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플러스' 안착을 위한 상수와 변수
2018-01-22 
김묘환 CMG 대표이사

중국 패션시장 동향과 국내 패션기업 전망

CHINA+란 테마를 가지고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여러 생각에 빠져든다. 생각해보니 이 단어가 처음 머리 속에 각인하게 된 계기는 십여 년 전인 2007년 여름 일본 도쿄에서 우연한 방문을 하게 되었던 미쓰비시 상사 섬유부의 하계 컨벤션에서였다. 당시 한국 섬유, 패션 기업들의 모든 관심사가 중국이던 시기에 미쓰비시 상사는 섬유산업 밸류체인 전반에서 ‘Post CHINA’를 주제로 컨벤션을 열었는데 이때 받았던 인상이 상당히 깊게 남았던 것 같다. 이미 십 년 전에도 일본의 기업들은 포스트 차이나에 대한 준비와 대안 제시를 착실히 해오고 있었는데 우리 업계의 현실은 어떤지? 생각하면 먹먹해지는 가슴만큼 답답한 것이 현실일 게다.

지난 2017년 한 해는 국내 패션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였지만 그 중에서도 더 구분해 말하자면 중국 진출 기업들의 어려움은 남달랐을 것 같다. 우선 패션 매장과 F&B를 포함하여 8000여개의 중국내 유통망을 운영하는 이랜드 그룹의 재무건전성 위기는 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을 포함하여 수년째 지속 중이고, 2004년 중국 진출 이후 착실하게 중국 아동복 시장을 공략해 온 참존글로벌워크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 갔고, ‘팬콧’ 라이선스로 2014년 중국에 진출한 브랜드인덱스를 비롯해 2007년 진출 이후 300여 직영 점포망을 구축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참여했던 더휴컴퍼니도 지난 연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등 중국에 직, 간접적으로 진출했던 200여 브랜드들의 2017년 성적표는 그야말로 초라하다 못해 참담한 실적으로 나타난 한 해였다고 할 것이다.


과연 THAAD 문제였을까?
이렇게 참담한 결과와 관련해서 국내 패션 업계에서는 국내외 정세불안, 그 중에서도 대북한 문제로 한, 미가 중국이 반대하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를 배치하면서 생긴 중국의 경제 보복 때문이라고 누구나 이야기 한다. 북핵 문제와 장거리 미사일 문제로 국내에 전격 배치된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와 함께 얼어 붙은 한반도 주변 정세가 많은 기업들의 중국내 실적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과연 그럴까? 이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국내 패션업계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2018년 신년벽두부터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1일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과거 1년 동안 중국 경제는 안정적인 발전을 해왔고 전년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2017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16년 6.5%에 비해 상승한 6.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 대도시 중심 실업률은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2년 연속 하향세를 보이던 수출입도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가 다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는 판단에는 재정수입과 국민소득뿐 아니라, 주요 기업의 수익률이 향상된 것도 이유로 꼽았다. 또한 채권, 주식, 부동산 시장도 모두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세계 1위의 외환보유액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에 중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런쩌핑(任澤平) 헝다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부채비율이 높은 간접금융 의존도와 국유기업이나 공기업 우선 금융정책 등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금융 자율화에 따른 그림자 금융이 확대되면서 중국의 리버리지 비율이 선진국인 미국보다도 더 높게 나오는 사실은 중국경제의 위기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금융시장 규제정책을 포함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제학자로 지난해 연봉 30억원 가까운 금액에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 개발 그룹인 광동성 헝다에 스카우트 되면서 자신 스스로가 지난해 2월 “중국 경제는 6년간의 조정기를 마치고 ‘신주기(新周期, 새로운 상승 구간)’에 진입했다”고 주장한지 1년도 안돼 본인의 주장을 수정하는 듯한 입장을 보임으로서 여전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지난 2017년의 중국 경제상황을 놓고도 중국 내부에서 조차 상반된 분석을 하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장에서 한국의 패션기업들은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몇몇 디자이너 브랜드와 이랜드 그룹을 비롯하여 과거 여성복의 대명사 데코, 보끄레 머천다이징 등 1990년대 한 발 먼저 중국시장에 진출했던 사례도 있지만 한국 패션 산업의 중국 진출은 2003년부터 본격화 되었다고 본다면 이제 15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15년의 과정과 결과를 토대로 한국 패션 산업의 대중국 사업을 반성해보고 진정한 의미의 포스트 차이나를 우리 입장에서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4차 산업혁명의 현실화라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국내 패션산업의 경쟁력 강화(사실은 생존 방식 모색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느낄 정도로 시급한 과제이다.

패션 산업은 알다시피 생산과 소비를 원활하게 연결함으로써 관련 제조 체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제조적 관점과 시장 구성원의 편익을 증진하는 서비스 산업적 측면도 지닌 이중적 역할을 한다. 아울러 세계 경제 및 국내 경제의 영향을 받으며 시장 구성원의 변화에 민감히 반응하여 소비 패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감성 미디어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국내 패션 산업이 전환기 상황을 돌파하고 새롭게 성장하려는 목적 달성을 위하여서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무장을 하여야 한다고 본다. 지나간 중국시장 공략 15년의 역사는 한마디로 시장 정보의 부재 속에 양적으로만 성장하고 핵심이 없이 부풀어진 솜사탕, 차라리 솜사탕은 달콤하기나 하지. 아니 장터의 소리만 요란했던 뻥튀기 같은 모양새라고 보면 될 것이다.

1997년 IMF 이후 국내 패션산업은 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캐주얼과 아웃도어 내수 의류 시장 중심으로 성장을 해왔고 이는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의류 중심 산업의 모양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양적인 성장을 하는 동안 골격에 해당하는 시스템과 혈관에 해당하는 인적 투자, 그리고 브레인에 해당하는 경영전문성이 배제된 채 흘러온 것이 한국 패션 산업의 현실이다. 이런 체계를 가지고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개발도상국의 풍부한 노동력과 저임금의 장점을 이용하기 위해 중국으로의 의류 산업 생산 체인 이전은 급속화 되었고,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국내 패션업계의 투자도 봉제 의류 생산 중심에서 원사, 직물, 가공 등 가치사슬 전 업종으로 확대되면서 밸류체인의 하부구조가 해외 특정지역에서 완벽한 구조를 갖추게 된다. 또한 한류라는 문화 미디어에 편승하여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 상승도 동시에 일어났는데 왜 지나간 15년은 흔들려 버렸을까? 이유는 국내 패션시장은 과거 30년간 지속해온 성장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해외 시장에서 되풀이 하려 했고 설상가상 기회 시장으로 판단되던 경제 상황에 대한 전반적 정보 부재가 호재 상황을 악화시키는 모순적 난관으로 몰고 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 유통 중에서 가장 발빠른 변신으로 주목 받는 RainBow 그룹의 새로운 무인 편의점 시스템 Well Go 매장. 점포당 300SKU의 필수 아이템을 무점포 판매하여 소비자와 효율을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 받는다.


중국 소비 시장 동향
중국의 소매 시장은 최근 10년동안 연평균 12%대의 성장을 보이면서 성장률이 6%대로 내려 앉은 지금도 소비시장 성장은 10%를 유지하고 있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다. 2017년 기준으로도 성장률 추정치가 6.7%임에도 중국 소매시장은 11.2%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이제는 서비스와 소매업으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그야말로 미국과 함께 소비시장 Big 2의 모습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수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2014년 시진핑 주석이 신창타이를 주창한 이후 중국 정부의 정책상 중국의 소비 시장 성장률은 다소 둔화하였지만 연평균 10% 전후의 성장은 계속되어 중국 소비시장 규모는 2020년에는 21조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고도성장이 주춤하고 중국 정부의 성장 기조가 도시 소비 수준의 안정화와 농촌 소비 수준의 상승이라는 내수 중심의 정책을 채택하면서 민간 소비의 70% 이상을 담당하던 도시지역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은 일시적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도시지역의 가처분 소득은 약 2.9배 증가했으나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은 약 10%p 하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농촌지역의 소비성향은 지난 10년간 70% 중반을 꾸준히 유지,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수준이 상승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커창 총리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신창타이 경제 정책은 소득 재분배와 사회보장 시스템 구축을 통한 소비능력 제고에 주력하면서 사회보장제도의 개혁, 보장성 주택 건설 등 민생보장을 위한 제도 마련과 도시 농촌 간 통일된 사회 보험제도의 설립, 기업 연금·직업연금·상업보험의 발전을 장려, 실업보험과 산재 보험제도 완비를 목표로 사회 안전망 보장성 주택 제공과 민간 소비 확대 추진과 경제의 질적 향상을 위한 6대 소비 중점대책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중국은 경제 정책상에서 명확한 지침서대로 움직이고 있는데 여전히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한 시장 성격을 말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만큼 시장 규모 면에 있어서 각 성, 지역별로 나타내고 있는 수치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이미 2016년 기준으로 광동, 장수, 산동성 3개성의 GDP는 세계 11위 경제국가인 한국의 국가 총생산량을 추월하였고 광동과 장수는 7위 경제권인 인도의 규모도 넘어선 그야말로 거대 경제권임을 실감나게 하는 실적들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대체 지난 15년 동안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일들을 했단 말인가?


중국, 여전히 엘도라도(ELDORADO)일까?
고속성장 추세가 주춤하긴 했어도 여전히 현재 중국의 패션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전자상거래의 고속 성장과 글로벌 SPA기업들이 주도했던 패스트 패션의 붐은 최근 수 년 간 중국 로컬 시장의 빠른 성장에 필요한 연료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지역 대리상 중심의 홀세일(Whole Sale)체계 중심으로 발전해오던 중국 패션 시장은 2012년을 기점으로 백화점 매장과 전문점 프랜차이즈 시장으로 이전 했다. 과거 전통적인 대리상 시스템으로 움직이던 중국식 홀세일은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실제 2013년 3월 현재의 시진핑 체제 등장 이후 가속된 부패 척결 분위기는 중국 소비 시장의 거품을 거둬내 고속 성장세를 주춤하게 만들었지만 한편에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패션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더 많은 온라인 의류 소매 업체들이 특별하게 할인된 가격으로 다양한 패션을 제공하고 빠른 배달 체계와 더 쉬운 반품 정책으로 무장한 다양한 온라인 업체들에 의해서, 특히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정통한 젊은 소비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더 나은 쇼핑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온라인 판매는 중국 의류 시장의 발전이 지속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소매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며 중국의 전자상거래 분야는 폭발적인 성장과 기존 리테일 형태에 대한 변형 효과로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주목 받을 것이다. B2C와 C2C로 구성된 중국의 온라인 소매 시장은 미국 소매시장보다 거의 80% 이상 더 크며 최근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탄력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중국 온라인 소매 시장의 거래 규모는 조정기에도 불구하고 2016년에 전년 대비 26.2% 증가하며 5.2조 위안에 이르렀다.

중국에서 온라인 소매 시장의 빠른 성장은 주로 대규모 인터넷 사용자와 온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의 신속한 적응에 기인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사용자와 온라인 쇼핑객을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의 놀라운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6년 12월 기준으로 중국에는 7억 31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가 있으며 그 중 4억6700만 명이 온라인 쇼핑객이다. 이중에 6억9500만 명이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휴대폰을 사용하고 이 중 4억4100만 명이 M-커머스에 빠져 있다.

M-커머스가 전자상거래시장을 리드하면서 최근 몇 년 간 PC 기반 트랜잭션을 대체하면서 M-커머스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였고, E-커머스 거래의 71.6 %가 모바일 장치에서 이루어졌다. 제 3 자 온라인 결제 및 모바일 결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이나 다른 국가들이 규제나 보안 문제 등으로 주춤거릴 때 중국은 고속도로로 질주한 것이다. 중국의 농촌 지역의 전자상거래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중국 정부는 로컬 전자상거래 시장의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로컬 전자상거래 시장의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인식하면서 주요 유통 업체 및 전자상거래 업체의 수가 증가하면서 다양하게 지역 지향 전략을 채택했다. 소셜 미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놀라운 현상이지만 중국의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상업 플랫폼으로 대두되면서 다른 국가보다 중국에서 더 중요한 의미로 작용하였다.

중국적 정서가 반영된 QQ 및 위챗은 선도적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8 억 개 이상의 MAU(monthly Active User)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놀라운 수치를 보이는 모바일 세대와 소셜 미디어 사용 증가로 인해 사회적 판매 또는 소셜 커머스(s-commerce)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왕홍(Celebrity)들의 참여는 이 시장에 활력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불러주었고 중국의 소비시장이 국가 경제의 견인차 노릇을 하는데 지대한 기여를 하게 된다. 거기에다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으로 부상중인 상황은 E-커머스를 기반으로 하는 CBT (Cross Border Trading)까지 활성화 하게 만들어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고 있는 단계로 까지 발전했다.





상수와 변수
글로벌이든 로컬이든 패션 시장은 커뮤니케이션 타겟과 동일한 메시지를 교환하는 것이 기본이 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즉 사회적 의미로서의 소통이 패션 시장 영역에도 주된 활동으로 자리 잡는 것을 의미한다. 커뮤니케이션 활동 또한 브랜드의 고객 혹은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 명확한 타겟팅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장의 실질적 정보에 기초한 상대성과 관계성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처럼 제품 혹은 브랜드만 가지고 고객과 접점을 일치시키는 방식은 이미 구시대 패러다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즉 기업, 브랜드, 상품의 접점 모든 시점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시장과 소통하는 것.


중국의 소비 시장도 빠르게 이런 시대로진입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 패션 업계가 과거의 성장 경험이 주가 되는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전개를 위해선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현재 시대는 빠르게 패션 비즈니스 방법론을 변화시키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공급자 주도 관점에서 소비자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비단 로컬뿐 아니라 해외 시장 전략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급자 주도 방식이나, 나는 항상 옳은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경영자의 쇠심줄 같은 구태를 가지고선 변화는 커녕 생존하기조차 힘든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하여 새로운 시대의 플랫폼에 의존하고, 새로운 사회적 영역의 확보는 패션 산업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기업들은 고객이 끊임없이 발신하고 상품과 생산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더 접근하기 쉬운 체계로, 능률적이고 새로우면서 진정성 있는 정보를 교환하기 위하여 이러한 상호 작용의 모든 것과 오차없이 시장을 평가하는 기능성 정보 등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미디어를 매개로 하는 소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소통 가운데 우리가 이야기 하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이 숨겨져서 기업과 시장의 소통을 유효하게 만들어 주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선진 국가의 패션 기업들에 비해 한국의 패션 산업에 분명히 중국이란 강력하고 거대한 시장에서 능동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다가오고 있음도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장 기회와 결합하여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일이 분명한 기회를 잡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15년간의 중국시장 전략을 다시 복기해 본다면 커다란 오기가 분명 존재할 수 있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가장 먼저 시장과의 신뢰구축 단계의 배제가 그것이다. 초기 진출했던 기업들은 하나같이 못믿을 중국이란 말과 함께 시장의 독자 진출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15년이 지난 후 위기의 한국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입은 외상이 아니라 내상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 신뢰란 단어는 상호적이고 상대적인 것이다. 어느 일방이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닌 관계적인 단어이다. 신뢰 구축이 없는 상태에서 무슨 관계가 형성되고 과실이 떨어질 수 있었겠는가? 이건 15년전의 오프라인시절의 일이고 E-커머스시대에 무관할 것이다라는 착각은 처음부터 머리 속에서 지워야 한다. 보이지 않을수록 신뢰는 더욱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신뢰는 내 스스로가 지켜야 할 규범이므로 더욱 엄격해진다.

두 번째는 중국 전략이라는 함수에서 상수와 변수에 대한 순서와 판단의 오류가 있었다. 수학에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상수와 변수의 의미에 대해선 알고들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 15년간 중국 시장에서 상수와 변수를 바꾸어 다루는 오류를 범했다. 움직일 수 없는 핵심인 상수는 기업의 정체성을 비롯한 유, 무형 자산과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되어야 하는데 상수가 우선하지 않고 편법인 변수를 중심으로 공략하였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인력 구조면에서 현지 시장에 정통한 현지인보다 문외한인 변수 잉여 인력들이 시장 공략에 나섰고 자연스럽게 이들은 상수화 하지 못하고 더 큰 세력에 변성되어 버리는 변수로 떠돌았다. 또한 개발 도상국인 현지 상황이 늘 바뀌는 변수 시장인데 상수로 대처하지 못하고 즉흥적인 변수 전술로 임기응변 대응을 한 것도 실패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한국 패션 산업과 개별 기업, 그리고 브랜드들이 지닌 상수와 변수를 잘 판단하여 새로운 시장 질서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많은 패션인들이 변화를 이야기한다. 또 많은 패션기업들이 변화하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막연한 공포를 이야기한다. 몇 해전 서혜인이란 디자이너가 ‘Fear Eats the Soul’이란 주제로 뉴욕 컬렉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로 막연한 공포는 인간의 정신을 먹어 치워 황폐하게 만든다. ‘변화해야지’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현재 우리들 모습은 아닐까? 그건 아직도 절박하지 않아서는 아닐까? 아니면 그동안 이룩한 작은 성공에 도취해서 혹은 이대로 버티면 나보다 약한 다른 누군가가 먼저 도태될 테니 내가 시장에서 생존하는 데 크게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 회사 문 닫고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그나마 조금 더 생존 할 수 잇는 차선책일 것이다. 현재의 비관적 상황이 아니더라도 지금은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게 바뀌는 시대이고 과거의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질서가 생겨나는 시점이라는 인식만 한다면 변화가 생존이라는 당연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첫 걸음은 내려 놓는 것이다. 바로 당신을……



2016년 중국 선전의 바오안 구에 오픈한 본격적인 Rainbow의 라이프스타일 지향형 쇼핑 센터 조감도. 중국내에서 O2O를 가장 잘 구현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