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노모어', '에르메스'와 소송서 승소
2017-02-22강경주 기자 kkj@fi.co.kr
눈알 디자인, 디자이너 독창성, 가치소비 등 인정해 승소 판결




'플레이노모어'가 '에르메스'와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에르메스'의 제품을 모방했다는 사유로 소송에 휘말렸던 '플레이노모어'의 시그니처 아이템 '샤이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플레이노모어'가 프랑스의 대형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가방 디자인에 관한 법정 공방을 벌여온 끝에 승소했다.


'에르메스'의 프랑스 본사인 에르메스 앵떼르나씨오날과 한국 지사인 에르메스코리아(이하, 에르메스)는 지난 2015년 7월 '플레이노모어'의 김채연 대표 등(이하 '플레이노모어')을 상대로 '플레이노모어'의 '샤이걸' 및 '샤이패밀리' 가방(일명 눈알가방)이 '에르메스'의 '켈리백'과 '버킨백'의 제품 형태를 모방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의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주장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에르메스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으나, 지난 2월 16일 서울고등법원은 피고(플레이노모어) 제품이 원고들(에르메스) 제품과 일부 형태에 있어 유사성이 인정된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들의 행위가 공정한 거래질서 및 자유로운 경쟁질서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플레이노모어'의 독창성 있는 '눈' 도안이 제품의 중요한 식별표지 또는 구매동기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서울고등법원은 '플레이노모어' 제품의 창작성·독창성 및 '가치소비'를 이루려는 목적의 문화적 가치, 각 제품의 창작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오히려 낯선 조합인 다양한 이미지를 혼합해 새로운 심미감과 독창성을 구현한 것으로 봤다. 이에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에르메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 총비용 또한 에르메스가 부담한다는 판결로 '플레이노모어'의 손을 들어줬다.


'플레이노모어'는 지난 2014년 김채연 디자이너가 론칭한 패션 브랜드로, 2015년에는 프랑스 국제보도 전문채널 'FRANCE 24'에서 K패션의 대표주자로 소개된 바 있다. 2016년 프랑스 패션 박람회 '후즈 넥스트 파리(WHO'S NEXT PARIS)'에서 '2016년 세계 트렌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선정되며 한국 브랜드 최초로 공식 초청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과 찬사를 받아 왔다.


항소심에서 '플레이노모어'를 대리한 한동수 율촌 변호사는 "이 사건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정경쟁방지법 차.목의 적용 범위 및 한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특히 법원에서 대표적인 K패션 제품 중 하나인 '플레이노모어' 제품의 독창적인 디자인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채연 '플레이노모어' 대표는 "이번 승소 판결로 더 이상 소모적인 분쟁보다는 브랜드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앞으로는 대형 브랜드 업체들의 국내 중소 업체를 상대로 무분별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자제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