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범 2017 대한민국패션대전 대상 수상자
2017-12-29박만근 기자 pmg@fi.co.kr
“문화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장시범씨는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패션대전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디자이너라는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대한민국패션대전에서는 미인도를 테마로 한 세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조선시대 사람들과 그들이 걷는 거리를 조명하며 ‘한국의 건축물’이라는 주제를 감도 있게 풀어냈다. 색과 실루엣은 조선시대 건축과 한복에서 차용했다. 여기에 낙하산, 가방 등에 쓰이는 소재와 데님, 울 등 현대 패션에 쓰이는 대중적 소재를 믹스해 과거와 현재를 괴리감 없이 하나로 풀어냈다.

2017 대한민국패션대전 대상(대통령상) 수상자 장시범


그는 “모든 옷에는 시대상이 묻어있다”면서 “건축물을 넘어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 구체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대상 수상작도 그랬지만 그의 디자인에는 설치미술을 보는 듯한 구조적 모습, 행위예술의 아방가르드 함이 짙게 묻어난다. 그가 집중하는 것은 거기에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소통 코드는 주로 소재다. 올 2월 에스모드서울 졸업을 앞둔 그가 지난달 14일 있었던 졸업작품발표회에 내놓은 작품도 전쟁, 재난 등 위급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1인용 텐트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재난(Refuge)과 재구축(RE:FUGE)이라는 이중 메시지를 주제로 잡았고, 여기에 스포츠웨어나 항공점퍼에 쓰이는 트렌디한 화섬 소재로 스트리트 무드를 표현했다.


그는 “지금의 스트리트 패션 트렌드는 메이커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스케이트 보더나 래퍼와 같은 콘텐츠 소비자들이 함께 만든 것”이라고 강조한다. 공감할 수 있는 옷을 만드는 사람이자 브랜드 스토리텔러, 나아가 문화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나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독특함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배려심을 동시에 전달하는 것이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레이 가와쿠보, 요지 야마모토 같은 디자이너들의 도전적인 런웨이를 보면 한편 난해하지만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향, 신선함에 더 공감하고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예술과 패션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저도 언젠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겠죠?”


장시범씨는 곧 파리 유학 길에 오른다. 대상 수상자에게 주어진 부상으로 1년 간 에스모드 파리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그리는 패션의 본산, 파리에서의 학업과 생활이 디자이너로서의 도약과 성장에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그는 유학을 마치면 일단 취업을 할 생각이다.


“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 꿈이지만 상품 기획과 생산, 유통, 마케팅까지 패션산업의 매카니즘과 시스템을 익히는 것이 우선일 듯 합니다.”


장시범 에스모드 졸업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