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2 sookekim@gmail.com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청과에서 생선까지, 신선식품 적극 도입해 소비자 감동
무인양품의 신규매장이 화제다.
지난 3월 20일, 오사카에 개점한 무인양품은 세계 최대 규모인 4317㎡ 매장 면적도 화제지만, ‘신선식품 코너 도입’으로 청과, 정육, 생선 등 신선식품 3코너를 풀라인업 해, 무인양품에서 생선과 고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무인양품은 식료품 종류를 늘림으로써, 소비자 방문 빈도를 높이고 주력 아이템인 생활용품과 의류판매의 향상은 물론, 소비자층의 확대까지 노리고 있다.
무인양품에서 취급하기 까다로운 신선 식품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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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오사카 무인양품, 주목 상품은 생선?
오사카 사카이시 북구의 이온몰 사카이 키타하나다 1층, 미니멀니즘을 추구하는 무인양품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육, 생선, 청과 등 신선 식료품 전문 코너 3개를 구성하고, 기존 매장면적보다 11배를 증축해 오픈했다. 정육 및 생선을 무인양품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첫 시도다.
일본 각 지역 현지에서 신선도 높은 상품을 엄선해 판매하며 무인양품다운 상품 카테고리로 고객을 맞이한다. 오키나와 돼지고기, 미야자키 와규, 톳토리 인근에서 어획한 각종 어류를 중심으로 매일 아침에 배달되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도 함께 판매한다.
약 1100㎡의 식료품 전문 매장에는 고객 접대 판매형 카운터를 만들어, 음식 전문 판매원인 푸드 컨시어지가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시식행사로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향후 인기 셰프의 요리 교실도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오픈 무지’라고 부르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에서는 생산자와 교류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식료품을 활용해 음식을 즐기는 방법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 외에 일반 무인양품에서 취급하는 의류, 생활 잡화, 가구 등도 구성하고, 카페 & 밀 무지(Cafe & Meal MUJI) 및 푸드코트도 입점해, 신선 식료품 코너 3개 풀라인업으로 더욱 다양한 메뉴가 제공되고 있다. 무인양품 그 자체가 쇼핑 센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야채코너를 처음 도입한 도쿄 유락쿠초점
무인양품의 신선 식료품코너 매장 도입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7월, 야채와 과일 등 청과류 코너를 도입한 유락쿠초점은 하얀색의 상자와 팔레트로 만든 디스플레이로 얼핏 간이진열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심플하고 깔끔한 디스플레이가 오히려 무인양품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곳은 약 80~90종류의 과일과 약 300종류의 식자재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청과물은 반경 100km이내에서 생산된 상품만으로 구비되어 있다. 이러한 원칙을 세운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무인양품 청과 담당자가 산지에 찾아가기 쉽고 상품구매 등 관리가 편하다는 점, 둘째로 생산자가 방문하기 가까운 곳에 매장이 있어, 소비자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 마지막으로 소비자가 생산자를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먹거리 불안이 사회 문제화 되고 있어 자신이 먹고 있는 식자재에 대해 어디에서 어떻게 재배되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 의식이 날로 고양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청과 매장에서는 모니터를 설치해 해당 상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재배되는지를 소개하곤 한다. 소비자는 영상을 보면서 먹거리에 대해 안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농업체험투어를 기획하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을 만들어 내는 노력을 이어가는 것 또한 이 매장의 역할 중 하나다.
이처럼 생산자에게 직접 구매하는 직거래형식을 도입해 유기농 채소는 물론 다른 매장에서 쉽사리 찾기 힘든 상품도 구비되어 있으며, 가격도 일반 수퍼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아 퇴근길에 장을 보는 회사원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무인양품 유락쿠쵸점의 또 하나의 매력은 카페 & 밀 무지다. 이곳에서는 제철 야채를 사용한 메뉴가 제공되며, 매장에는 무료 시식 코너도 마련돼 있어 매장이나 카페에서 시식해보고 구입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지난 2001년에 개점한 무인양품 유락쿠쵸점은 그동안 여러 차례 리모델링하며, 도서 매장 무지북스(MUJI BOOKS), 갤러리 아뜰리에무지(ATELIRE MUJI) 등을 도입하는 등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왔다.
실제 작년 7월 청과코너를 도입하기에 앞서 인터넷 판매 사이트를 만들고 신선 식품을 판매를 하거나 유락쿠쵸점 광장에서 주말에 청과물을 중심으로 한 마르쉐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식료품에 대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온 것. 그 노하우를 활용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 고리를 청과물 코너에 집약시키며, 신선식품 판매의 한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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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강화를 선언한 무인양품
무인양품은 세이부세존(Seibu Saison)그룹 산하의 수퍼마켓 세이유의 자체상표(프라이빗 브랜드)로 출발했다. 그룹의 자회사로 양품계획을 설립한 것은 1989년이다.
그 후 세이부세존그룹의 상승세로 일본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확장해나가며 성장했다. 다만 세존 그룹 붕괴 후 일시적으로 적자로 전락해 사업 재검토 등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순조롭게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의류나 생활용품의 이미지가 강한 무인양품이지만, 소형가전이나 과자 및 식료품의 인기 또한 뿌리 깊다. 특히 패션산업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진 최근에는 신규 매장을 오픈할 때 식료품 코너를 확대하는 매장과 직영 카페인 카페 & 밀 무지를 도입하는 매장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러한 식품강화 전략은 매장 입점 위치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그동안 백화점이나 패션 빌딩의 무인양품은 의류와 잡화를 판매하는 고층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층이나 1층 또는 지하로 이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렇게 저층이나 지하식품층으로 입점하면서 자연스럽게 식료품을 강화한 매장형태로 바뀌었다. 이에 식품 매장에서 무인양품으로 방문하는 고객도 많아졌다.
또 역주변을 중심으로 식품과 화장품 및 소형 잡화 등에 특화된 소형점인 무지닷컴(MUJI.com)형태의 매장이 늘면서, 전철을 타기 전 들러 과자 등 간식거리를 구입하는 직장인이나 오피스레이디(Office Lady)가 많아졌다.
이렇듯 식료품 강화 움직임에 적극적인 무인양품이지만, 한편에서는 ‘신선식품은 대형규모의 매장 외에는 도입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신선한 상품을 도입하려면 대규모 냉동설비 등을 도입해야 하고 그만한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점포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여건에서도 무인양품의 식료품매장 강화선언은 이커머스 판매 급증으로 매장 판매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하는 신선 식료품 코너를 마련해 고객 방문을 유인하는 전략으로 생존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심심할 정도로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의 무인양품은 굳이 시간을 내서 가는 곳이 아닌 생활 속 가까이 있어 편히 둘러보고 구매하는 매장이다. 이번 신선 식료품 전문 3 코너가 도입되면서 무인양품은 일반적인 종합 슈퍼마켓에서 취급하는 제품군을 모두 커버하게 됐다. 가까운 시일 내에 무인양품이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의 임대 매장에서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의 라이벌이 되는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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