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X4차산업혁명’…성공 열쇠는 소비자 데이터
2017-09-12박만근 기자 pmg@fi.co.kr
빅데이터 활용한 소비자 취향 분석에 한 목소리
산업혁명 4.0에 대한 패널 토론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신희진 패션협회 차장, 김민정 SK플래닛 상무, 이현정 시리스파트너스 대표, 이은희 트렌드인코리아 대표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한국의 제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부흥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기술을 초월한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공급 중심이 아닌 수요자의 요구대로 되는 서비스, 물품 등이 온라인·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경제가 도래한 것. 이에 따라 적재적소에 원하는 디자인과 기능을 보유한 상품을 구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지난 8일 열린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김민정 SK플래닛 상무와 이은희 트렌드인코리아 대표는 입을 모아 소비자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플래닛은 작년 패션 스트리밍 서비스 '프로젝트앤'을 론칭했다. '프로젝트앤'은 모바일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의류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다. 상품을 직접 매입하고 물류센터에 보관해 고객의 주문에 따라 출고와 회수가 이뤄진다. 회수된 상품은 재출고를 위해 세탁 전문 기업에서 다시 새 옷처럼 물류센터에 오게 된다. '프로젝트앤'은 업계의 우려와 반대로 론칭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만 명을 넘기며 입지를 넓혀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SK플래닛이 티스토어, 11번가 등을 통해 보유한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보다 '프로젝트앤'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김민정 SK플래닛 상무는 "이제 우리가 팔아야 하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취향"이라며 "패션 기업이 자신의 소비자를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고 동시에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상무는 넷플릭스를 언급하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취향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이어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서 보고 싶은 영상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보유했다. 이 같은 빅데이터는 다량의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포함해 의미 있는 정보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최근 패션 시장에 뛰어든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빅데이터와 AI기술을 활용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옷을 디자인하고 이를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제작해 유통하려 한다. 아마존이 패션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2년간 R&D와 서비스 확장에 투자한 결과 얻은 수백억 개의 스마트데이터로 가장 감성적이면서 세밀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같이 패션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상품 기획을 통해 브랜딩에 나서야 한다. 생활 전반에 걸쳐 데이터 구동 방식이 적용되면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소비 성향도 바뀌어왔기 때문이다.





아마존,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또한 수요와 취향을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마존은 사업 초기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와 정보수집회사 ALEXA를 인수하며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해왔다.


이은희 트렌드인코리아 대표는 스티치픽스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데이터 분석을 강조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스티치픽스를 인수해 작년 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올해 30% 매출 신장을 전망하고 있다. 또 알고리즘과 AI를 활용해 제작한 블라우스 3종을 완판시키며 그 효율성을 증명해내기도 했다. 스티치픽스는 인간과 인공지능으로 구성된 스타일리스트들이 다섯 개의 의류 제품, 액세서리를 고객에게 제안하는 서비스다. 이들이 제안한 리스트는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개인화된 취향, 지출, 라이프스타일 등을 적극 반영한다. 고객은 스티치픽스가 보낸 다섯 개의 아이템 중 마음에 드는 것은 소장하고 나머지는 돌려보내면 된다.

이 대표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완판했다는 것"이라며 "아마존이 그랬듯 더 이상 트랜드에 맞춘 불확실한 상품 기획이 아닌 브랜드 소비자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기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정확한 수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섬유패션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일 '제 10회 글로벌 패션 포럼'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