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큰, 온라인의 새로운 질서, 기초체력 길러 대응
2018-07-05이채연 기자 leecy@fi.co.kr
원가 비율 낮추고, 회전율 높이고… 양질의 中 거래선 확보·물류기반 구축

여성복 전문기업 썬큰(대표 윤문섭)은 지난 6개월 간 전에 없던 변화를 시도했다. 1년 여 준비 끝에 물류센터를 완공했고,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완제품 소싱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조만간 온라인 채널 대응 전략을 가동할 전담팀도 업무를 시작한다.

썬큰은 2012년 론칭한 미시캐주얼 ‘샤이린’, 올 해 론칭 3년 차인 여성 스트리트캐주얼 ‘파시페’를 전개 중이다. ‘샤이린’은 현재 50개점, 후속 브랜드인 ‘파시페’는 그보다 조금 빠르게 매장을 확장해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재고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영업을 해 온 썬큰이 현재의 필요 보다 큰 규모로 물류센터 구축과 해외 사입, 온라인 전담 인력 충원 등에 과감하게 투자를 결행한 이유는 뭘까.

윤문섭 썬큰 대표는 “시장과 소비자가 만든 새로운 룰에 대응한 생존전략이 필요했다”면서 “목표지점까지, 늦지 않게 도달하려면 기초체력이 탄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샤이린'


가격·회전율이 성공 열쇠…中 거래선 발굴해 원가 절감
썬큰이 시도하는 체질개선은 패션 유통의 주도권을 쥔 온라인 채널에 적응하는 동시에 현재 절대적 수익기반인 오프라인 채널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이다.


현재 썬큰의 두 브랜드는 자체 기획과 바잉을 병행하고, 매스마켓을 대상으로 가격과 회전율로 승부를 걸고 있다. 특히 ‘파시페’의 경우 오프라인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는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과 동일 타깃, 동일 가격대를 놓고 온, 오프 채널 모두에서 경쟁하고 있다. 


썬큰은 오프라인에서부터 후발주자로서의 인지도 열세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동 업계 평균 마크업이 2.5배수에 불과하고, 볼륨도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단순히 판가를 내리는 출혈경쟁이 아닌 원가를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트렌디하면서 믹스매치도 쉬운 디자인, 감각적인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VM, 일 단위 신상품 공급 등 제품과 매장 운영에 대한 자신감도 더해졌다. 


먼저 ‘파시페’ 제품부터 중국 광저우에서 바잉을 시작했다. 작년부터 전담 인력을 보강해 브랜드 콘셉트에 부합하면서 국내 생산과 품질차이가 없는 홀세일러를 찾아 나섰고 올 S/S 시즌 물량의 10%를 중국 거래선에서 공급받아 구성했다. 그 결과 주력 상품인 원피스와 블라우스를 비롯해 시즌 중심가격대를 10,000원 안팎 낮출 수 있었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 앞으로 연간 5~6회 정기 수주를 진행하고 30%선까지 물량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파시페'


물류관리로 적중률 높여…매장 별 입출고도 시험
썬큰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궁평리에 물류센터를 준공했다. 연면적 3300㎡(약 1,000평), 공장동과 창고동 각 3층 건물에는 사무실과 회의실, 상담실, 직원용 휴게실과 체력단련실까지 마련했다. 앞으로 리오더 건과 일부 아이템을 소화할 수 있는 직접 생산 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썬큰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약 20%를 백화점 닷컴몰과 네이버 스타일윈도에서 올렸다. 올해는 더블신장을 목표로 잡고 전문 MD와 마케터를 영입해 온라인 사업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새 물류센터 역시 온라인 확대를 대비한 투자다. 


윤 대표는 “저가격 트렌디 아이템 판매, 특히 온라인은 타이밍 싸움”이라면서 “어떤 상품을 얼마에 만들어 언제 출시하고 얼마나 빨리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 한 발 앞서 예측하고 대응하는 MD 역량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 예측의 현실화를 뒷받침하는 전제조건의 하나가  물류창고와 매장 재고의 실시간 파악, 원활한 수평이동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물류기지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SPA브랜드와 같이 매장 관리자가 상품을 직접 핸들링하는 시스템도 시험대에 올렸다. 1년 이상 영업한 매장을 대상으로 입지와 소비자 성향에 따라 어떤 제품을 얼마나 입고시키고 재고를 확보할지 관리자에게 재량권을 준 것. 해당 매장들은 본사가 일괄 배분하던 기존 보다 적중률이 큰 폭 상승해 봄 시즌을 30%대 매출 신장으로 마감했다.


‘가격 대비 가치’를 높이는 브랜딩
썬큰은 소비자가 가격 이상의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품질과 숍 아이덴티티 구현을 목표로 최근 ‘파시페’를 정비하고 있다. ‘파시페’가 포지셔닝한 백화점 영스트리트 조닝은 한때 동일 상권 점포에 50개 가까운 브랜드가 입점하기도 했지만 2016년 이후 성장정체가 뚜렷해 옥석이 가려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백화점들은 수수료 인상을 꾸준히 압박하고 있다. 초단기 유행에 대응하는 시장에서 더 이상의 마진 포기와 디자인 차별화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다.


썬큰은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리딩 브랜드 몇 곳을 제외하고는 경쟁 브랜드 다수가 행거와 마네킹이 집기의 전부지만 ‘파시페’는 조명부터 소품까지 소비자에게 ‘고급스러움’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인테리어 매뉴얼을 새로 잡았다. 
매장의 변신을 시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소재와 봉제 품질, 중심 가격을 높인 프리미엄 아이템도 선보일 계획. 코트와 다운 등 춘하 시즌 제품 보다 가격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은 헤비 아우터 기획에 공을 들여 객단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썬큰’ 물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