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우리 패션기업의 봉제기지로!”

2018-07-17 이채연 기자 leecy@fi.co.kr

평양 남포·개성·신의주·함흥·원산 4개 지구 실태조사 필요

패션기업 수요조사 후 거점 별 사업계획 수립해야


"북한은 한국 패션기업들에게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봉제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섬유산업 버티칼 단지로 확장 시너지를 낼 수도 있겠죠. 우리 기업들은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준비해야 하고, 고용환경이나 인건비 면에서 글로벌스탠다드에 부합해야 합니다."


김형덕 린경영컨설팅 대표는 어제(16일) 서울 삼성동 소노펠리체컨벤션에서 열린 '新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패션의류업계 대응 포럼'에서 "남북경협은 더 이상 일방의 지원 또는 이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린경영컨설팅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게 북한생산 관련 경영 컨설팅을 해 온 기업이다. 


'新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패션의류업계 대응 포럼'은 패션의류산업남북경협추진위원회(위원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원장 주상호)이 개최, 통일부가 후원했다. 패션기업들에게 개성공단 등 지난 25년 동안 진행된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경과 정보를 제공하고, 봉제임가공을 중심으로 우리 패션기업이 북한생산을 진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회요소와 위험요소를 짚어본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대주제 및 소주제 발표와 토론을 대체한 질의응답 패널은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묘환 컬처마케팅그룹 대표, 이성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팀장, 김형덕 린경영컨설팅 대표, 김창규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연구개발본부장, 조익래 SUS패션연구소장 등 남북교역 관련 연구 및 정부의 정책방향 컨설팅, 실무 진행 경력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최근 북한진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오랜 기간 평양생산의 경험에 비추어 북한은 한국 패션기업들에게 훌륭한 소싱 네트워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동대문, 부산의 숙련된 기술자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교육하면 생산성 높은 고급기술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그렇게 만든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중국, 세계시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제는 최고의 고용창출 업종이기 때문에 북한은 반드시 고용의 문을 열 것이고 패션그룹형지는 설레는 마음으로 제2의 사업활로 개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포럼에 앞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최회장은 환영사에서 "북한생산을 통해 이익과 손해를 모두 경험했다"면서 "이제 저임금 노동력 확보를 넘어선 차원의 북한생산, 고가 브랜드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고 우리 패션기업들이 새로운 동력을 찾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재가동 기대가 큰 개성공단 입주 또는 생산에 대한 전망과 함께 평양, 남포, 신의주, 원산, 개성시 등 노동력과 봉제 기능 인프라가 갖춰진 북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리 패션기업들의 봉제기지 구축 방향을 진단했다. 


이영훈 수석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의 대외 개방정책이 확대되면서 북한의 글로벌 경제로의 편입 및 교역국 간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면서 "패션업계가 대북진출을 고려할 때에는 북한을 생산기지 또는 시장으로 보는 관점 외에 동북아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브릿지로까지 확대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주제로는 남북교역 추진절차, 개성공단 사례를 토대로 한 북한봉제공장 운영, 패션의류산업 남북협력방안, 대북교역에 따른 리스크 대응방안 등을 다뤘다.


이 자리에서 이성로 팀장은 "우리 기업들은 여타 해외시장 진출과 마찬가지로 대북 진출 시에도 '투자 대비 효율'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북측 유일 창구인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사업 파트너로서 신뢰를 쌓을 것, 그리고 우리 기업끼리의 과당 경쟁이 불러오는 손해"라고 조언했다.


김창규 본부장은 "중장기적 남북협업 시나리오 구상이 필요하다"면서 "그에 앞서 얼마나 많은 수의 우리 기업들이 북한을 봉제기지로 활용하고자 하는지, 북한의 섬유패션산업의 현재 상황과 임가공 실태는 어떠한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원 측은 이를 바탕으로 북한지역 거점 별 패션테크지원시스템 구축 등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익래 소장은 "남북경협사업은 국내외 정치, 외교 상황이 매우 큰 변수이고, 남북기업 간 분쟁해결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 또한 민간기업의 리스크"라며 "기업차원의 경협은 기본적으로 비즈니스로서 수익성 원칙에 입각해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부터 세워야 리스크 대응과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구상 초기부터 중국, 러시아 등 해외자본 유치와 시장 진입을 염두에 두어야 안정성과 성장성을 일정부분 담보할 수 있다. 정부 지원금과 보상에 기대 '한 철 장사'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투기"라고 강조했다. 


'新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패션의류업계 대응 포럼'이 어제(16일) 서울 삼성동 소노펠리체컨벤션에서 열렸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