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라이프스타일로 또 한번 진화한다
2016-09-01최은시내 기자, 강경주 기자 cesn@fi.co.kr, kkj@fi.co.kr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소비자 취향 저격

패션 브랜드들이 다양화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라이프스타일까지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사진은 ‘코벳블랑’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스토어 모습.

패션 매장의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빽빽하게 들어서 있던 행거를 대신해 자리한 것은 손이 닿기 쉬운 높이의 테이블. 그 위에는 쿠션, 앞치마, 향초 등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들이 놓여 있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한결 여유로워진 발걸음으로 천천히 매장을 돌며 상품 하나 하나를 주의깊게 살펴보는 모습이다.

이미 소비자들의 관심사는 옷을 넘어섰다.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영역이 침실, 주방 등 일상 공간 전역으로 퍼진 것이다. 이에 따라 패션 시장의 영역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메이시스백화점은 오하이오주 이스톤 스토어 전관을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처럼 리뉴얼했고, 일본의 세이부백화점은 도쿄 이케부쿠로 본점에 라이프스타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삶의 디자인 살롱’을 오픈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패션 대기업 월드사는 지난해 13개의 여성복을 철수하면서도 라이프스타일 매장은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국내 패션 브랜드 매장에서도 변화의 물결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썰스데이아일랜드’는 주요 매장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벳블랑’을 숍인숍으로 전개하며 유통가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무장한 ‘메트로시티 라운지’ 또한 화제다. ‘플라스틱아일랜드’는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콘셉을 변경한 ‘플라스틱아일랜드 스토리’를 오는 9월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브랜드는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를 위해 전문팀을 꾸리는가 하면 상품을 자체 제작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기존의 브랜드 콘셉과 어우러지는 스토리와 상품구성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전문 브랜드는 유통가의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이랜드의 ‘버터’를 비롯해 ‘자주’ ‘무인양품’ ‘코즈니’ 등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유통가에서 집객력을 높이는 효자 테넌트다. 여기에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미니소’도 출사표를 던져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 셀렉트숍 ‘29cm’를 통해 소개된 식기 브랜드 ‘파이렉스’.



◇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풍성해지는 매장

이랜드는 패스트리빙 SPA 브랜드 ‘버터’로 젊은 소비층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홍대점에는 재미있는 아이템을 찾아온 대학생 고객들로 넘쳐난다. 이 매장에는 하루에만 15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패션 브랜드 ‘이새’ 또한 라이프스타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새롭게 오픈한 ‘이새 플러스 오가닉 카페’는 친환경 패션 의류와 함께 국내외 지역 장인과 협업한 리빙 아이템을 카페와 함께 구성했다.

‘코벳블랑’은 ‘트레블’과 ‘오, 마이 홈’을 테마로 집에서 시작되는 여행을 그려나가고 있다. 여행자들을 위한 쿠션이나 향초 등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중심으로 ‘집에서 즐기는 여행의 판타지’와 ‘여행지에서도 느끼는 집 같은 편안함’을 충족시키고 있다.

지난 상반기 ‘썰스데이아일랜드’는 주요 매장 3곳에서 숍인숍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얻은 ‘코벳블랑’은 올 하반기 3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다. 그 중 1곳은 단독매장으로 ‘코벳블랑’만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줄 방침이다. 또한 하반기부터는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홈웨어나 원마일웨어 등 의류 라인까지 선보여 매출 볼륨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메트로시티 라운지’는 기존의 레더 굿즈와 레디투웨어뿐만 아니라 프라그랑스 라인, 쿠션, 조명, 식기, 핸드폰 액세서리 등을 갖췄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첫 문을 연 이 브랜드는 한 달에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메트로시티 라운지’는 오는 9월 오픈하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에 2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2호점은 이탈리안 푸드를 재해석한 F&B 콘텐츠까지 더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어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 롯데백화점 월드타워점 등에도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아일랜드’도 오는 9월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다시 찾아온다. 패션과 리빙, 코스메틱 등의 아이템이 어우러진 ‘플라스틱아일랜드 스토리’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진영, 윤한희 디자이너는 패션 브랜드 ‘오브제’를 떠난 지 7년만에 라이프스타일 셀렉트숍 ‘퀸마마마켓’으로 돌아왔다. 서울 도산공원 근처에 4층 규모로 선보인 이 스토어에는 가드닝, 향초, 침구, 그릇, 패션의류와 함께 카페로 구며져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다.

‘버터’ 코엑스몰점

‘이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 뜨거운 유통가 반응

유통가에서는 이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맛본 상태다. 지난해 홈퍼니싱 시장 규모만 12조 5000억원. 이는 2008년 7조원에 비하면 79%나 신장한 수치다.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케아’와 ‘모던하우스’는 3000억원대의 연매출을 자랑하며 ‘자주’가 1900억원, ‘무인양품’이 500억원 규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집객력이 높다보니 유통가에서는 발빠르게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코엑스는 ‘자라홈’ ‘무인양품’ ‘자주’ ‘버터’ ‘니코앤드’를 오픈한 데 이어 ‘코즈니’에게도 595㎡(약 180평)의 대규모 공간을 내줬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위비스가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을 소개하며, 중국의 디자인 스토어 ‘미니소’도 국내 유통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온라인에서도 라이프스타일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셀렉트숍 ‘29cm’에서는 패션은 물론 리빙, 라이프스타일, 문화 행사까지 광범위한 카테고리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은 감각적인 이미지와 함께 감성적인 소개글로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 차별화된 콘셉이 관건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서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의 전환을 시도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패션 대기업 월드사.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교외 쇼핑센터에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플랙서스’를 첫 선을 보인 데 이어 ‘글로브’ ‘코르테라르고’ ‘데상’ ‘르 트루아’ 등 다양한 콘셉의 브랜드 9개를 론칭했다. 특히 ‘플랙서스’는 라이프스타일형 스토어의 효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로 지난 2014년에는 ‘플랙서스 도쿄’ 버전으로 중국 쑤정, 캄보디아 등에 출점하는 등 글로벌화에 나섰다.

월드에서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스토어들은 대부분 20~40대의 뉴 패밀리를 타깃으로 한다. 젊고 세련된 감각을 유지하는 부모들을 위해 수준 높고 미적 감각 있는 생활 카테고리를 믹스매치해 제안하는 것이다. 또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것도 큰 특징이다.

매장은 3300㎡(약 1000평)에 가까운 너른 규모를 자랑한다. 대규모로 전개를 하면 개별 브랜드의 매장을 여는 것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으며, 운영 경비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콘셉과 콘텐츠는 소비자들을 매혹시키는 강력한 무기다. 단순히 상품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 스토어별로 확고한 콘셉을 세우고 그에 걸맞는 공간을 구현해내는 것이다. ‘데상’은 미국 뉴욕 교외의 인 햄프턴의 일상의 풍요로움을 스토어에 담아내고 있으며, ‘르 트루아’는 세련된 도시 속 파리지앵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플랙서스 도쿄’는 세계에서 활동하는 일본 음악 레이블과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점포별, 타깃층에 맞는 음악을 선정해 온라인으로 점포에 보내고 있다.