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30 sookekim@gmail.com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효과적인 고객 응대 방식은? 과도한 친절 역효과 우려
최근 일본에서는 한 양복전문업체가 한 명의 소비자를 위해 세 명 이상의 전문 판매사원들이 응대하는 판매방식을 도입한 후 매출이 상승했다는 기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고객응대 방식을 두고 일본 의류 업계 내에서 찬반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진 것이다.
서비스 천국, 일본은 그간 온 마음을 다해 정성껏 대접한다는 의미의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 서비스로 해외에서 온 고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불러 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조차 고객 눈높이와 맞춰 무릎을 꿇은 채 주문 받는 곳이 부지기수고, 리테일 매장에서는 물건을 사면 손님의 쇼핑백을 들고 문 앞까지 에스코트해서 건너주며 고객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허리 굽혀 인사한다.
또 료칸이나 가이세키 요리전문점에서는 손님이 들어서면 현관 입구에서 무릎꿇고 두손을 모아 손님을 맞이 한다. 하다 못해 택시에는 일본 특유의 자동도어시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승하차 시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혀 처음 일본에 온 관광객을 종종 놀라게 한다.
진심으로 고객을 모신다는 뜻의 오모테나시는 동경 올림픽 개최지 결정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일본의 대표적인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로 자리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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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흐름에 따라 대세 서비스도 변화
오모테나시는 처음 일본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의 서비스로 평가받곤 하지만, 최근 일본 자국민들이나 일본을 여러 번 방문한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서비스가 과해 번거롭고 부담스럽다는 불평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관련 업체측에서도 급속한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 부족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외국인 인력활용이나, 자동결제 및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대고객 서비스를 늘려가는 추세다. 서비스 천국 일본의 오모테나시가 서서히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무언(無言) 서비스는 확대되는 실정이다.
의류 브랜드 ‘어반리서치’는 프리쇼핑백 제도를 도입해 판매원이 무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택시회사나 미용실에서도 고객에게 일체 말을 걸지 않는 것이 고객을 편하게 한다는 의식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한 고객에 대해 세 명 이상의 전문 판매원들이 팀플레이하는 방식은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세 명 이상의 판매원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것은 특별하다기 보다는 좀 유별나 보일 수 있다. 고객을 극진히 대접한다는 일본 본연의 서비스라는 의견과 정반대로, 판매 인원수로 인한 ‘과다 판매’의 우려와 함께 세 명 이상의 판매원들에 둘러쌓여 구매하지 않으면 빠져 나갈 수 없게 하는 판매 방법인 ‘감금 상법’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
과도한 오모테나시는 고객 발길을 돌리게 해
패션 업계에는 예전에도 여러 명의 판매원이 함께 고객을 대응하는 서비스 방식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 역시 일반적으로는 피팅전문직원과 일반 판매원이 한 팀이 되어 응대하는 방식이다. 피팅전문직원이 옷 사이즈가 맞는지 수선할 곳은 없는지를 확인하고, 일반 판매원은 고객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추천하거나 코디네이트하는 법을 조언하는 형태의 팀 플레이로 서비스할 뿐이다.
여전히 고급 셀렉트숍에서는 과시욕이 있어 보이는 고객을 대상으로 세명 이상의 판매원들의 이같은 고객 응대를 하는 방법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오트쿠튀르(haute couture, 고급 의상실) 등 고급 부티크 등에서의 판매는 마치 TV쇼핑몰의 모델과 쇼호스트의 조합과 같은 형태로 모델과 판매원이 한 팀이 되어 고객을 응대한다.
실제로 매장에서는 한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원이 상품 구입을 유도하면 또 다른 판매원들이 그 고객의 기분을 북돋는 듣기 좋은 소리를 하기도 하고, 함께 온 고객에게까지 아이템을 추천해 구매를 유도하는 등의 접객 매뉴얼을 마련해 교육하기도 한다.
이같이 다수의 판매원들이 팀 플레이로 고객을 부추기면 고객들은 냉정한 판단력을 잃고, 판매원들의 유도에 못 이겨 고액의 상품을 구입하거나 불필요한 것도 구입하는 등 충동 구입에 이르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단기간에는 매출 상승을 가져올 지 모르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고객들은 구매 후, 평정심을 되찾게되면 구매를 후회해 반품하거나 그 매장의 판매방식이 두려워 두번 다시 발걸음을 하지 않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세 명 이상의 과도한 접객 서비스는 고객과의 신뢰관계를 쌓는데 방해가 될 뿐이며 장기적으로 보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친절한 서비스를 받아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다. 오모테나시 문화는 일본 국가 브랜드로 일본 사회를 지탱하는 원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친절은 오히려 고객을 내쫓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나친 친절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오모테나시가 아닌 최소한의 필요요건만 충족해도 고객들은 만족하고 다시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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