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칼럼> 사드정국 풀리니, M&A 수면 위로
2017-11-20정인기 기자 ingi@fi.co.kr
정인기 패션인사이트 편집국장

중국 기업의 국내 패션기업 M&A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사드 정국'으로 한동안 수면 아래로 잠겨있던 M&A는 최근 해빙 무드를 타고 반전되는 양상이다. 최근 한 달새 몇몇 중국 지인들로부터 인수 건을 타진받았으며, 직접적인 미팅도 있었다.

특히 올 들어 '티니위니', 보끄레머천다이징(온앤온, 더블유닷, 라파레뜨), YK038(샤틴) 등이 중국기업에 매각되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온앤온'은 초기 국내 기업들에게 '차이나 드림'의 계기를 제공했고, 3년전에는 중국에서만 2000억원 가까운 연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올초 약 500억원에 중국 현지법인을 매각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사드 영향으로 잠시 물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중국 기업들의 한국 기업에 대한 M&A는 늘 관심 사항이다. 중국 메이저들이 한동안 유럽 유명 브랜드를 대거 매입했지만, 이를 사업적으로 풀어내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패션 사업은 브랜드 로열티보다는 트렌드에 적합한 상품기획이 우선인 까닭에 또 다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직진출의 한계를 절감한 국내 기업들의 방향 선회도 한 몫 하고 있다. 과거 20년간 국내 패션기업들은 직적 진출을 선호했다. 그 결과 초기에는 반짝 빛을 발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SPA와 럭셔리 브랜드들이 앞다퉈 중국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최근 중국 내수 소비시장이 복합쇼핑몰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 "직접 진출은 안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형 직영점 위주의 복합쇼핑몰에서는 비용을 감당 못하고, 모바일은 인식이 부족하고 시스템 또한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M&A 활발
국내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근래 SK 그룹의 패션사업 매각, 지난해 한세실업의 엠케이트렌드 인수, 대명의 YK038 인수 등이 이어지면서 M&A가 시장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메이저 기업들이 M&A를 통해 판세를 키우면서 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흔히 국내 중소기업 창업자들은 기업을 내 자식처럼 애정을 가지고 키웠고, 성장시킨 이후에도 경영 승계에 최선을 다한다. 다행히 2세나 3세가 패션업에 애정이 있고, 능력이 우수한 경우에는 그 기업은  더욱 발전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시장상황이 아버지 세대만큼 녹록치 않고, 창업자의 과거 패러다임으로 모든 걸 결정하다보니 대외적으로는 물론 사내에서도  현실인식이 떨어진다.

꼭 이런 이유만은 아니지만, M&A에 대한 인식은 바뀌고 있다. 기업 가치가 정점으로 올라갈 때 제 값 받고 팔고, 이후 또 다른 사업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인수 기업도 본인들이 가진 자본, 채널, 소싱 등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 만난 글로벌 기업 CEO는  "대기업들이 인수 합병을 통해 덩치 키워서 글로벌 마켓으로 나가야 한다. 소수 정예 브랜드로 덩치를 키워서는 요즘 시장에서는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높다. 과감한 인수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글로벌 마켓 진출이 대기업의 역할"이라며 대기업 중심의 M&A를 주창하기도 했다.

국내 패션기업 M&A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최근 몇몇 기업의 부도가 이어지면서 시장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한계 기업의 M&A는 피치 못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이미 글로벌 기업들과 직접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를 제대로 인식한다면 적극적인 M&A는 창업자에게 엑시트(exit) 방안이, 시장에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