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타 기업, “강점에 집중해 글로벌서 성장”
2018-01-29이채연 기자 leecy@fi.co.kr
‘스타일난다’ ‘난닝구’ ‘임블리’의 비즈니스모델 진화

난다의 ‘스타일난다’와 ‘쓰리컨셉아이즈’, 엔라인의 ’난닝구’, 부건에프엔씨의 ‘임블리’와 ‘블리블리’.

이들은 운영 주체는 다르지만 사업 방향성에서는 모두를 관통하는 큰 흐름이 있다. 바로 온라인과 중국. 세부 전략을 구사하는 방법은 차이가 있지만 △온라인 기반 △콘텐츠 확장과 브랜딩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등을 핵심 키워드로 비즈니스모델을 끊임없이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한국 온라인 스타기업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들도 인정하고 있다. 오프라인 위주로 사업을 펼쳤던 기존 한국기업들이 급변하는 채널 환경 변화에 무지하거나 온라인 사업 인프라 부족으로 상호 협력모델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기반으로 내공을 쌓아 일찌감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뛰어든 ‘스타일난다’ ‘난닝구’ ‘임블리’ 등 트렌디 패션이 먼저 중국 시장을 두드린 유수의 브랜드들을 제칠 수 있었던 이유다.


엔라인의 ‘네프호텔’ 롯데월드몰점



우리의 강점에 집중한다
2014년 난다가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엔라인과 부건에프엔씨가 뒤이어 1000억 고지에 올랐다. 사입 상품 판매로 시작한 이들은 지금 웹과 모바일,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 중국 최대 직구몰까지 진입하는 채널마다 이슈의 중심에 서서 여성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력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스타일과 가격을 내세웠다는 점에서부터 출발한다. ‘스타일난다’는 처음에 오픈마켓 ‘옥션’을 통해 특유의 ‘센 언니’ 스타일로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여타 셀러들이 개별 아이템과 싼 가격을 부각시킬 때 화보 같은 컷으로 코디네이션을 제안한 것이 적중했다. 200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입, 소비 양극화에 불을 지핀 시점에 자사몰을 띄운 ‘스타일난다’는 한국형 패스트패션으로 20대 여성을 사로잡았다. 

온라인에서 출발한 만큼 온라인 채널의 정보 유통 방식에 정확히 조준한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다.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을 냈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의 확산에 발맞춘 바이럴 마케팅으로 영향력을 키웠다. 난다의 경우 ‘스타일난다’ 페이스북 계정 팔로워 수는 135만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14만명, 화장품 ‘3CE’는 약 73만명에 이른다.

‘임블리’는 SNS의 확산과 함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꽃피운 대표주자. 2013년 5월 론칭해 2년 만에 포털 여성 패션몰 검색순위 1위를 찍었고, 랭키닷컴 브랜드여성의류쇼핑몰 카테고리에서 검색순위, 점유율, 일 평균 트래픽에서 톱3를 놓치지 않고 있다. 제품보다 모델(‘임블리’의 뮤즈이자 스타일 디렉터인 임지현 상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부각시킨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다. 

온라인 유통 전문가들은 이에 더해 이들이 주력 채널인 자사몰과 모바일 앱을 통해 구현하는 사용자 환경을 또 하나의 경쟁력으로 꼽는다.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비주얼 크기와 배치, 카피와 상품설명 방법, 무엇보다 아이템을 찾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까지 손 쉽고 빠르게 구성한 환경은 어지간한 패션 대형사도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온라인, 모바일 사용에 능숙한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콘텐츠 생산자로 빠르게 어필할 수 있었고 중국 온라인 쇼핑 이용자들에게도 수월하게 파고들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임블리'의 임지현 상무


최적화 시스템·전문인력으로 경쟁력 확보
현재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축적한 데이터를 가지고 각자의 시스템을 최적화했고,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을 길러내 선점한 것이다. 이들은 연 매출 1000억 달성 전 2~3년씩 자체 기획팀과 소싱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해 왔다. 1차 목표는 생산원가를 낮추면서 품질은 높이기 위함이다. 사입 상품은 마크업이 높아 봐야 2.5배수를 넘기지 못해 자체 기획, 생산하는 스테디셀러를 만들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만들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엔라인의 경우 이번 겨울 시즌까지 제작상품(ODM, OEM 포함) 비중은 전체 물량의 40% 정도였는데, 올해 자체기획 상품의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7명의 디자이너로 꾸려진 디자인팀을 인천 부평 본사에서 서울 종로로 분리했다. 종로 디자인센터에서 창신동 일대 서울시내 350여 개에 이르는 협력사를 핸들링하고 스테디셀러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도 디자인센터 인력을 확충하고 있으며 연 내 1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본사는 선 기획과 판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요 예측, 사입 및 제작 규모 결정 등 머천다이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본사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이드를 제시하면 디자인센터가 러닝 아이템과 생산 및 공급 주기 시뮬레이션을 확정하고 본사가 투입 물량과 시기를 결정한다.

부건은 작년 가을부터 최근까지 조직 재편에 한창이다. ‘임블리’의 제작상품(ODM, OEM 포함)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단기 목표. 자사몰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고 오프라인 매장도 약 15개로 늘어난 데다 부정기 세일을 하지 않는 등 가격정책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수익성 제고가 필수라는 판단이다.

현재 생산, MD, 디자이너 등 상품기획 부문 경력자 세팅에 집중하고 있다. 300여 개가 넘는 동대문 공장들을 전용라인 또는 협력사로 두고 있는데, 국내 자체 공장 운영이 장기 목표다. 아직은 물량이 적어 해외 소싱을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임블리’의 기획력이 보강되고 신규 브랜드 ‘알펜글로우’의 볼륨화를 진행하면서 일부 품목은 베트남 등 동남아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온라인 채널 환경, 즉 소비자의 특성과 홍보 방향, 물류 매커니즘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우리의 강점이다. 특히 동대문과 채널의 속도감을 이해하는 바잉, 영업MD가 온라인 기반 브랜드에서 길러지기 때문에 실무인력이 부족한 제조 기반 패션기업보다 온라인이 우위에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직구몰 대세, 플래그십스토어로 브랜딩
난다, 엔라인, 부건의 사업 전략에 있어 콘텐츠 확장과 ‘매장의 진화’를 보여주는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 모습은 일관된다. 콘텐츠를 모두 보여줄 수 있는 플래그십스토어 개설로 눈을 돌려 명동,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 등에 깃발을 꼽고 비 패션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선봉에 선 것은 역시 난다. 명동 알짜배기 땅을 매입했을 때부터 화제가 됐고 지금은 홍대와 명동, 신사동에 플래그십스토어 ‘핑크호텔’을 운영 중이다. 플래그십스토어는 전개하는 모든 콘텐츠와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이는 시험 무대. 작년 11월말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5층과 루프탑에 커피 등 음료와 베이커리 메뉴를 판매하는 F&B숍 ‘핑크풀카페’ 2호점을 열었다. 작년 6월 문을 연 일본 도쿄 플래그십스토어도 국내 매장과 동일한 콘셉트다.

엔라인은 올해 ‘난닝구’의 국내외 오픈라인 채널 확장에 숨을 고르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현재 백화점을 중심으로 3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지난해 1100여 억원(잠정치)의 국내 매출액 중 절반을 오프라인에서 올렸다.
새로운 품목은 2014년 말 서울 신사동에 매장을 낸 빈티지 콘셉 편집숍 ‘네프호텔’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가격제한이 있고 트렌디 여성패션 이미지가 강한 ‘난닝구’로는 선택의 폭이 좁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네프호텔’에서 기 전개 중인 패브릭, 테이블웨어, 가구 등 수입과 자체제작 아이템을 더욱 강화하고 뷰티 품목 추가를 검토 중이다. 충분한 감도를 보여줄 수 있는 중고가대 이상의 가격정책을 펴기로 했다.

후발주자로 가세한 부건은 지난 2년 간 롯데 등 대형유통 인숍 개설에 집중했고 이제 의류와 잡화, 코스메틱, 리빙 아이템까지 ‘임블리’의 모든 콘텐츠와 아이덴티티를 담은 라이프스타일 숍 브랜딩에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작년 11월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제품 판매 공간과 갤러리 카페를 결합한 첫 플래그십스토어 ‘블리네’를 오픈했다. 신규고객 창출과 온라인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O2O 전략임과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포석이다.

올해 진출하는 일본에서도 처음에는 대형유통 인숍을 내고 향후 국내 플래그십스토어와 같은 모델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 시장을 겨냥해서는 제2, 제3의 ‘임블리’를 만드는 매니지먼트 플랫폼을 사업화할 계획. 개인이 창업해 ‘임블리’와 같은 커머스로 안착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데, 플래그십스토어를 그 모든 가능성을 시험하는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한다.


‘임블리’ 울산점에서 구매를 위해 늘어선 소비자

자본시장 등에 업고 글로벌마켓으로
이들 3사가 축적한 노하우와 소비자 및 판매 데이터, 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통한 브랜딩의 최종 목적지는 해외시장,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을 향한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만큼 기업 공개와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엔진을 업그레이드하려 하고 있다. 결국 기업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 국내 소비자는 물론이고 내수를 제외한 최대 시장인 중국 소비자와 파트너, 자본시장에 매력적인 콘텐츠로 어필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난다와 엔라인의 기업공개 추진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본시장이 예상하는 난다와 엔라인의 지분가치는 각각 3000억원과 1500억원. 난다의 경우 난다 측의 기대치가 높아 지분 매각이 한 차례 불발됐는데 최근 난다가 눈높이를 낮춰 지분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전해진다.

난다는 카테고리 확장과 다채널 전략을 펴면서 의류에서 화장품으로 캐쉬카우가 옮겨가 채널 별 주력 품목에도 변화를 줬다. 작년 3분기까지 외형 1200억원을 넘어섰는데 그 중 절반이 화장품 매출이다. 때문에 자사몰을 비롯한 티몰 등 직구몰은 이미 화장품을 전면에 세우고 있다. 티몰에서는 작년 ‘솽스이(쌍11절)’ 하루 동안 20만개가 팔려나가 2016년 대비 100% 매출이 신장, 티몰 글로벌에 입점한 한국 색조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프라인도 국내 백화점 중 가장 매출이 높은 롯데영플라자 명동점(의류, 화장품 단독 매장 전개)에서 지난해 월평균 매출 비중이 80%까지 높아졌다. 현재 난다의 화장품매장은 단독점, 올리브영 등 드럭스토어(취급점)를 포함해 국내외 500여개에 이른다. 자본시장에서도 의류 대비 화장품의 성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

의류는 IT 등 해외 편집숍에 주력, 현재 중국, 홍콩, 마카오,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지난해 직진출해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일본까지 168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난닝구’의 중국 온라인 판매 창구는 직구몰 ‘티몰’과 ‘웨이핀후이(VIP.com)’, 도매의 세 가지. 주력 유통 중 하나인 ‘웨이핀후이’에서는 지난해 월 매출 최고 10억원,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솽스이’에서는 하루에 280만위안(약 4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중국 사업 총 매출은 130억원(잠정치)이다.

‘난닝구’는 올해 자사몰과 직구몰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중점 과제다. 위에서 언급한 자체 제작 상품 강화도 같은 맥락. 단기 프로모션 중심의 ‘웨이핀후이’에서 재고 부담을 감수하고 초기 월 200장을 선입고하던 것을 최대 월 2만장까지로 늘리는 강수를 둬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적중률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유지운 중국 및 온라인 마케팅팀장은 “트렌디 패션이 적중률을 높이려면 판매 추이 등 데이터 분석과 물량 핸들링 역량이 중요하다. 어떤 상품을, 언제, 어디에, 얼마나 투입해야 할 지가 전략의 전부라고 봐도 된다”고 설명한다.

엔라인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현재 기업공개를 준비 중으로, 기업공개에 앞서 20% 정도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영권 방어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규모로 제한해 확보 자금을 중국 사업 볼륨화를 위한 소싱 인프라 구축과 화장품 등 콘텐츠 수혈에 재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난다의 코스메틱 브랜드 '3CE'

‘스타일난다’의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핑크호텔 외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