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뷰티마켓서 新성장동력 찾는다
2018-06-22이은수 기자 les@fi.co.kr
로레알 ‘스타일난다’ 인수 기폭제 작용

LF,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 등 대기업 가세


유력 패션 기업들이 잇따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의류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라이프스타일 시장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로레알 그룹이 난다를 인수한 배경에 화장품 브랜드 ‘3CE’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어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또한 패션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브랜드의 인지도와 유통을 확장하기 위한 내부 인프라, 낮은 원가비중과 재고 부담 등을 이유로 뷰티 시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시장성이 검증된 만큼 이 흐름을 타겠다는 의도도 높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패션기업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미 포화상태인 것이 첫번째이고, 상품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유통 채널과 프로세스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쉽지않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화장품 시장은 상품설계에서부터 유통 구조, 브랜드 평가기준에 이르기까지 의류 브랜드와는 다르다. 특히 ‘토털 아이템의 B2C’가 일반적인 패션과 달리 상품성이 검증된 전문 아이템으로 B2B로 접근해야 한다.

‘올리브영’이나 ‘랄라블라(구 왓슨스)’ 같은 유력 채널에 입점하는 과정도 까다롭지만, 인벤토리를 검증해야 하는 1차, 2차 허들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 시장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마켓에서 가능성을 검증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금융 자본과의 네트워크와 제휴도 동반되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신중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왼쪽부터) '시에로 코스메틱' '비디비치' '헤지스 맨 스킨케어'


패션 대기업, 전문가 영입 등 적극적 공세
패션 대기업 가운데 화장품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LF.

LF(대표 오규식)는 오는 9월 간판 브랜드 ‘헤지스’의 남성 코스매틱 라인 ‘헤지스 맨 스킨케어’를 론칭한다. 프랑스 화장품 ‘불리 1803’을 수입 유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제조 브랜드를 만들어 유통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출신 손희경 상무를 영입해 코스매틱 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제품 기획에 착수하는 등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김인숙 LF 뷰티 기획 TFT팀 차장은 “첫 제품은 10종 내외의 남성 기초 스킨케어 라인을 출시한다”며 “전문적인 남성 화장품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메이크업과 향수 등 장기적으로 제품 가짓수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은 1차로 유력 백화점과 ‘헤지스’ 플래그십스토어, 고급 H&B(헬스&뷰티) 점포이고, 내년에는 여성 화장품도 론칭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화장품 사업에 뛰어 들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화장품 사업을 위해 ‘부띠크케이(BOUTIQUE.K)’ 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인더스트리 제조부문이 사업을 추진하며 FnC부문이 유통 및 브랜딩 맡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여진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차정호)도 지난 2012년 인수한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지난해 첫 흑자 사업을 전환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줄곧 적자 사업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 확장을 계기로 지난해 전년대비 126% 신장한 229억원의 실적을 냈다. 관계사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와 공동으로 색조 시장과 기초 화장품의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중견·중소 기업도 신규 사업 1순위로 꼽아
제이엔지코리아(대표 김성민)도 화장품 브랜드 ‘시에로코스메틱’에 집중하고 있다.

김하늘 제이엔지코리아 마케팅 실장은 “유튜브를 비롯한 SNS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해 V커머스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며 “사내에 영상팀을 새롭게 구성했고 사업도 추진 중” 이라고 했다.

‘시에로코스메틱’은 올해 색조화장품 립플럼퍼 제품이 히트를 쳐 200억원대 실적을 내다보고 있다.

여성복 전문 기업 아이올리(대표 최윤준)도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의류 ‘랩’ 사업부에서 ‘랩코스’를 독립 사업부로 떼어냈고, 셀트리온스킨큐어(한스킨) 출신의 노석지 부사장을 영입해 맡긴 상태다. 이 회사는 스킨케어 분야의 상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대형 리테일러를 겨냥한 B2B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제이에스티나(대표 김기석)도 지난해 선보인 ‘제이에스티나뷰티’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톱 모델을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스타럭스(대표 박상배)도 ‘레스포색 코스메틱’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기초 화장품과 바디케어 ‘아이뽀서울’, 네일케어 ‘네일하트’에 이어 세 번째 브랜드이고, ‘레스포색(LeSportsac)’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고 국내를 비롯한 해외 40여 곳으로 유통한다.

애슬레저 전문 브랜드 ‘배럴’을 전개하고 있는 배럴(대표 이상훈, 서종환)도 ‘배럴 코스메틱스’로 기능성 화장품 사업에 뛰어 들었다. 종전 워터스포츠웨어의 오리진을 살려 기능성 분야에 도전하겠다는 것. 브랜드 성격과 시즌 단위 트렌드를 고려해 야외 활동에서 기능성이 탁월한 제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가수 제시카가 CD인 블랑앤에클레어코리아(대표 권영일)도 기초 스킨케어 브랜드 ‘서렌’을 출시했다. 오는 추동에는 캐릭터 브랜드와 협업해 색조 라인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해외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랩 코스' '블랑앤에클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