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소상공인 위협하는 ‘전안법’ 시행되나

2017-12-27 이채연 기자 leecy@fi.co.kr

연 내 처리 불발되면 내달 1일부터 ‘KC인증’ 의무화

시험·인증에만 생산원가 평균 5% 인상 예상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하 전안법)의 시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안법은 섬유패션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600만에 이르는 소상공인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어 2016년부터 올 해까지 두 차례에 걸쳐 시행이 유예됐다. 하지만 개정법안이 연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지난 20일 한국의류산업협회가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개최한 전안법 개정안 설명회


지난 20일 이훈 더불어민주당의원이 발의한 전부 개정안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통과, 22일 본회의 의결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6일 현재 여야가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연장을 두고 대립, 본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청와대 청원과 국회 앞 1인 시위를 벌이며 한 목소리로 개정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장 5일 후부터 기존 전안법의 적용을 받게 된 소상공인들이 범법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한국의류산업협회 이재길 지재권센터장은 "의류와 액세서리 제품이 전기제품에 비해 현저히 위해성이 떨어지는데도 동일한 기준으로 사전(제품 출고 이전) KC시험 인증 및 표시, 해당 서류(시험성적서 등) 5년 간 비치 등 '공급자적합성' 확인 의무 대상이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유아동, 성인용 섬유제품을 비롯해 가죽제품, 금속 액세서리(핸드메이드 제품 포함)와 해외 제조된 병행수입제품과 단순 구매대행제품이 모두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의무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안법은 많은 피해자를 낳은 소위 '옥시 사태'를 계기로 사용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취지에서 기존 전기용품 안전관리법과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을 통합해 만들어졌다.

패션업계는 전안법이 제조와 유통 구조, 패션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만들어져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채 다품종 소량생산, 빠른 속도가 생명인 산업의 경쟁력만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속도와 가격으로 승부를 보던 동·남대문 시장, 도매시장에서 제품을 수급하는 편집숍, 소호몰과 오픈마켓 셀러,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업자 등 주로 소상공인이 인증을 위한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입는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기술표준원은 종전 전안법이 개정 없이 시행되면 동대문 소공인의 경우 KC 시험인증으로 생산원가의 5% 가량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KC시험 인증기관인 KOTITI가 책정한 의류평균시험비용은 원단 1종류 당 7만원. 원단 2종류로 구성된 의류는 시험검사에 14만원이 들고 같은 원단일지라도 화학적 염색을 했다면 모두 따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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