아람 기자 lar@fi.co.kr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

*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성진(27)씨는 매주 일요일마다 아침 일찍 자전거를 들고 나선다. 그가 속한 크루에서 산악자전거(MTB)를 타기 위해서다. 비가 오더라도 혹은, 강추위 속에도 매주 20~30여명이  모인 회원들은 페달을 밟으며 도심에서 벗어나 산 주변을 찾는다. 2015년 4~5명으로 출발한 회원수는 400~500명에 이르렀고 이중 직장인이 90%가 넘는다.


* 자영업을 하는 김태진(34)씨는 월요일과 목요일 출근과 함께 운동복을 챙긴다. 퇴근 후 러닝 크루 활동을 하기 위함이다. 7시경 모인 50여명의 크루는 러닝을 시작한다. 같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20~40대 남녀가 대부분이다. 돈도 들지 않고 한강 둔치 뿐 아니라 도심을 달리며 여유를 만끽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사회적 트렌드로 떠오르며 일상 속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시대가 개막됐다.


등산과 골프라는 거대 분위기에 밀려 수면 밑에 있던 스포츠가 20~40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이다. 동호회 혹은 크루는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문화를 이끄는 중심축에서 있다. 삶의 여유와 행복이 중요한 가치의 척도로 삼고 적당히 벌고 잘살기를 희망하는 워라밸 세대에게 레저는 필요 충분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로 달라진 저녁 문화는 새로운 여가 생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한 동호회 활동이나 개인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는 달리 레포츠도 다양화되고 있다. 일상과 접목이 가능한 러닝, 요가, 자전거에 주말에는 등산과 골프 대신 낚시, 서핑, 요팅, 라이딩, MTB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변화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이 일상 속에 파고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애슬레저, 스트리트 스포츠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과 2~3년 만에 찾아왔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스포츠 라이프는 아웃도어=등산 공식이 깨지면서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는 아웃도어, 스포츠 전문 브랜드와 스포츠웨어의 개발을 위해 패션 기업들의 투자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스포츠 기업 한 관계자는 "과거 레저 활동이 경기 및 스포츠 종목과 등산, 골프라는 한정적인 활동에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일상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으로 급변화하고 있다. 특히 레저 활동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시장 세분화와 전문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발란스’가 최근 우먼스 엠버서더인 ‘윤쌤’과 함께 피트니스 행사를 개최했다.

◇ 등산 인구의 감소… 요가, 수상스포츠, 낚시 인구 급증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각종 지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7년 발표된 국민체육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주로 참여하는 체육 활동 상위 10개 종목은 걷기. 등산, 헬스, 수영, 풋살(축구), 요가(필라테스) 자전거, 베드민턴 골프 당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등산과 수영, 당구 등 전통적 스포츠 활동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요가나 러닝 등의 인구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자전거나 수상스포츠 등의 인구는 지난 몇 년간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스포츠 기업들의 소비자 공략 패턴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다양화된 레저 활동에  맞는 카테고리를 집중 육성하거나 여성들의 스포츠 활동 증가에 따른 우먼스 및 애슬레저 라인의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태동기를 맞고 있는 수상 레저 분야와 낚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화하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스포츠 룩의 일상화 경향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포티즘이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일상과의 매칭을 위한 스포츠웨어 기반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변화하는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시대를 맞아 스포츠 브랜드들도 차세대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 토털 스포츠 보다 특정 분야 전문성 강화 추세
이에따라 기업들은 토털 스포츠를 추구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감지하면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높이거나 패셔너블 스포츠로 승부수를 띄우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기존 스포츠 브랜드 중에는 '뉴발란스'와 '데상트', '스파이더'가 눈에 띈다.


'뉴발란스'는 여성 스포츠 시장이 확산 일로에 접어들면서 여성 전용 매장 '뉴발란스 우먼스'를 지속 확대 중이다. 지난 2016년 론칭한 우먼스는 현재 7개 매장을 운영중에 있다. '뉴발란스'는 내년까지 20여개 매장으로 확대하면서 여성 스포츠 인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매장에서 러닝이나 피트니스 등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확대해 나가고 일상속 스포츠 라이프를 전파랄 계획이다.


'데상트'는 신발이라는 카테고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데상트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신발 부문을 키우기 위해 최근 부산에 대규모 글로벌 신발 R&D센터를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신발 R&D센터는 총 600억원의 자금을 투여해 소비자연구실, 인체역학연구실, 소재ㆍ디자인연구실, 제품개발실 등 단계별 연구부서부터 400m 트랙, 경사 트랙, 풋살장, 농구장 등 필드 테스트 공간까지 제품 개발을 위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김훈도 사장은 "세상에는 없는 데상트만의 신발을 개발할 것이다. 특히 45억 인구의 아시아인에게 최적화된 신발을 개발,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스포츠 시장을 가장 먼저 장악할 것"이라고 오픈식에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스파이더'는 기존 스포츠 종목에서 탈피해 스포츠 클라이밍과 격투기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스파이더' 한강 클라이밍 챔피언십, 얼티밋챌린지, 주짓수 대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특히 초기 스포츠 클라이밍 컨셉의 제품을 통해 기술력과 디자인에서 마니아층을 확보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최근 론칭하는 신생 브랜드들도 카테고리 전문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다.


올해 초 론칭한 호주 컴프레션 브랜드 '2XU'는 트라이애슬론, 싸이클 등으로 전문화를 꾀했고 하반기 론칭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부룩스 러닝'은 러닝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또 '반폴아웃도어'에서 스포츠로 전환한 '빈폴스포츠'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형 패션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이밖에도 스트리트 문화의 확산과 함께 샘스플레닛은 '스마스'를 통해 스트리트형 스포츠 컬쳐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펼치면서 스포츠 마켓의 세분화가 빠르게 확산되어 가고 있다.


패션 기업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역시 등산에서 탈피, 문밖의 모든 활동을 레저 스포츠로 규명하고 투자를 꾀하려는 움직임이다. 낚시, 트레일 러닝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 등을 특화 시킬 준비에 나서고 있어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마켓의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